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용 테메레르. 요 귀여운 녀석이 언제 날아오나 하는 기다림에 지쳐갈때쯤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에 새롭게 나온 3권에서는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비교적 단조로운 일정이었던 2권에 비해서 3권은 그야말로 대륙을 횡단하면서 여러나라를 거치는 대모험을 펼치게 되는것이다. 1권에서 탄생과 성장, 그리고 자라난 나라인 영국에서의 전쟁 참여에 이어 2권에서는 고향인 중국에서의 활약이 보였었는데 어느덧 무대는 새로운 나라를 향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안락할 삶을 살수도 있었지만 동료들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테메레르. 단순히 돌아가는것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용의 대우를 영국에서도 적용시킬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를테면 '운동권 용'이 된것이다. 그런데 그때 영국에서 긴급한 명령이 날아온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으로 가서 용알을 받아오라는 것.지체없이 빠르게 가야하는 상황이어서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승무원들과 함께 배를 타지 않고 대륙을 횡단해서 가기로 한다. 하지만 중국을 넘어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는데 그것은 바로 사막을 가로질러 가야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냥 접근하기 힘든 그곳을 많은 사람과 함께 가야했으니 얼마나 고생이었겠는가. 하지만 여러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이스탐불에 도착한다. 용알을 받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나 했는데 이들에게 예상치 않은 일이 닥친다. 용알을 가져가지 못하게 된것이다. 이런저런 사투끝에 드디어 용알을 갖고 떠나는 테메레르 일행. 급히 영국으로 가야했기에 가까운 길로 가기위해서 동맹국인 프러시아에 도착한 일행은 여기서도 뜻밖의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것은 테메레르를 지원 부대로 안 것이었다. 영국이 프러시아에 용 지원 부대를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애매한 상황에 빠진 로렌스와 테메레르. 하지만 곧 거기서 싸우는 것이 영국에서 싸우는거나 다름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프러시아편에서 프랑스와 싸우게 된다. 그러나 강하게 보였던 프러시아의 잇달은 패배, 그리고 지원하기로 했던 러시아마저 패하게 되고 테메레르일행은 영국으로 귀환하기 위한 필사의 작전을 전개하게 되는데... 3권의 하일라이트는 후반부의 전투장면이다. 영국에서 쳐들어오는 프랑스군대를 맞아서 용감히 싸웠던 테메레르는 여기에서는 프러시아용과 함께 싸우게 되는데 영국에서의 싸움보다 더욱더 장대하고 스케일 큰 전투장면이 나온다. 프러시아 공군의 전술이 프랑스 공군에 비해서는 떨어지고 용들도 상대적으로 약세라서 테메레르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여기에 나온 전쟁은 실제로 있었던 전쟁이었다. 작가는 그 전쟁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용들의 전쟁을 구성해낸것이다. 실제로는 그 당시 공군은 없었겠지만 실제 공군이 있었던것처럼 적절하게 전투장면을 재창조해서 더욱더 박진감있게 느껴졌다. 1권부터 3권까지 주된 적은 프랑스였고 당연히 프랑스용들과 싸움을 했지만 라이벌이라고 할만한 용은 없었다.하지만 3권에서는 테메레르를 죽도록 미워하는 대단한 용이 나타났으니 바로 리엔이다. 2권에 등장한 리엔은 원래 테메레르와 같은 종의 용인데 그의 비행사를 테메레르가 죽였다고 여기고 그와 대적하기 위해서 프랑스공군으로 들어가게 된다. 비록 전투경험은 없지만 성숙하고 노련미에서 앞선 리엔은 프러시아 공군을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테메레르를 끝까지 추격하게 된다. 3권에서의 이 험악한 만남은 앞으로의 두 용간의 불꽃튀는 접전을 예상하게 했다. 그리고 3권후반부에는 새로운 용이 깨어나는데 바로 이스탐불에서 가져온 알중에서 부화한 이스키에르카이다.이 용도 태어나자말자 말도 잘하고 호전적인 성품이어서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할것으로 기대되었다. 지은이인 나오미 노빅은 여성작가답지 않게 전쟁과 관련된 장면을 세밀하면서도 재미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군인이라고 해도 육군이나 공군, 해군의 스타일은 다 다른데 그것까지도 섬세하게 잘 그려내서 더욱더 사실감있게 책을 읽게 했다.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크게 좋게보는것은 캐릭터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용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표현하는것이 그리 쉽지않았을것인데 정말 바로 앞에 있는것처럼 세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투정부리는 장면이나 화내는 장면, 기뻐하는 장면 등등 순간순간 테메레르가 보이는 모습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같이 느낄수 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 테메레르뿐만 아니라 로렌스를 비롯한 여러 인간들의 모습도 우리가 흔히 보는 사람들처럼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는데 이 또한 캐릭터를 잘 살려낸다고 볼수가 있을것이다. 500쪽 내외의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완성도는 내내 유지되고 있었다. 사막을 횡단한다는 비교적 단조로운 일정에도 사막용의 등장이라는 장면을 집어넣어서 자칫 지루해질듯한 부분을 재미나게 했다. 이 용들이 나중에 다시 등장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또다른 묘미였다. 테메레르가 태어나서 맞이하게 된것이 프랑스와의 전쟁이었다. 3권에서도 나폴레옹전쟁의 초기단계임으로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전투와 전쟁을 겪게될꺼같다. 영국으로 날아간 테메레르가 또 어떤 전투에서 그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아울러 중국에서 느낀 점을 어떻게 영국에서 펼치게 될지도 자못 궁금하다. 어떻게 영국인들을 설득해서 용들의 지위향상을 이루어낼까. 인간친화적이라는 용이 시위라도 하게 될까? 앞으로 남은 권들이 기대되는 또다른 이유다. 오탈자가 몇개 보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번역도 잘되었고 제본도 튼튼하다. 무엇보다 많은 쪽수에 비해서 비싸지 않게 책정된 책값이 제일 좋다. 책값한다는 소리 들을 자격 충분히 있는 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