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다. 깨발랄하게 요가도 미친듯 하고 먹기도 잘 먹고 다녀서 감기 따위 걸리지 않은 게 어언 8개월째라고 자랑질을 하자마자 바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이때 또 인간의 오만함이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지 깨닫게 된다. 대체 어느 지점에서 감기에 걸리게 된 건가, 온몸에 소름이 돋아 아 추워라고 느꼈던 거기였던가. 곳곳에 에어컨 바람은 쌩쌩 불고 덥다고 미친듯 얼음이 동동 뜬 아이스음료만 마시다가 결국 내 몸은 또 여름 감기에 걸리게 된 것. 왜 작년에는 걸리지 않았지? 하고 지난 일기를 들춰보니 이혼해야겠다! 다짐하고 미친듯 여름 거리를 쏘다니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 진짜 오랜만에 썬크림을 얼굴에 바르지 않고 실내에 머물며 선풍기 팬이 휙휙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있다. 마야 안젤루 책은 읽다가 관뒀다. 글자가 너무 작아서 눈이 아프다는 핑계로 중간까지 읽고 몇년 전 던져두었는데 새로운 판형으로 이렇게 나왔구나 알게 되었다. 일단 집에 있는 책으로 읽고 좋으면 살까 싶은 마음. 번역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마리 루티를 읽고 있다. 마리 루티의 바나나책을 열심히 탐독하던 중 향락사회론이 눈에 보여 바로 질렀고. 7월에는 살 책이 나오지 않겠지 라는 마음으로 마리 루티 언니 책을 미리 주문했다. 마리 루티 책이 꽤 번역되어 나오기는 한 거 같은데 그의 라캉 관련서는 별로 번역되어있지 않다. 바나나책 정도가 전부인 거 같은데. 그의 다른 책들도 서서히 번역되어 출간되기를 기다려본다. 폭염이다. 한여름에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감기를 친구도 나도 걸려 콜록거리고 있다. 조심조심. 비루한 육체를 지니고 여기저기 너도 나도 모두 다 좋아요를 누르면서 너의 존재에 나 역시 관심 있어, 너의 삶에 나 역시 관심 있어, 너의 읽기에 나 역시 관심 있어_ 그러니 내게도 좀 관심을 보여줘, 라고 하는 건가. 제일 기대되는 책들. 오랜만에 읽기의 세계로 돌아와 정신이 없는 와중에 비키니를 입고 책 읽는 사진을 지민에게 찍어줘! 억지로 강요하면서 대신 뱃살은 다른 책으로 가리도록 하자, 라면서. 어느덧 여름이라니.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쟝쟝 2024-06-19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텅장이 되었기 때문에 향락사회론은 구립도서관에 넣어뒀습니다............ 2024년 불현듯 내게 와버린 라캉............

수이 2024-06-19 12:04   좋아요 1 | URL
바나나책 미리 알아보신 분들, 단발님과 쟝쟝님 열심히 바나나책 읽으실 때 전 뭘 읽고 있었나요 대체

단발머리 2024-06-19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젤루... 저는 그 작은 책, 작은 글씨로 읽었는데, 이번 한글판은 좀 아닌 거 같네요. 너무 진지합니다.
전 마리 루티 책 중에서 그 바나나책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그 책이 최고구요! 그 때 수이님 뭐하고 계셨나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곰곰)

수이 2024-06-19 17:32   좋아요 1 | URL
미쳐서 제정신이 아니었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