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최고의 댓글,

“니 생각만 정답이 아니란다, 겸손해라, 인간.”

여기 이 한 줄에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는.

마흔 명의 고수들 틈바구니에서 깨갱거리며 동작을 행하는데 대빵이 다가와 손 더 올려 하고 천장 향해 오른손 중지를 쭉 들어올리니 더 올라가는 신기한 몸뚱이. 대빵이 즉각 알아차리고 다른 이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본인 몸에 집중해, 해서 순간 쫄았던 몸에 긴장감 풀렸다.

다들 얼마나 기가 막히게 행하시던지, 오늘 한층 겸손해져서 깨갱거리고 있다가 저 댓글을 읽고 전습록 구절 조금 더 읽고 완전 바닥과 합체가 되어버린.

인간의 미덕은 겸손이다. 인간의 몸뚱아리를 지니고 살아간다면 바르게 행해야 할 게 겸손이니. 몸이 풀리니 앞으로 두 시간은 기본적으로, 라고 자상하게 웃으며 말하시길래 아뇨 힘들어요 도망칠래요 하니 체력 조절하며 세 시간은 가뿐히 행해야 더 겸손해질듯 피드백 받아 나도 모르게 눈동자 좌우로 굴렸다.

몸뚱아리는 그저 마음을 그대로 담는 그릇이니. 대빵 왈, 자신을 믿지 말고 몸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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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5-19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시사 방송 들으면서 요가하는데 말이지요. 호흡 안 따라하고 ㅋㅋㅋㅋㅋㅋㅋ 대충 동작만 따라하다가 아기자세로 마무리짓는 요가 8년차 회개하고 갑니다. 수이님의 진심이 문장 사이사이 느껴집니다.

“니 생각만 정답이 아니란다, 겸손해라, 인간.”
노란색 포스트잇에 적어서 노트북 옆에 붙여두려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5-27 10:58   좋아요 0 | URL
아기자세와 시체자세를 제일 좋아하는 요가 3개월차 인사드립니다. 니 생각만 정답이 아니란다, 겸손해라, 인간, 이걸 제게 수시로 알려주시는 분이 그대라는 걸 ㅋㅋㅋ 날 좋네요. 오늘은 요가 안 하고 노는 날입니다. 나마스떼~

책읽는나무 2025-05-20 2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이 님 조금 더 있음 곧 열반에 들어가셔도 될만큼 경지에 오르시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앗. 제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나요?
겸손…겸손.ㅋㅋㅋ

수이 2025-05-27 10:58   좋아요 0 | URL
언니 제가 열반에 들어가면요, 세상 사람들이 다 열반에 들어가고난 다음에 제가 맨꼴찌라는 사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