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엔젤 - 스탈린의 비밀노트,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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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세밀하게 복원하면서 상상력을 가미한 역사펙션소설로 유명한 토머스 해리스가 새로운 신작을 내놓았으니 이번엔 현대 러시아가 배경이다. 전작인 당신들의 조국과 이니그마에서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히틀러의 광기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현대 러시아의 스탈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스탈린이라니? 그는 이미 수십년전에 사망하지 않았는가? 이미 그가 구시대의 유물이 된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그런데 스탈린이 부활이라. 그 스탈린이 현대에 부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전제하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책인데 역시 토머스 해리스답게 정확한 현대사를 고스란히 잘 살려서 기술하고 있다.

무대는 90년대 옐친이 대통령이었던 현대 러시아. 비록 민주주의는 지켜냈지만 정부의 무능으로 경제는 피폐해지고 옛 공산당의 인기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학술대회에 초청된 역사학자 켈소에게 어떤 한 노인이 다가온다. 자신이 스탈린의 최후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최후의 모습에서 역사상에 기록된 어떤 노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스탈린이 늘 갖고 다녔다는 비밀노트인데 그 내용안에 어떤 내용이 숨겨져있을까. 이것을 찾기 위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펼쳐진다.
켈소에게는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이 노트를 찾는것지만 거기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기자, 공산당의 부활을 꿈꾸는 스탈린의 추종자들, 그리고 스탈린의 부활을 두려워하는 당국의 비밀기관이 서로 개입하면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드디어 비밀노트를 얻게 된 켈소. 그 속에 들어있는 정보를 토대로 스탈린이 남긴것을 추적해 들어가고 결국에는 찾아내게 되는데 결국 그가 본것은?...그리고 스탈린은 결국 현대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

어떻게보면 크게 긴장되고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다. 중간에 살인사건이 일어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긴박하게 전개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그 전제 자체, 현실이 어쩌면 더 무섭다고 할수가 있다. 수백만명을 학살했던 그 스탈린이 새롭게 부활한다는 그 전제 자체가 끔찍한 공포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 스탈린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실 수많은 사람이 이유없이 죽어갔던 그 시절을 잊고 마는 사람들의 그 망각 자체가 더욱더 끔찍스러운 것일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힘들게 민주주의를 쟁취하긴 했지만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서 정부의 인기는 바닥에 떨어지고 과거 미국과 함께 세계를 호령했던 소련에 대한 향수가 살아나던 시기였다. 마치 공산당이 다시 집권이라도 하면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꺼 같은. 사실 스탈린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 그 누구가 수백만명을 학살한 학살의 괴수를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싶은 모습만 본다는 말이 있다. 스탈린이 있을때 분명 소련은 세계를 지배했다. 그것이 어떤 수단이었는지는 보지도 않고 또 그런 댓가로 국민이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는 생각도 안하는 것이다. 그때의 유산이 엄연히 남아있는 시대에 스탈린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공포스러운 일일것이다.

사실 그것은 우리 사회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지난 시절 경제가 절단이 나서 치욕스런 imf사태가 왔을때 과거의 독재정권에 대한 향수가 일어서 아직까지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물론 그 정권들이 잘 한점도 있지만 어찌 그 과거의 망령을 오늘날에 되새김질하고 싶을까.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깔고 만들어진 책이 바로 이책이다.

글 내용중에서 히틀러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스탈린이다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이다. 만일 독일의 경제 상황이 안 좋았다면 히틀러도 스탈린같이 다시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히틀러도 스탈린도 둘다 끔찍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그중에 누가 더 끔찍한가보다는 그들의 망령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일반 국민의 의식이 더 무섭다고 할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다시 이시대에 스탈린이나 히틀러가 살아온다고 해도 그들이 처음 등장했을때처럼은 안될것이다. 이미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게될것은 분명하기에 그런 설정 자체가 공포스러운것이었다.

스탈린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리 스릴러가 넘치는것은 아니고 추리적인 면도 그리 복잡하지 않은 편이고 긴박감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전체적인 힘은 끝까지 잘 유지되는 편이었다. 인디애나 존스같은 어떤 재미난 모험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심심한 책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번역도 괜찮았고 제본상태나 전체적인 디자인도 괜찮은 편이었다. 우리안에는 이율배반적인 생각들이 없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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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3 - 흑색화약전쟁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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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용 테메레르. 요 귀여운 녀석이 언제 날아오나 하는 기다림에 지쳐갈때쯤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새롭게 나온 3권에서는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비교적 단조로운 일정이었던 2권에 비해서 3권은 그야말로 대륙을 횡단하면서 여러나라를 거치는 대모험을 펼치게 되는것이다.

1권에서 탄생과 성장, 그리고 자라난 나라인 영국에서의 전쟁 참여에 이어 2권에서는 고향인 중국에서의 활약이 보였었는데 어느덧 무대는 새로운 나라를 향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안락할 삶을 살수도 있었지만 동료들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테메레르. 단순히 돌아가는것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용의 대우를 영국에서도 적용시킬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를테면 '운동권 용'이 된것이다. 

그런데 그때 영국에서 긴급한 명령이 날아온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으로 가서 용알을 받아오라는 것.지체없이 빠르게 가야하는 상황이어서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승무원들과 함께 배를 타지 않고 대륙을 횡단해서 가기로 한다. 하지만 중국을 넘어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는데 그것은 바로 사막을 가로질러 가야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냥 접근하기 힘든 그곳을 많은 사람과 함께 가야했으니 얼마나 고생이었겠는가.

하지만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이스탐불에 도착한다. 용알을 받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나 했는데 이들에게 예상치 않은 일이 닥친다.
용알을 가져가지 못하게 된것이다. 이런저런 사투끝에 드디어 용알을 갖고 떠나는 테메레르 일행. 급히 영국으로 가야했기에 가까운 길로 가기위해서 동맹국인 프러시아에 도착한 일행은 여기서도 뜻밖의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것은 테메레르를 지원 부대로 안 것이었다. 영국이 프러시아에 용 지원 부대를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애매한 상황에 빠진 로렌스와 테메레르. 하지만 곧 거기서 싸우는 것이 영국에서 싸우는거나 다름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프러시아편에서 프랑스와 싸우게 된다.
그러나 강하게 보였던 프러시아의 잇달은 패배, 그리고 지원하기로 했던 러시아마저 패하게 되고 테메레르일행은 영국으로 귀환하기 위한 필사의 작전을 전개하게 되는데...

3권의 하일라이트는 후반부의 전투장면이다. 영국에서 쳐들어오는 프랑스군대를 맞아서 용감히 싸웠던 테메레르는 여기에서는 프러시아용과 함께 싸우게 되는데 영국에서의 싸움보다 더욱더 장대하고 스케일 큰 전투장면이 나온다. 프러시아 공군의 전술이 프랑스 공군에 비해서는 떨어지고 용들도 상대적으로 약세라서 테메레르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여기에 나온 전쟁은 실제로 있었던 전쟁이었다. 작가는 그 전쟁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용들의 전쟁을 구성해낸것이다. 실제로는 그 당시 공군은 없었겠지만 실제 공군이 있었던것처럼 적절하게 전투장면을 재창조해서 더욱더 박진감있게 느껴졌다.

1권부터 3권까지 주된 적은 프랑스였고 당연히 프랑스용들과 싸움을 했지만 라이벌이라고 할만한 용은 없었다.하지만 3권에서는 테메레르를 죽도록 미워하는 대단한 용이 나타났으니 바로 리엔이다. 2권에 등장한 리엔은 원래 테메레르와 같은 종의 용인데 그의 비행사를 테메레르가 죽였다고 여기고 그와 대적하기 위해서 프랑스공군으로 들어가게 된다. 비록 전투경험은 없지만 성숙하고 노련미에서 앞선 리엔은 프러시아 공군을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테메레르를 끝까지 추격하게 된다. 3권에서의 이 험악한 만남은 앞으로의 두 용간의 불꽃튀는 접전을 예상하게 했다.
그리고 3권후반부에는 새로운 용이 깨어나는데 바로 이스탐불에서 가져온 알중에서 부화한 이스키에르카이다.이 용도 태어나자말자 말도 잘하고 호전적인 성품이어서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할것으로 기대되었다.

지은이인 나오미 노빅은 여성작가답지 않게 전쟁과 관련된 장면을 세밀하면서도 재미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군인이라고 해도 육군이나 공군, 해군의 스타일은 다 다른데 그것까지도 섬세하게 잘 그려내서 더욱더 사실감있게 책을 읽게 했다.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크게 좋게보는것은 캐릭터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용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표현하는것이 그리 쉽지않았을것인데 정말 바로 앞에 있는것처럼 세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투정부리는 장면이나 화내는 장면, 기뻐하는 장면 등등 순간순간 테메레르가 보이는 모습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같이 느낄수 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 테메레르뿐만 아니라 로렌스를 비롯한 여러 인간들의 모습도 우리가 흔히 보는 사람들처럼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는데 이 또한 캐릭터를 잘 살려낸다고 볼수가 있을것이다.

500쪽 내외의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완성도는 내내 유지되고 있었다. 사막을 횡단한다는 비교적 단조로운 일정에도 사막용의 등장이라는 장면을 집어넣어서 자칫 지루해질듯한 부분을 재미나게 했다. 이 용들이 나중에 다시 등장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또다른 묘미였다.

테메레르가 태어나서 맞이하게 된것이 프랑스와의 전쟁이었다. 3권에서도 나폴레옹전쟁의 초기단계임으로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전투와 전쟁을 겪게될꺼같다. 영국으로 날아간 테메레르가 또 어떤 전투에서 그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아울러 중국에서 느낀 점을 어떻게 영국에서 펼치게 될지도 자못 궁금하다. 어떻게 영국인들을 설득해서 용들의 지위향상을 이루어낼까. 인간친화적이라는 용이 시위라도 하게 될까? 앞으로 남은 권들이 기대되는 또다른 이유다.

오탈자가 몇개 보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번역도 잘되었고 제본도 튼튼하다. 무엇보다 많은 쪽수에 비해서 비싸지 않게 책정된 책값이 제일 좋다. 책값한다는 소리 들을 자격 충분히 있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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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수프
마쓰다 미치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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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시험이 있었던 시절 하루종일 공부하면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자는 시간이 아니라 밥먹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뭘 먹을까 이런 고민도 행복했고 맛있게 나온 음식을 먹을때는 괴로운 시험 공부 생각을 안해도 되었기때문에 하루중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복중에 하나가 건강한 치아라고 하는데 그 이빨이 튼튼하다는것은 결국 맛있는것을 먹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맛난 음식에 관한 사연은 굳이 소설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많은 음식중에서 수프다. 어떻게 보면 익숙하다고도 볼수도 있고 익숙하지 않다고도 볼수 있는 음식이 수프인데 서양의 밥같은 존재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이 책은 그런 수프를 매개로 음식이 주는 의미와 거기에 얽힌 사랑의 이야기인데 전체적으로 참 따뜻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야기였다. 언뜻보면 음식을 경연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하지만 사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것은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을 이야기할려고 한것이 아닌가 싶다.

한 남자와 한 여자에게 있었던 이야기들은 수프를 매개로 인해 실마리가 풀리게 되지만 결국 그속에 사람이 있었다. 책에 나온 수많은 맛있는 수프가 있었지만 제일 맛있고 기억에 오래 남은 수프는 정성을 다해서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만든 수프였는것을 보면 느낄수 있을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전해진 수프. 결국 마음으로 먹는것이 아니겠는가.

소설은 조금은 독특하게 서술이 되고 있다. 한남자의 시점에서 쓰여진 부분에 이어서 한여자의 시점에서 쓰여진 부분이 교차로 이루어지면서 점점 흥미를 고조시키는 방법인데 처음에는 살짝 헷갈렸지만 계속 읽어내려가니 오히려 더 재미있는 방식인거 같았다.

전체적으로 참 맛있고 따뜻한 수프처럼 부드럽고 기분좋은 이야기였긴한데 모든것이 밝혀지고 서로간의 관계가 알려지는 부분에서는 조금 억지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주요인물이 결국 다 아는 사이라고 하는것은 너무 뻔하지 않는가. 무슨 일일연속극 보는것도 아니고. 그중에서 한두명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으면 좀더 현실감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그것이 읽는데 큰 방해가 되는 요인은 아니었다.

남자주인공이 수프전문요리사고 일하는곳이 수프전문점이라서 여러 수프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레시피도 나오는데 눈으로 읽는데 입에서는 침이 왜 그리 고이는지. 원래 수프 그리 즐기지도 않는데 말이다. 덕분에 돈가스먹을때 대충 먹었던 수프밖에 몰랐던 나에게 참 다채롭고 다양하고 영양가 많은 수프라는 음식에 대해서 새롭게 눈뜨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수프 잘하는 음식점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겨울에 읽으면 딱 좋은 소설. 음식이란것은 마음으로 할때 가장 맛이있고 또 그런 마음으로 먹어야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 소설이었다. 다만, 밤중에 배고플때 읽으면 크게 후회할 소설이다.배를 괴롭게 할테니깐.
아무튼 따뜻하게 기분좋게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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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티움 연대기 1 - 신이 보낸자, 콘스탄티누스 비잔티움 연대기
존 J. 노리치 지음, 남경태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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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년간에 걸쳐서 로마사를 정리한 책인데 유려한 문체와 함께 독특한 해석등으로 꽤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책을 보고 왠지 아쉬움이 느꼈던것은 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리기전까지만 나오기 때문이다. 이책에 나오는 이른바 '비잔티움 제국'에 관해서는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 로마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뒤의 역사 즉 동로마사를 알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왠걸 동로마역사에 관한 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리고 더 알아보니 학계에서도 동로마사에 관한 관심이 별로 없는거 같았다. 동로마사에 관한 인식이 별로 안 좋다는 것이었다. 천년을 이어온 로마제국에 그런 인식이 있다는것이 의외였었다.
유명한 '로마제국쇠망사'를 썼던 에드워드 기번은 노골적으로 동로마제국을 폄하했고 다른 많은 작가나 역사가도 그런 인식을 나타내곤 했는데 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인가. 만일 그렇게 형편없는 나라였다면 1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번영했을까.

그런 의문이 누구나 들것이다. 최근까지 그런 의문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책이 없었는데 올해 나온 이 비잔티움 연대기라는 책은 그런 궁금증을 상당부분 해소시켜 주는 책이라고 할만하다.

로마 제국은 다 알다시피 이탈리아 반도에서 시작해서 현재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일부를 장악했던 고대의 대제국이다. 그때의 문명이 지금 유럽의 자산이 되었으면 물론이고. 그런데 그 찬란했던 제국이 동서로 분리되는 사태가 왔다. 서로마제국와 동로마제국으로 나뉘게 된것이다. 그렇게 나뉜 로마제국중 서로마제국은 얼마 못가서 멸망을 하게 되고 유일하게 동로마제국만이 로마제국의 정통성을 이어서 무려 천년넘게 존속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동로마제국이 생겨나게 되는 배경과 전개 과정 당시의 역사적 사실등에 관해서 쓰고 있다.

사실 로마 제국이 동서로 나뉘게 된것이 어떤 내란때문일줄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혼자서 나라를 다스리기에는 너무 일이 많아서 황제 스스로가 또다른 황제를 만들어서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릴려고 한것이 그 시초였단다. 말하자면 평화적 정권이양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사람이란게 가면 갈수록 더 많은걸 가질려고 하는 욕심이 많고 특히 권력욕이란게 그리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 권력을 나누기로 한것은 지혜롭다고 할만하다. 어쩌면 그때 그렇게 나누지 않았더라면 적절한 통제력을 가지지 못한 제국은 벌써 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제국의 체제는 황제 한 사람에게서 공동황제 즉 정제가 있었고 그 정제 다음으로 여러명의 부제가 있어서 각각의 영토에서 통치를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고착화가 되어서 동과 서로 제국 자체가 나누어지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럼 그 시발점은 어디로 삼아야할까? 여기서는 콘스탄티누스대제를 이야기 하고있다. 콘스탄티누스황제 당시에 로마는 동서로 갈려지지 않았지만 명목상 수도인 로마를 버리고 오늘날의 이스탐불인 콘스탄티노블을 건설하면서 동과 서가 서서히 분리되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물론 콘스탄티누스황제는 제국을 동서로 분리할려고 한것은 아니었을것이다. 여러가지면에서 떠오르는 동방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을것이고 쇠퇴하고 있던 로마를 대신한 강력한 도시를 원했을수도 있다. 어쨌든 그의 의도는 성공한듯이 보이지만 제국의 분리까지 예상했을까 싶기도 했다.

이책은 그렇게 시작하여 1453년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천년이 넘는 동로마, 비잔티움 제국에 대해서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 첫번째 권인 이 책은 콘스탄티누스의 치적과 함께 서로마의 분리, 그리고 서로마의 멸망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글이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사진이나 연표같은 여러 자료들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쓰여진 책같다. 다만 주요 황제들의 이름이 비슷해서한번에 읽지않으면 나중에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기에 헷갈릴꺼 같다. 콘스탄티누스황제, 콘트탄티우스황제 이런식이니 말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정치사위주로 서술되어서 문화나 예술,사회,경제같은 다른 분야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다. 하기야 1000년이 넘는 대제국의 전모습을 몇권의 책으로 담아내기가 그리 쉽겠는가.

이 책은 원래 3권짜리 양장본으로 나왔는데 몇가지 번역상의 오류등을 고치고 분권을 해서 6권짜리로 새로 나온 첫번째권이다. 3권이 편한지 6권이 편한지는 모르겠으나 책값은 비슷한거 같다. 보기에는 6권으로 분권한것이 더 나아보이나 한번에 집중에서 읽을수 없는 단점도 있는거 같다.

1000년을 넘게 이어온 대제국 비잔티움. 오랜세월 그 진짜 모습을 알기 어려웠는데 이제 그 베일에 쌓였던 제국의 속살을 들여다볼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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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 동성애는 유전자 때문인가 고정관념 Q 2
공자그 드 라로크 지음, 정재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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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 종족번식이라고 한다. 그 종족번식을 위해서는 암컷과 수컷이 성적인 접촉을 통해서 후손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성을 가진 존재인 인간은 단순한 종족번식뿐만아니라 유희와 쾌락을 위해서도 성적인 접촉을 한다.

그런데 그 기본적인 본능에 의하면 수컷과 암컷, 즉 남과 여가 만나야한다.하지만 인간 세계에서는 같은 성인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동성애자들인것이다. 호모,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선 이반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보통 사람들에겐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어야할까? 그들에게 잘못이 있는가? 그들이 반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것인가?

거기에 대한 대답은 단호하게 '아디다'일것이다. 그들도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일뿐이다. 단지 성적인 취향이 다를뿐인데 그것이 그렇게 나쁜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게 따지자면 수십년 나이차가 나는 커플이나 여성연상 커플도 보통 커플과는 다르니 나쁘다고 해야할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말하지는 않지 않는가.그럼 왜 그리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나쁜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 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할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동성애의 원인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있는데 동성애는 정상이 아니라거나 변태라거나 치료될수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반박하고 있다. 이미 정신의학계에서도 동성애가 정신병이 아니라고 결론내린것이 수십년전이고 그런 관점에선 엄연한 정상이고 변태는 물론 아니고 병이 아니기에 치료된다 안된다 그런 말 자체를 할수없는것이다. 사실 그 원인이 왜 그런지에 대해서 속시원히 말해줄 사람은 없다. 하나님의 뜻이라고나 할까. 그 원인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가설과 주장이 있지만 어느것이 딱 부러지게 맞다고 볼수가 없다. 사람의 취미나 성격이 천차만별이고 그 이유를 알수가 없듯이 동성애 또한 알수가 없는것이다. 그냥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여러가지 성향중에 하나인데 답이 안나오는것을 분석하려고 하면 답이 나올까. 그런데 사람들은 그 답이안나오는데서 억지로 결론을 내고 동성애자를 억압하고 편견을 가지고 멸시를 하는것이다. 그게 과연 합당한일일까?

두번째 단락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또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가득한 주장들에 대해서 설득력있게 반박하고 있다. 동성애자들이라고 해서 이성애자들에 비해서 더 성욕이 있는것은 아니고 그들또한 평범한 사랑을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그리고 성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그 방법은 동성과 이성모두에게 행해지는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동성애자에게만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럼 이성애자들의 행동도 욕을 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실제로 이성애자들의 에이즈 발병률이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에이즈하면 동성애자들의 전유물인것처럼 편견을 갖고 있는것에도 일침을 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들도 그냥 보통 이성애자들처럼 평범하게 사랑하고 평범하게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눈에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얼마나 사실과 다른 편견을 가질수있나하는것을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단락에선 사회에서 보는 동성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특히 종교적으로 문제가 되고있는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종교중에서도 특히 기독교,카톨릭에서 동성애는 죄악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들의 주된 주장의 근거인 성경안의 구절에서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데 그것도 해석의 문제라는것을 말해주고 있다. 만일 성경말씀을 그대로 따르자면 원수도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은 어떻게할것인가. 그야말로 자신이 편한대로 그냥 기분 나쁘다고 어떤것은 무시하고 어떤것은 지키지않고 하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사실 기독교와 동성애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여기서는 짧게 소개가 되고 있다. 그밖에 사회적으로 동성애자의 존재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받아들여야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동성애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잘 없을것이다.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 동성인것이고 그건 이성애자들과 똑같은 일이다. 누가 저 이성을 왜 좋아하느냐고 공박을 할수있겠는가? 아무도 그렇지 않을것이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자에게 왜 동성을 좋아하느냐고 공박할수 없다. 그것은 그의 마음이 그렇게 되는것이기 때문이다. 병도 아니고 사회적인 어떤 합리적인 이유도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안될까?
동성애자들이 많아지면 지구가 결국 멸망하지 않을까하는 것도 기우에 불과하다. 동성애가 선택의 문제도 아니고 유행타는것도 아니고 늘 소수의 사람들이다. 전체 인류에서 많은 비율을 가지는것도 아니다. 오히려 독신의 수가 더 많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그정도의 넉넉함도 가지지 못할 이유는 없을것이다.

동성애자도 보통의 인간일뿐이다. 보통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랑하고 생활한다. 그들중에도 나쁜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고 특별한것이 없다.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사람을 무시하는것은 히틀러가 주장한 인종론과 뭐가 다르겠는가. 우리는 이미 그 미치광이의 행동에 의해 수백만의 유태인이 학살당하는 것을 방치했다. 그때처럼 동성애자가 학살당하진 않겠지만 우리안의 편견과 멸시는 그 광폭함에서 조금도 뒤지지 않을것이다.

막연히 동성애에 대한 두려움이나 편견 혹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었다.개괄서적인 내용이라서 좀 부족한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어느정도 편견을 벗을수 있게 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거보다 백배 많은 내용의 합리적이고 설득적인 주장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긴 하겠지만 말이다.자신안의 편견을 벗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에겐 요긴한 책이라 하겠다.

이 책은 편견을 깨고 사실을 바르게 알기위한 고정관념씨리즈의 한 책인데 다른 시리즈들도 우리가 한번쯤 생각했던 주제들이라서 읽어보면 괜찮은 시리즈같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쓰인것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쓰여지 책들이라서 우리나라 사정이나 생각과 좀 차이가 난다는건 염두해두고 읽어야할것이다.그리고 책분량이 작아서 읽기에는 좋으나 그리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않는다는것도 알고 읽으면 좋을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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