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퇴마사 펠릭스 캐스터 1
마이크 캐리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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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돌아오긴 돌아온 모양인데 영국에만 돌아왔었나? 한국에도 빨리 좀 돌아오지!!
책 읽다가 든 유쾌한 느낌이다. 그만큼 재미나게 읽었다고나 할까.

이번에 이야기는 퇴마사 이야기다. 뭐 유령, 악령 이런것들을 물리치는 존재.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책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어서 퇴마사라는 것에 대해서 익숙하게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책의 퇴마사는 기존관념의 퇴마사가 아니다. 뭔가 신세대적이고 세련된(?) 퇴마사라고나 할까. 하긴 무대부터도 좀 색다르긴 했다.

장소는 영국 런던. 갑자기 죽은자들이 활보를 하게 되면서 그런 초자연적인 일들이 일어나도 더이상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그 와중에 퇴마사라는 직업도 그리 별난 직업이 아니게 느껴진 세상인것이다. 주인공인 텔릭스 캐스터는 그런 퇴마사 중에 한명.
지적이면서 냉소적이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 그동안 퇴마사일을 쉬고 있었다. 아니 안하고 싶어서 그만뒀다고나할수 있겠다.

그런데 그놈의 가난이 발목을 잡을게 뭔지. 아무리 유령이랑 맞짱뜨는 신비의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가난까지 퇴치하지는 못하는갑다. 월세를 못내서 전전긍긍하던 캐스터는 기록보존서의 유령을 퇴치해달라는 의뢰를 받으면서 다시 퇴마사의 길로 돌아온다. 그래서 제목도 돌아온 퇴마사인갑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그만두고싶어도 그만두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기록보존서의 유령은 어찌어찌 퇴치하게 되지만 과거의 일이 꼬이면서 퇴마의 길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것이다. 뭐 어쩌겠는가. 그래야 우리 독자는 후속작을 볼수있을테니.

이야기 줄거리는 말 그대로 유령을 퇴치하는 퇴마사의 이야기라서 특별하게 말할것이 없다. 다만 주목되는게 펠릭스 캐스터라는 퇴마사의 캐릭터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뭔가 어둡고 음울한 느낌의 이야기일꺼같지만 의외로 밝고 재미가 있는 신세대적인 이야기다.
그것에 중심에 캐스터가 있다.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면서 성격도 참 다양하다. 냉과 온이 적절히 오가면서도 기본적으로 따뜻한 품성을 보여주고 재치있는 유모로 극의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거 같다. 퇴마의 수단도 휘슬이라는 서양피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이야기의 독특성을 만드는데 일조하는거 같았다. 물론 다른 등장인물들도 입체적이라서 그들이 함께 이야기의 현실감을 증폭시키고 있는면도 있다.

대체 작가가 누구길래 이런 재미난 인물을 창조해냈나 싶어서 이력을 봤더니 과연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로 나왔던 '콘스탄틴'의 스토리작가란다. 그 영화도 퇴마사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 줄거리를 만들어낸 작가라니 이 책도 이해가 간다. 거기서도 왠지 모르게 유모러스하면서도 의지깊은 인물이 잘 구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틱 노블의 만화 스토리 작가로도 유명한 사람이니만큼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있다고 봐야할것이다. 인물들이 다채롭고 캐릭터가 살아있는것도 어쩌면 영상적인 면이 가미되서 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작가의 이력이 이러하니 이 책도 곧 영화화 되지 않을까.

퇴마사 이야기니깐 SF소설이라고도 할수있고, 뭔가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 환상소설이라고도 할수있고 유령잡으러 머리쓰는거 보면 추리소설같기도 하다. 급박하기도 하면서 느긋하기도 하면서 속도 조절도 적절하게 잘 되어있다.
그냥 한마디로 재미가 보장된,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글이 정신없이 넘어가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이 여름, 후덥지끈하고 더운 이런 날씨에 퇴마사 펠릭스 캐스터를 따라 유령잡으러 가는게 어떨런지.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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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책
김이경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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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언뜻보면 소설인데 소설의 내용에 관한 설명글이 뒤에 자세히 붙는거보면 무슨 인문학서적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어떤 분야로 생각해야할지 고민했지만 그래도 소설이 주가 되는것이니 소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책은 총 10개의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부 다 책을 주제로 한 이야기다. 여러가지 소재들로 동양과 서양의 책에 관한 여러가지 사실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엮어나가고 있는데 참으로 다채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이다.
이성을 가진 존재로써 인간은 자신의 지식을 후세에 남겨주고자 했고 그런 방편으로 생겨났는것이 책이 아닌가한다. 물론 처음에는 오늘날같이 종이로된 보기좋은 책은아니었을것이다. 돌에 뜻을 새기기도 했을것이고 종이 이전에 여러가지 재료로 책을 만들기도 했을것이다. 그런 책자체의 역사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책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제일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는 인피를 주제로 한 '비블리오마니아의 붉은 도서관'편이다. 가히 책에 관해서 미쳤다고 볼수도 있는것이 어떻게 인간의 피부를 이용해서 책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하는점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가지려고 했는지.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인지 새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는 걸어다니는 도서대여점인 '가시혼야'가 있었다는것도 흥미로왔다.일본이 근대화하는 밑바탕에 바로 이 가시혼야가 있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구석구석에 책을 빌려주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게 되고 그 사람들이 커서 근대화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 자체가 추리소설적인 면이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다.

그밖에 중국 최대의 개인도서관을 소재로 이야기한 '꿈', 그리고 중세 유럽의 도서문화와 필경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어느 필경 수도사의 고백'등의 이야기도 재미나게 읽었다.

전체적으로 독특하면서도 하룻밤에 다 읽을 정도로 쉽고 재미나게 잘 읽히는 내용의 책이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지은이 특유의 소설적 능력으로 재미난 이야기를 잘 만들어냈다. 그리고 각 이야기 끝에 이야기소재에 관한 자세한 글을 실어서 글에 대한 흥미를 완성시키고 있다. 어찌보면 평범한 사실로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낸 상상력이 좋아보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에 욕심있는 사람이라면 기분좋게 빠질수 있는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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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과의 악수 - 문예시선
정묵훈 지음 / 21문예정신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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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랫만이다 시를 접하게 된건. 전쟁같은 삶 속에서 그저 편한걸 찾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가끔은 이렇게 시를 접해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하는것이 삶에서 놓치고 사는것을 그때 그때 되짚어보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 접하게 된 시는 정묵훈의 '불편과의 악수'다. 지은이는 한 월간지에서 '문학으로 읽는 명화이야기'라는 글을 연재하면서 이미 필력을 인정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제목을 보라. 불편과의 악수란다. 제목부터가 뭔가 중의적인 느낌을 들게하는 시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의 악수인지 불편하게 악수한다는 의미인지 여러가지로 해석할수 있다.

그런데, 이 책 어렵다. 아니 쉬운거 같으면서도 어렵다고 해야하나. 언뜻보면 평이한 문장 같이 보이는 시들이 자세히 곱씹어보면 뜻이 여러갈래다.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고도 볼수가 있지만 이른바 시적허용 형태로 그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래서 시를 읽는 내공이 어느정도 필요할꺼 같기도 하다. 하지만 뭐 어떠랴. 국어 시험 치는것도 아닌데 편하게 읽고 편하게 해석하면 그만인것을. 

이 책은 총 7개의 꼭지로 되어있다. 각 꼭지의 소제목에 해당하는 여러 시들을 모아놓았는데 몇번을 읽어봐야 그 연관성을 느낄만큼 첨에는 그리 크게 와 닿는건 아니다. 하지만 소가 되새김질 하듯이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보면 갑자기 뭔가가 툭하고 내던져진다. 그리고 흐릿했던 의미들이 하나로 조금씩 수렴함을 느끼게 된다. 

바로 그거였다. 불편과의 악수라는것이 불편과 마주해야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의지라는 것을.  현실에서 보여지는 그 무수한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그것을 외면하고 달아나야하나. 아니면 그것을 인정하고 '악수'를 해야하나. 지은이는 악수를 하길 말하고 있다. 그것이 아무리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어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자신이 의지를 담아야 한다. 일상속에서 느끼는 남루함과 지겨운 반복에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선 희망을 본다. 불편한 악수 너머의 진정한 '희망'말이다.  

그냥 편하게 읽으면 좋을것을 괜히 어렵게 읽은 것도 같았다. 책의 아무부분이나 펼쳐서 그냥 읽어가면 된다. 무슨뜻인지 알려고도 하지말고 그냥 눈에 읽히는데로 읽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글자의 뒷면에 숨은 뜻들이 살아난다. 시어들 자체는 아주 어려운 낱말들이 아니었지만 그것을 앞에서 혹은 뒤에서 배치하면서 전혀 다르면서도 깊이 있는 뜻이 담겨있는 시들로 재탄생시켰다. 그래서 읽다보면 현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지은이의 눈을 느낄수도 있고 뭔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지은이의 걱정어린 소망도 느낄수가 있다.  

시는 참 깔끔하면서도 정갈하게 잘 쓰여진거 같았다. 길게 수식하는 것들도 없이 평이한 시어들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뜻을 잘 담아 낸거 같다. 특히 피에트 몬드리안의 미술품, 석탑, 그물망, 불나방, 물고기, 옷걸이 같은 쉬우면서도 이미지가 있는 소재를 이용해서 활자로써만의 시가 아닌 형상화된 시로 승화시키는 작용도 하고 있다.  

특이한 점으로는 명화이야기를 쓴 작가 답게 시에 나오는 미술 작품들을 화보로 실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시가 금방 눈에 안 들어올땐 그림만 봐도 뭔가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적절하게 잘 배치했는거 같다. 

오랫만에 게으르고 편한 일상에서 탈피해서 삶 본연의 문제로 들어갔다. 좋은 시들 덕분이다. 삶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때, 이 시들을 보면서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을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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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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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옛날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엔 다르다. 10년이 아니라 1년만 지나도 세상이 확확확 바뀌는게 느껴진다.
이른바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계속 나오고 거기에 맞춰 사람들의 삶도 변해가다보니깐 1년이란 세월이 요즘엔 아주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는 시간인것이다.

그전에는 없던 책 출판형태가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 적은 글들이, 종이에 인쇄되어 책으로 나오는 출판의 형태로 나오는게 그 하나이다.
어떻게보면 남에게 보이는 '일기'를 쓰는 셈인데 블로그라는 글쓰는 공간이 큰 촉매제가 되었다고 볼수있다. 자신이 가진 여러가지 지식을 그냥 풀어놓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소박한 목적에서 시작했을수도 있는 것들이 수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면서 나름 막중한 임무를 띄게 되는 경우도 많다.

여러 분야의 많은 글잘쓰는 고수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나 사진을 바탕으로 책을 낸 가운데 여기 또 한명의 글쓰기 스타가 책을 냈으니 이번엔 인문학자다.
'로쟈'라는 필명을 쓰는 러시아문학전공자라고 하는데 지은이 스스로의 말에 의하면 '하는
일에 비해서  좀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인문학쪽의 책을 곧잘 읽기는 해도 블로그를 일일이 찾아갈만큼 열성적이진 않은 나도 언뜻 들어본 닉넴이니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사실 지은이가 주로 서식하면서 글을 풀어놓는다는 인터넷 서점에 나도 블로그를 갖고 있긴 해도 서평을 저장한다는 의미로만 활용할뿐, 소통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기에 다른 블로그에도 그리 관심이 없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처음 방문을 해봤는데 유명인이 된  이유를 알았다. 보기 좋게 정렬된 여러 분야의 논리정연한 글들을 보니 과연이다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보는걸로 끝이었다. 눈 아프게 인터넷으로 긴 글을 보는게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런 책은 참 반갑다. 물론 올린 글을 전부 책으로 낸 것도 아니고 책으로 펴내면서 고친 부분도 있지만 일단 편한 자세로 내가 읽고 싶은 부분을 눈 아픔 없이 읽을수있다는게 좋았던 것이다.

나와는 다른, 전문적인 인문학자의 책읽기는 어떠한가에 대해서 기대를 한건 좋았지만 책을 펴는 순간 살짝 한숨이 나왔다. 그 옛날 책만 봐도 한숨이 나왔던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풀어도 풀어도 다 못풀 수학문제로 가득찼던 그 책을 보고 느꼈던 느낌이 이 책에서도 느낀 이유는 두꺼운 책에 글자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많은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분권을 하지 않고 한권에 넣은 그 뜻은 알겠으나 기본적으로 머리 아팠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책은 크게 5가지 부분으로 나눈다. 지은이가 러시아 문학 전공자답게 러시아 문학과 책읽기, 문체등에 관한 이야기가 한 꼭지를 이루고 두번째로는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그리고 철학, 지젝, 번역에 관한 이야기가 뒤를 잇는 형식으로 책 내용을 이루고 있다.

사실 내용 자체는 크게 기억에 남는것이 없는게 지은이가 언급한 책들중에 읽어본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가 그렇게 읽었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읽었다고 할수는 없지 않은가.
지젝같은 경우에는 이름만 들어본 경우라서 잘 읽히지도 않았다. 제일 편하게 읽었던 부분은 영화를 이야기한 예술쪽이다. 거기서 이야기한 영화를 거의 다 본 탓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인문학자가 생각했던 부분을 비교하면서 읽으니 흥미로왔다.

이책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번역에 관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번역부분이 문제가 많은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러시아어 전공자로써 이른바 외국어를 다루는 입장에서 번역을 잘해야한다는 그의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쓴 글로만 지식을 축적할수는 없기에 외국인이 쓴 책들이 적극 들어와야하는데 그만큼 번역이 중요한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것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것이 문제일것이다. 지은이같이 번역에 대해서 깐깐한 사람이 많아져야 우리나라의 번역 문학도 좋아지려나.

글은 전체적으로 그리 쉽게도, 그리 어렵게도 쓰여지진 않았다. 인문학에 관한 기본 소양이 없다면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는 내용인데 찬찬히 읽는다면 나름의 재미도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다만, 많은 내용을 한권에 넣으려고 한건지 아니면 편집상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활자로 가득찬 책을 보는게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글자가 빽빽한 책을 잘 안 읽은 탓이려니 하긴 해도 선뜻 완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진 않았다.

어쨌던 이런 책은 많이 나와야한다. 아무리 첨단과학의 기술이긴 해도 그것을 만들고 발현하는것은 인간이다. 그리고 그런 기술의 밑바탕에는 인문지리적인 것이 기본이 되어야 제대로된 것이 나올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에게 멀어진 인문학을 가깝게 다가가게 하는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누구나 인문학을 편하게 읊을수 있을때까지는 지은이에게 인문학 전파의 소임을 부탁할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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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프루프
에릭 윌슨 지음, 김진선 옮김, 알렉스 켄드릭.스티븐 켄드릭 원작 / 살림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한 사람에게 있어서 그 인생을 가장 크게 바뀌게 되는 일이 어떤것일까. 그건 다름아닌 결혼이 아닐까싶다.
전혀 다른 상황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것이니 기존의 삶과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며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를 가지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더 행복해질수도, 더 불행해질수도 있는것이 결혼인것이다.

그런데 단독으로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다른 사람과 함께 산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서로의 가치관과 취미등이 다른 상태에서 두 사람이 함께 사는것의 전제 조건은 '존중'일텐데 그것이 안되면 믿음이 떨어지고 결국 같이 살수가 없게 되는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늘날 많은 부부가 겪고 있는 이혼의 문제를 되짚어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하는 책이라고 할수있다.

주인공인 캘럽은 소방관이다. 그것도 소방서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베테랑중에 베테랑이다. 그런데 부인인 케서린과는 요즘 사이가 안 좋다. 처음에 한눈에 반해서 결혼했을때까지만해도 그들의 사랑이 영원할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둘 사이엔 커다란 벽이 있다.
그들 사이엔 사랑의 언사 대신에 침묵만이 흐른다. 결국 두 사람은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세월을 뒤로 둔채 이혼이라는 과정에 돌입하려고 한다. 이미 결혼생활의 동력을 잃어버린 캘럽도 큰 이견을 가지지 않고 동의를 한다.
그런데 캘럽의 아버지가 책 한권을 주면서 두 사람의 이혼을 잠시 유보할것을 제안한다. 그 책에는 멀어진 두 사람이 서로 가깝게 되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거기에 있는 내용을 하나씩 실천해가면서 두 사람사이의 벽도 조금씩 무너져간다.

책은 두사람의 이야기지만 또다른 축은 캘럽의 직업인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다. 제목의 뜻은 '불에 타지 않는' 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소방쪽의 개념으로는 혼자서 가지 않고 파트너와 함께 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바로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결혼생활을 하는것이 아니지 않는가. 배우자와 함께 존중하면서 같이 살아간다는 뜻이 될것이다.
책에서 캘럽은 소방관으로써 그 누구보다 능력있고 투철한 직업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집에 들어오면 다른 사람이 되버린다. 밖에서 그렇게 힘들게 일하니 안에서 좀 대우받고 안락하게 지내고 싶다는 의식이 있었던 탓일까. 캘럽은 아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했던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데 그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배려하지 못한 것이 그들 사이의 애정에 금이 가게 했던 것이리라.

결혼 생활에서는 '틀린'것은 없다. 다만 '다른'것이 있을뿐이다. 그 다른것을 얼마나 존중하고 이해하느냐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중요한 척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기독교 소설이라고 해서 교리적인 내용이 들어간 이야기가 아닐까했는데 굳이 기독교 소설이라고 하지 않아도 기독교 신자와 관련없이 읽을수있는 책이었다. 중간중간에 기독교적인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크게 의식할 필요없이 읽으면 될듯하다. 이 책에서 보내주는 의미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존중, 배려가 굳은 사랑으로 온다는것이 아니겠는가.
아직 미혼인 나로써는 100% 와 닿는다고 할수는 없겠지만 꼭 배우자가 아니라해도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생각이라는 면에서 좋은 교훈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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