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 나를 위한 변화 에너지
존 고든 지음, 전제아 옮김 / 바이탈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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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삶을 사는데 있어서 어떤것이 가장 중요할까? 그 사람이 살아가게 하는 여러가지 요인중에서 어떤것이 가장 크게 작용할까라는 물음에 여러가지 답이 있을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실질적으로 그 사람을 움직이고 나아가게 하는것은 바로 '열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 있다고 해서 다같이 살아있는것이 아닐것이다. 하루 세끼 밥만 먹고 단순히 일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 열정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힘차게 살아가는 사람이 같은 등급의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수는 없을것이다. 어쩌면 앞의 사람은 살아있으되 죽어있는 사람이라고도 할수있겠다. 단순히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 살아있다고는 할수없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열정이라는것은 사람을 진짜 살아있게 하고 또 나아가고 하고 인간답게 살수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일것이다.
그런데 그 열정이란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 열정을 어떻게 불러일으킬수있을까. 열정이란것이 그냥 활발하게 한다고 해서 열정일까. 많은 사람들이 과연 열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이때 이 책은 그 길잡이를 해줄만한 책이다.

처음에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열정을 위한 기술일까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렇다.여기에는 특별히 어렵거나 신기하거나 특이한 방법이 소개되어있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하면서도 쉽게 따라할수 있고 돈도 들지 않는 그런 방법들이 다이다.
하지만 자신이 매일 규칙적으로 먹는 밥이 몸에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는것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행하는것들중에서 규칙적으로 한다면 얼마든지 열정을 불러일으킬수있는 방법들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지은이는 먼저 열정적으로 사는 방법을 익힐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열정적으로 사는것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말하고 있는것이다.
열정적으로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선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건강이다. 아무리 열정적인 마음을갖고 있다고 해도 몸이 그것을 뒷바침 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발휘할수없는것이다. 건강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쉬운 방법들을 말해준다. 아침먹기, 물이나 녹차마시기, 걷는것을 포함한 운동하기 등 우리도 알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로 열정적인 삶을 살게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데 지은이는 그 중요성을 일깨줘주고 있다.

그리고 다른 중요한 요인으로 습관을 꼽고있다. 물론 좋은 습관을 말하는것일것이다.어떻게 보면 위에서 말한 건강을 위한 조건들도 습관이다. 나쁜 습관을 들일 틈이 없이 좋은 습관들로 자신을 채우는 것이다. 그런 바탕위에서 자신감을 가질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이 가는데로 따라가면서 거기에 매진할것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가끔 멈출줄아는 여유를 가지기를 말하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선 시시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대부분 들어본 이야기이고 별로 새로울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쉬운것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것이 현실이 아닌가.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것은 어떻게라도 할라고 하지만 쉽고 돈이 안드는것은 말 그대로 쉬운거라서 언제든지 할수있다는 생각으로 하지 못하는것은 아닌지 하는 반성을 하게 한다. 

물론 이 책이 열정적인 삶을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다. 55가지의 방법중에서 그냥 통과해도 될것도 있고 사람에 따라서 더해지고 덜해질것도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 한다고 할수도 있을것이다. 열정에 이르는 길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해준다고도 볼수있고. 이처럼 쉽고 어렵지 않은 것인데 왜 실천하지 않는가하는 자극제라고 생각하는게 좋을것이다. 

책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번역도 나쁘지 않고 특히 직무 열정 테스트가 별책부록으로 있어서 자신의 생활 습관을 점검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나 열정에 이를수있다면 이런책도 필요없을것이다. 하지만 열정에 이르는 길이 어려운것도 아니다.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자신에 맞는 길을 찾으면 될것이다. 그런면에서 이책은 열정에 이르는 길을 알려주는 하나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데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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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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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책장을 덮자말자 생각난 단어다. 정말 근래 들어서 이렇게 정신없이 읽어본 책도 없을꺼 같은 생각이 든다.
실존하지는 않지만 용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겐 매우 익숙하다. 많은 문학작품에서 나왔고 영화에서도 나오고 건축물에도 용무늬가 들어가고 심지어 용꿈을 꾸면 큰 돈을 번다는 것까지 우리 속에 용의 모습은 어디서든 볼수 있다.
이런 용이란 존재를 다룬 소설은 많지만 이 책은 색다르면서도 재미난 설정으로 이야기를 이루어 나간다.무시무시한 괴물이나 나쁜 존재로 새겨졌던 서양이나, 비록 서양처럼 나쁜 존재는 아니라고 해도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있고 경외의 대상이었던 동양의 용 개념에 비해서 이 책에서는 그야말로 친구같고 형제같은 다정하고 의지할만한 존재로 나오는것이 참 참신하다.

때는 서양에서 나폴레옹이 대륙을 휩쓸고 있을 무렵. 영국 해군의 함장인 로렌스가 어느 프랑스 함정과의 싸움에서 승리한후 프랑스 배에 있던 알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만 그 알이 부화를 하게된다. 그런데 용은 알에서 깨어나자 말자 비행사를 정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을 경우에는 야생용이 되어서 길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이 어린 용의 비행사가 된 로렌스는 이름을 테메레르라고 지어준다.
그러면서 신분도 해군에서 공군으로 바뀌게 된다. 평생을 용에 묶여살아야 하는 것때문에 낙담하는 로렌스. 하지만 곧 이 용이 보통 용과는 다른 용이란걸 알게된다. 머리도 더욱더 명석하고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중국어까지 할수 있을정도뿐만 아니라 그 성품또한 다정하면서도 로렌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면서 점차 로렌스의 마음도 용에게 기울게 된다.

전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속성훈련을 받기 위해서 라간호수의 공군훈련장으로 날아간 로렌스와 테메레르.
다른 공군들의 은근한 견제속에서 훈련에 매진하게 되는데 곧 테메레르가 다른 용과는 다른 탁월한 능력이 있음이 속속 드러나게 된다. 용들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종류의 용으로 밝혀지게 되는것이다. 그것에 비례해서 테메레르를 노리는 나폴레옹의 함정도 생기게 되고 일촉측발의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드디어 나폴레옹의 대공세를 맞게된 로렌스와 테메레르. 영국군보다 훨씬 우세한 전력인 나폴레옹군을 맞아서 그들은 과연 승리할수있을것인가...

인간같이 다정다감하고 똑똑한 용이라는 설정도 참신하지만 실존하지 않는 용을 실감있게 느끼게 한것은 반지의 제왕처럼 내용 자체를 완전 허구로 하지 않고 근세 역사에 대입시켰기 때문이다.나폴레옹의 정복전쟁이란 배경하에 거기에 맞서 싸우는 영국군의 일원으로 그리고 있어서 더 가깝게 느껴지게 한것이었다. 실제로 있었던 역사상의 인물인 넬슨제독이나 드뇌브 제독,나폴레옹등과 함께 트라팔가르 해전, 도버 전투 같은 실제 전쟁이 나와서 진짜 용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키게 하는것이다. 물론 실제로 용이 있을 리는 없지만 말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대체역사소설 즉 sf소설로도 읽혀질수 있다. 실제 역사상의 사건이나 인물을 결말이나 과정을 다르게 이야기 하는것이 대체역사소설이라고 할수있는데 당시 공군이 없었던 19세기에 용으로 대표되는 공중전에 의한 전투가 나온다는것이 그렇게 볼수 있는것이다.

물론 이 책은 기본적으로 판타지, 즉 환상소설이라고 할수있다. 인간이 꿈꾸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그리는 장르가 환상소설이기에 인간같은, 어떤면에선 인간보다 더 멋지고 매력적인 용이 등장하는것은 그 꿈을 투영한 것이리라.
비록 판타지이긴 하지만 캐릭터 묘사를 참 잘 했다. 테메레르 같은 용이 나한테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격이나 행동등을 잘 구축했는거 같다. 인간보다 지식습득이 더 빠르긴 해도 아직 어린 용인 테메레르의 투정과 장난 등을 볼때는 웃음이 나왔고 비행사인 로렌스를 위해주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찡해지기도 했다. 그만큼 캐릭터를 잘 묘사했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비행사인 로렌스도 원치 않는 용 비행사가 될때의 심리부터 점차 테메레르에게 동화되고 한 마음이 되는 과정을 잘 그려서 그의 마음을 읽은이로 하여금 같이 느끼게 했다.

재미있는 것은 간간히 보이는 공군과 해군간의 알력이랄까 경쟁의식이랄까 텃새같은것이다. 처음에 공군으로 간 해군출신 조종사 로렌스가 겪는 공군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현재도 그대로 이다. 육군에 비해서는 해군이,해군에 비해서는 공군이 좀더 자유스러운것도 사실이고 그런걸로 군기가 어떻고 말다툼하는것이 현실에서도 있는 것들이라서 웃음이 나왔다. 아마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고개를 끄덕끄덕할것이다.
그리고 암컷용에는 여성비행사가 있다는것도 재미난 설정이었다. 나이와는 관련없이 어린나이에도 대령급 비행사가 될수 있다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여성비행사와 암컷용의 등장은 어떻게보면 소설의 재미를 더욱 더 풍성하게 하는 장치일것이다.
위대한 인물중에 한명으로 꼽히는 나폴레옹이 여기서는 왠지 느낌상 히틀러같은 악당으로 그려지는것도 재미있었다. 물론 침략을 받는 영국입장에서는 당연한것이지만 그동안 나폴레옹의 활약상을 그린 글들을 많이 읽었던 나로서는 그렇게 그려지는것이 왠지 즐거웠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을 빛나게 하고 사랑스럽게 하는것은 테메레르다. 인간보다도 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사람에 대해서는 죽을때까지 배신하지 않고 애정과 우정을 보이는 테메레르의 모습은 정말 감동스러울 정도다. 점점 성장하면서 달라지는 모습들을 보는것도 기분 좋은일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때 생각났던 재미있다는 단어에 이어서 생각난것은 아쉬움이었다. 테메레르를 더 못보나...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란다. 총 6부작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테메레르와 더 많이,오래 하늘을 나를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어떻게 그려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화가 된다면 더 이해하기 쉽고 마음에 와 닿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반지의 제왕을 감독했던 피터 잭슨이 영화화한다니 책과는 또 다르게 기대된다. 테메레르가 포효하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영상으로는 어떻게 구현일 될지 흥분이 된다. 물론 책은 책나름으로 재미있긴 하겠지만.

판타지소설이자 대체역사소설인 테메레르. 자 이 여름, 이 매력적인 용과 함께 더위를 뚫고 하늘을 멋지게 날아오르시는게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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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1 기담문학 고딕총서 5
워싱턴 어빙 지음, 정지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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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이라는 연주곡이 있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인 프란시스코 타레가가 작곡한 연주곡인데 알함브라라는 궁전을 구경하고 감탄하면서 지은 곡이라고 한다. 사실 제목만 들었을때는 그냥 지은 것이 아닌가 했는데 실제하는 궁전의 이름이라고 해서 놀랐던 적이 있다. 궁전이름이 꼭 소설이나 만화같은곳에 나올꺼같이 환상적이었던 탓이었다.
알함브라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왠지 모를 신비함은 그 궁전이 위치했던 곳과 역사를 알게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바로 유럽의 이슬람왕국이었던 그라나다왕국의 궁전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역사에서 중세에 카톨릭세력에 맞서서 섬같이 존재했던 이슬람국가가 있었으니 그것이 그라나다다. 지금의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에서 수백년동안 이슬람의 문화와 예술이 꽃이었던 곳이고 그것의 정점이 알함브라 궁전이었던 것이다.
비록 나중에 같은 스페인의 크리스트국가에게 정복당하지만 그들이 남긴 문화와 기술등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중세 유럽에게도 영향을 미쳤고 특히 문학과 예술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되었다. 바로 위의 연주곡같은 것 말이다.

그 알함브라 궁전 이야기를 쓴 책이 바로 이 '알함브라'이다.
이 책은 미국 낭만주의의 대표적 작가인 워싱턴 어빈이 알함브라에 머물면서 알함브라 궁전에 얽힌 민담이나 설화 등을 기행문과 소설의 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찬란한 이슬람문화를 꽃피웠던 알함브라. 비록 몰락하긴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없어지지않고 오랜시간동안 남아있었다.
민담의 특성상 부풀려지기도하고 축소 삭제 되기도 하고 덧붙여지기도 하면서 그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온것을 작가가 채집한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환상적인 알함브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한다.

전체 1부와 2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먼저 알함브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알함브라에 도착해서부터의 첫인상과 주변 모습들 여정들이 자연스런 필체로 묘사된다. 비록 과거에는 찬란한 왕국이었지만 그때는 조그만 시골에 불과했을것이다. 지은이인 워싱텅 어빙 일행을 맞이하는 지역 사람들의 순박하고 친절한 모습이 입가에 흐뭇한 웃음을 짓게 했다.

일단 알함브라의 지배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지은이는 궁전의 여러 부분들에 대한 묘사를 하게 된다.
정의의 문, 코마레스 탑, 사자의 정원, 아벤세라헤홀에 이르기까지 궁전의 여러 모습들을 인상적으로 들려준다. 그 하나하나가 민담과 전설의 소재가 되고 무대가 되고 배경이 되는것이다.
그속에서 생겨난 여러 이야기들은 1부의 뒷부분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데 아라비아 점성술사와 세 공주의 전설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비한 느낌이 들게 했다.
달빛을 받은 알함브라라는 제목의 글은 비록 보지는 못해도 글로도 충분히 그 몽환적이면서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이 연상이 되었다. 알함브라의 군데군데 여러 부분에 비치는 달빛은 그속에 숨어있는 무어인의 손길을 일깨우면서 마치 마법의 나라에 있는것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실제로 보면 얼마나 꿈같은 광경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무슬림의 전설과 민담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알함브라를 건설한 왕과 알함브라를 완성한 왕의 이야기들, 퇴역군인, 공증인 , 왕자, 시동, 아름다운 여인등 등장인물들의 면면도 아라베스크처럼 다채롭고 이야기들의 소재도 다양하다.
'알함브라의 장미와 시동'이라는 이야기에서 나오는 사랑이야기는 잔잔한 웃음과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거기 나오는 류트가 나중에 파가니니의 바이얼린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과연 전설일까 진실일까. 전설이던 진실이던 알함브라의 보배로운 빛이 파가니니의 명기에 스며들었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꺼 같았다.

기행문같으면서도 무어인의 전설을 이야기하는 이 책 알함브라는 알함브라의 매력을 멋지게 잘 표현한 책이었다.
궁전을 묘사하는 부분도 지루하지 않게 잘 쓰여졌고 오히려 궁전의 구석구석 우리가 지나칠만한 곳까지 아름답고 유려한 필체로 잘 인도하고 있다. 미국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답게 참 멋지고 아름답게 알함브라를 잘 보여주고 있는거 같다.
무어인들의 삶이 녹아있는 여러 민담들도 아름다운 알함브라와 어울리게 인상깊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소개된다는 이 책은 책의 앞에 여러가지 지도와 사진등 궁전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여러 자료들을 실었고 중간중간 이야기와 관련한 도판들이 있어서 더욱더 책의 품격을 높였다. 번역도 비교적 괜찮았고 제본이나 책 디자인도 튼튼하고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책이었다.
다만, 이 책이 기담문학을 모은 시리즈의 일환으로 나온 책인데 환상과 미스터리 초자연등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그린 문학이라는 시리즈 취지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거 같기도 했다. 물론 환상적인 이야기와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알함브라 자체가 실제한다는 면에서 시리즈보다는 그냥 단행본으로 나왔으면 더 나았을꺼란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스페인의 마지막 이슬람의 손길이 깃들어있는 알함브라. 그 환상적이고 신비한 궁전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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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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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이었다. 이시다 이라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주제와 이야기여서 과연 같은 작자의 작품이 맞나하면서 지은이를 다시 살필 정도였다. "이케부쿠로 웨스트게이트 파크" 같은 미스테리적인 작품만 읽다가 이 책을 만나니 그런 생각이 들만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이시다 특유의 빠르고 감각적인 문체를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호스트다. 이른바 '몸파는 남자'. 아주 파격적인 설정이다. 결코 양지에 있을수 없는, 음지의 직업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 인데다가 더구나 남자다!
주인공은 20살의 대학생 료다. 학교는 잘 안나가고 칵테일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다. 어떤 특정한 목적이 있어서 그러는것이 아니라 그냥 인생이 따분해서 그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의 친구인 신야는 호스트다. 어느날 그가 미도 시즈카라는 자신이 속해있는 클럽의 마담을 데리고 온다. 거기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는 료.
평범한듯한 료에게서 무엇을 느꼈을까. 비록 학교때 여자아이들의 인기를 얻었다고 해도 겉으로 보이는 면으로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5천엔의 몸값을 받게되는 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클럽의 톱클래스급의 호스트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게 되는데...

료의 직업자체가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것인데 그를 찾는 사람들도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이른바 '변태'스러운 사람들이었다. 남자 두명과의 관계에서만 만족을 얻는 여성, 오줌 누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쾌감을 얻는 여성등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혐오스러울수도 있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료는 그런 사람들의 욕망을, 그 간절한 욕망을 비록 댓가를 받지만 정성스럽게 들어준다. 그들의 삶도 어찌보면 존중받아야할 것들이기 때문이다. 평범하지 않는 욕망들... 그 다양한 욕망들에 과연 얼만큼 비난할수가 있을까. 그들에게는 보통 사람들의 욕망이 변태가 아닐까. 아마 그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른것은 아닐까. 그것을 알기에 료도 그들을 받아들일수 있었을것이다.

무료했던 삶을 살고 있던 20살짜리 청년 료는 이 직업을 하면서 세상을 좀더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지 생각하게 된다. 하필 왜 그렇게 통해서 자신을 세상을 보게 되었을까 했지만 그 이유가 끝 부분에 가서 짐작하게 된다. 무의식중에 그를 지배했던 그의 어머니와 관련이 있는것이다. 그와 더불어 그를 그쪽으로
이끌어냈던 미도 시즈카와의 관계도 어떤 인연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런저런한 것들이 얽혀서 결국 료가 그쪽으로 갈수밖에 없는 필연이 되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정 자체가 남자 호스트가 주인고인만큼 이야기 내내 여러가지 파격적인 성적인 묘사가 나온다. 얼핏보면 외설인것처럼 보이지만 찬찬히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은 감각적이고 섬세하면서도 적절한 묘사와 전개를 해서 읽은이로 하여금 그속에 녹아들어가게 했기 때문이다. 야하긴 하지만 그리 속되보이지 않게 보이는것은 작가의 역량일것이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 책은 위험한 소설이기도 하다. 호스트라는 직업, 창부라는 그 직업에 대한 환상을 심어줄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자던 여자던 돈을 주고 성을 사는것 즉, 매춘은 필요악이던 뭐던 나쁜것임에는 변함이 없다. 인간의 욕망을 그런식으로 해소할수밖에 없는 현실때문에 비록 없앨수는 없다고 해도 말이다. 료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일것이다. 그가 그것을 통해서 성장을 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럴꺼라고 생각할수는 없다. 이 책의 지은이도 물론 매춘 그 자체를 긍정적인 뜻으로 그린것은 아닐것이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그런 직업속에서도 인간은 있고, 또 성장할수도 있다는 그런 메세지를 던진건 아닐까.

어쨌던 참 매력적인 책이었다. 어쩌면 우리 속의 욕망을 대입해서 본것일지도 모르겠다. 책 주인공을 그려낸 표지 디자인도 좋았다. 몽환적이면서 나른한 주인공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번역도 깔끔했고 제본도 잘 되어있다. 다만 책분량에 비해서 책값은 조금 비싼편이다. 반양장본을 하지 말고 좀더 가볍게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20살이었을땐 어떤 생각을 했을까. 빨간색의 강렬한 표지에 걸맞는 선명하면서도 몽롱한 이야기. 뜻밖의 장소에서 색다르고 특이하게 세상보기는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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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아리아나 프랭클린 지음, 김양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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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기있는 미국 드라마로 csi라는 드라마가 있다. 우리말로 하면 과학수사대쯤 될꺼다. 사건이 일어나면 과학적으로 증거를 분석해서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여러가지 증거들속에서 범인을 추적하는 건데 함깨 따라가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여기 현재도 아닌 중세시대에 매력적인 법의관이 있었는데 그 이름 아델리아.
그것도 여성의사. 이 책은 이 아델리아가 그 시대로서는 최고의 법의학적인 지식을 동원해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서양중세에서 의사라는 직업과 여성의 사회적인 위치는 오늘날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암흑의 시대라고도 불렸던 시기인만큼 교회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던 시절이었는데 사람의 병은 오직 기도와 하나님의 은총으로만 고칠수있고 의술은 소용없는걸로 치부되었었다. 그리고 여성의 지위는 남성의 부속물정도로 여겨지고 있었는데 바로 그 낮은 신분의 여자에다가 성직자도 아닌 의사가 사건을 조사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 자체가 사건해결이 험난함을 예고하는거나 다름없었다.

이야기는 중세 영국의 어느 마을. 갑자기 4명의 아이가 잔인하게 살인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아무도 그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가운데 몇몇사람의 부정확한 정보와 이어져내려온 편견등으로 인해서 유대인들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마을 사람들에 의해서 몇사람의 유대인이 살해당하고 거의 폭동을 일으킬 지경에까지 이른다.

이 사건을 위해서 3명이 파견되는데 위에서 말했던 여의사 아델리아와 유능한 수사관인 유대인 시몬, 그리고 아델리아를 보호하는 하인인 아라비아인 만수르. 하지만 실질적인 조사를 하는것은 시체를 검안하는 아델리아.였다. 지역 수도원장의 도움을 받아서 살해된 아이들의 시체를 조사하는 아델리아. 아델리아와 함께 여러가지 것을 조사하는 시몬. 그들의 노력에 의해서 조금씩 사건의 면모가 드러나지만 뜻밖의 일들이 일어나면서 아델리아는 고립무원에 빠지게 된다. 용의자는 많은데 증거를 잡아야 하는 아델리아. 하지만 또 다른 아이가 유괴되고 증거를 잡을려는 찰라 살인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기존의 법의학 내용의 소설들이 대부분 현재를 배경으로 삼았던것에 비해서 이 책은 11세기 중세의 시대를 삼아서 그 자체부터가 흥미있었다. 과연 그 시대에도 현재와 같은 해부학적인 능력으로 범인을 잡을수 있었을까. 이 책은 그런 의심을 단번에 날려버릴만큼 이성적이고 유능한 여의사를 그려냈다. 그녀는 살아있는 사람보다는 죽은 사람을 대하는게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잘 모르는것이 있으면 바로 해부를 해보고싶어하는 지적호기심이 무척 왕성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일반 생활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서투른 사람. 그런 캐릭터를 책에서 참 잘 그려냈다. 그리고 그녀를 돕는 여러 사람들의 묘사도 흥미있게 잘 그리고 있어서 마치 영화를 보는듯이 눈에 아른거릴정도였다.

사실 이책은 시대적인 배경이 중세인지라 지금처럼 화려한 추리적인 기법과 장치들이 등장하는것은 아니다. 범인도 깜짝 놀랄만한 사람도 아니고 어느정도는 추측이 될만한 사람이었다. 어찌보면 좀 단순하다고 여길만하지만 500쪽이 넘는 긴 이야기를 범인이 잡혀서 끝날때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잘 유지하고 있었다.
드문드문 보이는 11세기 영국 사회의 모습을 보는것도 흥미로왔고 왕권과 신권의 대립등을 적절히 삽입해서 역사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것도 재미있었다.
권력가의 임의대로 사적인 형벌이 행해지는 대신에 법에 의해서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벌이 내려지는 장면등은 세심한 자료 조사에 의한 고증같았다.

보통책보다 분량이 많아서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지은이의 역량이 그런것을 못느끼게 해주었다. 다만 범인을 잡는 과정을 좀더 긴박하고 빠르게 전개시켰으면 더 좋았을꺼란 아쉬움은 있었다.

책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가끔 어색한 표현이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번역은 무난했고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제본도 튼튼히 잘된편이다. 가격도 적당히 책정된거 같았는데 표지 디자인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있으면 휴가철인데 이 한여름, 매력적인 여의사와 함께 중세로의 추리여행을 떠나보는것도 좋을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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