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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도둑놀이
퍼 페터슨 지음, 손화수 옮김 / 가쎄(GASSE) / 2009년 9월
평점 :
스릴 넘치는 모험과 박진감, 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 눈물을 펑펑 흘리게 하는 깊은 슬픔, 아니면 혼자 피식 또는 깔깔 웃게 만드는 유머.
이런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절대 추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잔잔하고 잔잔하고 또 잔잔하다. 그렇다고 아무런 스토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궁금해 못 견디게 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고, 말을 달리며 질주하는 모험이 있고, 가슴 두근대는 사랑이 있다.
어쩌면 시점과도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노년이 되어 바라 본 과거는 아무리 격정적이고 쾌활하고 반짝거렸다 한들, 차분하고 고요해 지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를 서서히 사라지게 할때, 그 무언가의 투명도가 서서히 올라가는 것처럼, 색들은 빛 바래고 소리들은 작아지고 선명한 에지들은 한층 부드러운 윤곽을 띄게 되는지도. 이 소설은 모든 면에서 그런 느낌을 준다. 모든게 하나로 갈무리 되는 느낌. 이제 정리할 시간이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