À ce désir de liberté

기다리는 동안 책을 딱 펼쳤는데 (내 책 아님, 이 정도 읽을 실력이 안됨) 이 구절이 확 눈에 들어왔다. 아쓰데지흐드리베흐떼_ 소리내어 말해보았다. 머리 다듬으러 미용실 가야 하는데 시간이 나지 않아 오늘 못 갔다. 슬슬 바람 머리가 되어가고 있다. 이리저리 확확 삐치면서 (왕곱슬) 굼실굼실거리기 시작한다.

한국에 잠깐 귀국한 언니랑 잠깐 안부를 주고받고 미국 가면 재워주세요 라고 했다. 언니의 다정한 반응에 잠깐 가슴이 뭉클거렸다. 하지만 언니가 아무리 다정해도 내 딸이랑 나랑 언니 곁에서 한달 내내 있으면 언니도 화내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 전에 친구가 한 말이 뭔지 알았다. 오늘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커피 마시면서 책 읽는데 옆에서 어떤 이들이 하는 이야기 우연히 듣다가 "시작하면 시작된다." 이 말 너무 좋지? 라면서 한 중년의 여성이 말했다. 그러니까 운명의 고삐가 누구 손에 달려 있느냐_는 이미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에브리바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걸음을 걷는 동안 다시 한번 그 말이 떠올랐다.

"시작하면 시작된다."

관계의 초반에 모든 것들이 시작되기 전에 이 모든 걸 감당하고 감내할 자신이 있냐고 물었을 때

가만히 침묵하고 바라보기만 했던 그의 눈빛이 떠올랐다. 그는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도 스치듯 물었던 적 있다. "인내심이 꽤 깊으신가요?" 라고.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더 깊은 거 같은데_라는 대답을 듣고 그렇다면 일단 합격점을 살짝 드리지요, 나 홀로 그랬는데 과정상,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의 인내심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깊다고 그는 말했으나 잘 모르겠다. 나를 감당하려면 어마무시하게 인내심이 깊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하고 싶었으나 그때는 이 관계를 시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 주저했었기에. 참을성은 내가 더 깊은 거 같은데 흠.

살짝 살짝 조금 조금씩 다시 주저하듯 그 말을 떠올린다.

"시작하면 시작된다."

그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 말이 오늘 내내 귓가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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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 무엇이 우리의 노년을 결정하는가
마르타 자라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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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밝은 마음가짐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더 깊이, 그 반경을 더 멀리 그 시공간을 온전하게 누릴 때 건강하게 나이들어 해피하게 죽을 수 있다_가 요지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삶은 좋지 않고 다이어트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이들과 맛있는 음식을 그득 누리는 것이 최고라는 건 이미 에브리바디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 허나 삶은 빛과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나니 제가 쉰 다 되어 다시 담배를 태우는 게 몸에 얼마나 안 좋은지 알면서도 불구하고 시작한 까닭은 다 그래도 나름 온전하게 살아보겠노라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술과 담배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물론 둘 다 하지 않는 게 제일 건강한 생활 방식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래저래 말이 참 많았는데 노구를 이끌고 술을 며칠 동안 마신 결과 와 이건 뭐 그냥 몸에 독을 쏟아들이붓는 느낌이랄까 싶어서 아무리 좋은 안주여도 어쩔 수 없이 자제할 수 밖에 없었고...... 가끔 태우는 담배는 여러모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만들어서 아직 할 만하다 싶지만 담배 오래 태워 갖가지 질병에 걸려 고생하는 선배들과 동료들을 보자면 뭐 이것도 기한을 두고 태울 수밖에 없다는......며칠 동안 마음 고생했더니 눈가에 주름이 그득 생겨서 오 맙소사 거울 너머의 자신을 보고 오늘 아침 나지막히 외치고 말았습니다. 아이씨 이 녀석 하나 때문에 며칠 신경 썼다고 이 고운 얼굴에 주름이 그득이라니. 그래도 오늘 아침 우연히 사랑하는 김혜숙 선생님이 단체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해서...... 암튼 동양인 여성 최초로 회장직을 맡으셨다고 해서 아 이 자그마한 동양 여성들은 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갈 것인가요, 기사를 읽다가 모두 다 상상계에서 시작된 거네, 라고 또 혼자서 고개를 주억주억. 그래도 나름 살아보겠노라고 열심히 영양크림을 눈가에 그득 발라 일단 다크 서클을 가리고난 후에 단백질 음료를 다 마시고난 후 다른 상상계를 향해서 따박따박. 며칠 폭식했더니 청바지가 들어가지 않아서 억지로 몸을 청바지에 꾸겨넣고 오후 일정. 폭식했다면서 크림 들어간 에스프레소 마시고 담배 한대 펴야지, 하고 므흣해하는 걸 보면 인간 참 단순하다 싶은 마음. 건강하게 나이 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뭐 그런 발악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은. 실은 얼마 전에 불안증이 다시 도져서 아 어쩌지 어쩌지 하고 손톱을 물어뜯다가 렛잇비 하고 이건 모두 호르몬의 농간에 불과하니 사흘 지나면 다 괜찮아질 거야, 하고 호르몬의 농간에 못 이겨 알라딘에 폭주해서 책을 미친듯 지를까봐 민이가 며칠 내내 감시. 신년을 맞이하여 물론 아직 신년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년을 맞이해서 몸도 영혼도 정화해야지 싶은 마음으로 우연히 집에서 나뒹굴던 책을 (이건 분명 내 돈 주고 산 책은 아닌듯, 어디서 얻어온 거 같은데) 쓰윽 훑고난 후 반야심경을 가방 안에 쓱 집어넣고 오후 일정 보러 운동화에 발을 집어넣다가 내가 빡친 포인트가 어디였는지 알고 다시 운동화 벗고 거울 보고 이래저래 다 말을 쏟아내고났더니 그나마 좀 속이 풀려서 다시 헤헤헤 웃었다. 이너 피스를 얻기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건만 무슨 나이 쉰이 지천명이라고 공자 할배가 이야기했다지만 주변 쉰 언저리에 있는 인간들 살아가는 거 보니 지천명은 무슨 개뿔...... 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하고 아 안돼 긍정적인 인간이 되어야지, 싶어 다시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고 이너 피스, 나마스떼 하고 억지로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이렇게 어려워요,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일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 죽을 때 피스_를 굳이 외치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만. 새해에는 좀 더 긍정적인 지천명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래도 이 책 읽는 동안에 마음에 드는 할머니 인터뷰 보자면 하고 싶은 건 가능하면 두루두루 많이, 그러니까 자기 욕망에 충실해지기. 역시 어리숙한가 싶지만 뭐 그건 각자의 삶의 태도. 일단 가보는 걸로. 어쩌면 자기 욕망에 솔직해지고 충실해진다는 게 자기 인생길을 만들어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싶었다. 이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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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2-26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너피스~~ 는 쿵푸팬더의 그 사부님에게만 가능한 일인데, 그 사부님도 툭하면 팬더한테 짜증내더이다.
이너피스....는 참으로 불가능한 일 아닌가 싶습니다만 ㅋㅋㅋㅋㅋ 저도 지금 많이 배불러요. 많이 먹었습니다, 헤헤!

수이 2024-12-26 13:34   좋아요 0 | URL
손칼국수!!!!

2024-12-2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2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2-2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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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2-25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피노자와 페미니즘의 만남…. 이런 스피노자!

수이 2024-12-25 22:37   좋아요 0 | URL
잼난데?! 노인은 이제 취침 준비중 🐬

단발머리 2024-12-26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톱, 샵에 가서 한 거에요? 본인이 한 거에요? 넘나 완전 짱 이쁘네요!!
모이라 게이튼스랑 손톱 중에 하나에만 정신 집중 가능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손톱 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4-12-26 09:35   좋아요 0 | URL
선생님, 손톱에 집중 말고 모이라에 집중, 모아나 말고 모이라!!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12-26 09:43   좋아요 1 | URL
모인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요? 어디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4-12-26 09:38   좋아요 0 | URL
선생님 방학하셔야 가능하다던데요? 🙄

단발머리 2024-12-26 09:42   좋아요 1 | URL
아.... 맞다! 나 지금 출근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 까먹고 있었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4-12-26 09:40   좋아요 1 | URL
알라딘 중이라 ㅋㅋㅋㅋㅋㅋ 전 오늘 오전 수업 펑크나서 모이라 읽고 있어요~~~
 

오늘은 봄 같았다. 알콜과 피로에 찌든 몸을 30분 정도 움직여주고 돌아와 오늘의 분량을 읽고 헤이즐넛 커피가루를 약하게 넣어 한 잔 마시고 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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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하고 있는데 민이 엄마 이거, 하고 내밀어서 봤더니 미술 수업때 한 거라고. 민이 친구들이 이 사람은 니가 아니야. 이모야. 라고 했다고. 얼마 전에는 엄마와 딸이 도플갱어인가 라는 이야기도 듣긴 들었다. 아침을 먹다가 내가 자주 하는 소리를 똑같은 어조로 똑같이 하는 걸 듣고는 좀 소름이 끼치기도 끼칠 정도였다. 간단하게 어제 기록해놓고 다이어리 펼쳐서 2024년도 쭉 훑어보았다. 원하건 원하지 않았건 스펙타클했다. 3월 28일에 나 귀양 갑니다, 라고 했는데 그때 일주일 굶고 딱 46키로 찍었을 때 나는 다시는 내 이전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겠구나 정확히 말하면 다시는 그 이전의 인생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라는 결심히 확고하게 다잡혔을 때. 너는 나를 휘두르지 못한다, 네 마음대로 그렇게 하려고 했겠지만 라고 그날 다이어리에 적혀 있더라. 그리고 감히 이야기하건대 내년에는 올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스펙타클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장면마다 객관성을 지니려고 하는 건 의도하지 않은 바, 하지만 보이는 것들이 다 보이는데 그걸 굳이 눈을 애써 감을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싶었다. 어제 있었던 일은 모두 보이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같은 사건을 겪는다고 해도 이 사람의 시선과 저 사람의 시선이 다르니 거기에서 보이는 것들과 느끼는 것들 모두 있는 그대로는 아닐 것이다. 아니 에르노와 아니 에르노의 젊은 남자가 쓴 공통의 이야기들은 모두 다 달랐다. 같은 인물들이 모두 각자 있는 그대로 자신만의 필체로. 하도 오래 전 읽었기에 세세한 것들은 떠오르지 않지만 아니 에르노의 젊은 남자가 썼던 글은 그냥 평범하기 그지 없었고 얄팍하기 그지 없어 솔직히 명성에 사로잡혀 명성을 얻고자 가십거리로 아니 에르노와 자신의 연애사를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받아 완독한 후 불쾌했던 감각만 뇌에 살짝 남아 있다. 혼자 있는 시간 틈틈이 다이어리를 펼쳐 읽었고 올해 1월 1일에 썼던 문장들을 마주보았다. 셀로판지로 만든 가공된 인물이 아니었던가 그 문장 속 인물을 다시 떠올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쳤다. 셀로판지로 만든 인간과 선생의 차이는 뭐였을까 그리고 만일 공통된 게 있었다면 그 공통점은 뭐였고 그런 것들을 헤아렸다. 어제 새벽에도 했던 이야기지만 인간이 인간을 개별 인격체로 대할 때 거기에서 자신의 모든 진면목이 나온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이런 인간입니다, 라고 스스로가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당신은 이런 인간입니다, 라는 말을 일대일로 마주한 타인이 이야기할 때 그 모두 진실이라고 해도 이 인간과 저 인간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간격 만큼이나 크다. 그 차이를 마주하고 스스로 감내할 수 없을 때 언제나 불안에 떠는 것이 또 자연스러운 거고. 불안에 떨면서도 그 불안을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이 또 놀라울 정도였는데 아 이런 포인트에 매료되는건가 싶기도 했다. 실존의 불안을 드러내는 것에 있어서 연연해하지 않는 건 어쩌면 읽는 자이기 때문일지도. 12월 25일이다. 물건들에 사로잡혀 그 물성이 주는 것들에 포획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반짝거리는 황금바를 손가락 끝으로 만지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며칠 후면 신년이다. 기록에 충실할 것이다. 써놓고 모두 비공개로 돌려놓은 글은 글쎄 3년 후 그때쯤 다 공개로 돌릴 수 있을지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나를 위해서 이건 온전하게 나를 위해서야, 라는 말을 했는데 그 한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는 각자 온전하게 스스로를 위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걸 알았다. 언제나 기회를 처음에 주지만 그 기회를 바로 잡지 않는 건 자신의 두 눈을 안대로 가로막고 원하는 것을 간절히 얻고자 할 때. 선의건 호의건 악의건 간에 무관하게 시간이 흐르면서 과정이 다 끝나고난 후에는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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