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3편 (2disc) - [할인행사]
오시이 마모루 감독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극장판 기동경찰 시리즈의 제 3편.

화려하지는 않지만 일본 애니의 힘을 느낄수있는 작품이다.

보다 보면 정부라는 공권력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하게 된다.

코드2에 비해서 내용물도 알차고 크게 빠진것이 없다.

다만 아쉽다면 1,2편과 출시사가 달라서 패키지가 일관되게 보이지 않는다는것.

합폰팩도 기대하기 힘들긴 하지만 패트레이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사야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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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 - 전2권 세트
박혁문 지음 / 늘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텔레비전 방송의 영향이란것은 참 대단하다.
거기 누가 나와서 어떤 어떤 책이 참 재미있더라고 말하면 그책의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니 말이다.
그래서 좋은 의도와는 관련없이 방송에서 책을 선정하는거 자체가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드라마와 관련된 책일 경우그 드라마의 인기가 좋을때 또한 많이 팔리기도 한다.

몇년전 크게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대장금' 이후로 그 콘텐츠를 가공하거나, 관련있는 내용물을 만들어서 출간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 책도 그런 시류에 만들어진 '기획물'이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는 의미로 학술서적도 많이 출간되고 고대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져가는데 그런것을 배경으로 고대사와 관련된 여러 드라마가제작되거나 방영되고 있다.
그중에서 '주몽'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데 이책은 그런 와중에 나온 책인것이다.

그런데 전체적인 내용은 졸작은 아니라도 솔직히 하품 나올 책이다.
원래 역사소설을 좋아해서 수십종의 역사소설을 읽어봤는데 이책은 잘 쓰여진 소설책은 아닌거 같다.

우선 책 내용과는 관련없이 출판의 기본이 안되어있다.
무슨 오자가 이렇게 많은가.참고로 한책에서 5개이상이면 많다고 보는데 이건 숫자를 헤아리기 귀찮을 정도다.
일단 교정이 부실했다고 볼수있는데 더 말도 안되는건 분명히 내용상 '예?'라고 해야할 곳에서 '예!'라고 일관되게 쓰는 것이다.
외국어를 번역기로 돌려서 번역했나? 참 어처구니 없는 부분들이다.
이 책의 지은이가 현직 국어교사라고 하는데 솔직히 진짜 국어선생님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내용은 크게봐서 두 가지 정도가 맘에 안든다.
첫째, 대체 책 제목을 주몽이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
주몽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왕이 되는지에 대해서 그 배경이 되는 것에 대해서 서술하는건 맞지만 그 분량이 너무 많다. 전체가 2권인데 1권의 5분의 3이 그전의 이야기,그중에서도 해모수에 관한 이야기이다. 해모수가 사실 이책의 주인공처럼 보이는것이다. 모든것을 해모수가 안배하고 계획하고 그 계획의 일부로 주몽이 등장하는 격이다. 1권 중간부터 주몽이 등장하긴 하지만 해모수는 그뒤로도 나오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되니 누가 주인공이라고 하겠는가.
그리고 본격적으로 주몽이 등장해도 대체 주몽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별로 없다.
모든것은 해모수가 해놓은것이고 주몽은 따라가는것뿐이고 그 대단한 영웅이 나중에는 아들에게 무장해제 당하는지경에 이르기까지한다.
잘하는건 이름 그대로 활을 잘 쏘는것뿐...이래서야 주몽이 주인공이라고 할것인가?

두번째는 고구려의 건국이 시종일관 '혈통'과 관련있는것이다. 그것이 하나의 모티브가 될수는 있겠으나 이책에서는 혈통이 아니면 큰일날듯이 기술하고 있다.
고구려의 역동성과 활기찬 기상을 엿볼수가 없는것이다.
그리고 단군조선의 후손이 주몽이고 단군조선을 잇는 의미로 고구려가 탄생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그리 설득력있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단군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준왕의 혈통이 해모수와 주몽에게 이어진다는 설정인데 그것이 설득력있을려면 좀더 세밀한 기술이 있었어야하나 여기선 그냥 지나쳐 버렸다.

고대사 영역이라서 사료가 부족하고 유물도 접근하기가 힘든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개연성있지 않는 글을 쓰는것에 대한 변명이 될수는 없다.
국어 교사로서, 재야사학자로서의 지은이의 이력이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한 내용이었다.
요즘 방영중인 드라마를 이해하는데 조금의 도움이 된다고 하는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시류에 영합한 뻔히 보이는 기획물이라고 해도 그 얼개가 꽉 찬다면 상관이 없을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두번 읽을만큼 잘 쓰여진건 아니다.
소설적 재미도,문학적인 완성도도,출판의 기본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다만, 주몽에 대한 궁금증을 일부나마 해소시켜주고 어느정도의 재미는 있으니 재미삼아 읽어보는것까진 막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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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행 - 사람의 숲을 거닐다
김정길 지음 / 돋을새김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3인행. 세 사람이 걸어가면 그 중에서 반드시 한명의 스승이 있다는 말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인데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서 내가 배울것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고 해도 결국 한낱 유한한 존재일뿐이다.

이 세상에 모든일을 다 잘할수는 없는것이다.

어떤 한가지 일을 잘한다고 해도 그 한가지 것에 유일무이 하다고 할수도 없다.

얼마든지 더 잘하는 사람이 나올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늘 겸손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배운다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그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보통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내용은 지은이가 살면서 직접 만났거나 책을 통해서 알게된 사람들 중 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전체가 3부인데 1부에서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사람들의 모습을,

2부에서는 시대적인 아픔속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세워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하고있다.

3부는 지은이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하고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해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사람은 발레리나 강수진이다.

누구나 그의 화려하고 탁월한 무용솜씨에 찬사를 보내지만 그런 실력을 갖기 위해 그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렸는가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 공개된 그의 발을 보면 왜 그렇게 잘할수밖에 없는가를 잘 알수 있다.

자신의 모든 노력과 땀과 눈물이 그 발에 다 모여있는것이다.

하고 또 하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쉴틈없이 전진한 결과가 오늘날의 그녀를 있게 한것이다.

물론 천성적인 자질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노력과 열정이 결국 성공에 이르게

했는데 정상에 섰다고 해서 게을러진것도 아니다. 가면 갈수록 그 노력은 더욱더 정교해지고

세밀하게 되는것이다.

이런 노력과 열정이 그 사람의 삶을 이끄는 예로 뒤에 이어지는 인물들에서도 잘 알수있다.

천재적인 수학자라고 일컬어지면서도 평범하기때문에 더욱더 노력했다는 히로나카 헤이스케,

청교도적인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이름 자체가 신뢰의 상징이 되게 만든 안철수,

단지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듯해서 매일 연습한다는 천재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새로운 일에 전혀 두려움없이 진군하는 용감한 한비야 등의 이야기에서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라

노력과 자신감이 결국 자신의 삶을 최고로 만든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물론 그 노력과 열정만으로 모든것이 해결되는건 아니다.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서 삶의 방향이 바뀌기도 하는것이다.

힘든 시절을 살면서도 그의 신념을 꺾지않고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한걸음씩 나아간 결과

결국 시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리 브란트와 등소평, 리영희, 정문태.

김두식의 예를 보면서 알 수 있다.


그런데 나를 일깨우고 반성하게 하며 바른길로 가게 감명을 주는 사람들이 꼭 그런 유명인물이나

역사상의 위인들만 있는건 아닐것이다.

지은이도 책을 마무리하는 인물로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들고 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인은 물론이고 그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친구들, 그를 도와주고 보필

하는 직원들에게서 작지만 큰것을 배운다고 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더욱더 자신의 마음에 와 닿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오랫동안 한결같은 말과 행동

으로 삶을 이룩해 나가는 것을 보면 그 자체가 배울만한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누구나 편하게 삶을 살지는 않고 또 편하게 성공하지는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도 실패할때가 있고 좌절할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것들이 결국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여러가지 방식으로 살아도 결국 삶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끊임없는 노력과 쉬지않는 열정, 그리고 삶에 대한 여유일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나의 삶에 스승이 될수있고 배울것이 있다는 것은 그것을 배워 실천

하는것과는 관계 없이 늘 마음속에 새겨놓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정치가나 관료 출신의 책은 내용에 있어서 크게 읽을만한 가치가 없는 책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지은 지은이도 정치인이었고 지금은 체육회장에 재직중인 사람이지만 그런 류의

책과는 분명 격이 다르다고 하겠다.

선입관을 가지지 말고 일단 내용을 보기 바란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서 몇군데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가 주제로 세우는 '삼인행'

은 귀담아 둘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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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 수배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0
퍼트리샤 콘웰 지음, 김백리 옮김 / 노블하우스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드디어 열번째다.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학 스릴러 '스카페타 시리즈'가 첫번째 이야기인 '법의관'에서 시작된지
이제 열번째를 맞이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달리 이 시리즈에는 사랑과 연애, 가족의 이야기가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언뜻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고 살인사건이 부가 되는것처럼 보일 정도로 드라마적인 면이
강한 이야기이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서로간에 보이는 사랑과 애정,우정 등에서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낄수있다
는게 다른 추리소설과는 다르다.
그러기에 끔찍한 살인이 일어나고 차마 눈을 뜨고 보지 못할 시체들이 연이어 나와도 왠지
크게 두렵게 느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성숙되어 가던 관계가 아홉번째 이야기에 허물어지게 된다.
한 사람의 죽음때문이다. 그것도 그들 모두의 구심점이 되던 인물의 죽음이었기에 그 충격이
대단했을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인생 행로에 크나큰 상처가 되어버렸다.
그의 죽음으로 끝났던 전편에 이어서 열번째인 이 소설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부재하는 가운
데서 시작하는 첫번째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울적하고 우울한 느낌의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연인 웨슬리를 잃은 주인공 '스카페타'박사는 이번작에서 슬픔에 무너져내리는 모습
을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분신이라고 할수있는 조카 '루시'는 웨슬리의 죽음에 자신의 책임이 있다는
관념으로 또한 괴로와한다.
웨슬리와 스카페타의 충실한 친구인 '마리노'경감 역시 경찰서에서의 보직변경과 함께 그 자신
의 처지에 비관, 자신감 잃은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런 가운데 서로에 대한 비난과 오해, 갈등등으로 서로 상처를 주고 만다.
주요 인물들이 전작들에서 보였던 따뜻함과 여유가 일순간에 사라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만 살고 있을순 없었다. 다들 자신들이 맡아야할 중요한 직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때맞춰 새로운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외국에서 입항한 컨테이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심하게 부패한 시체가 발견된 것이었다.
얼핏 봐도 단순하게 보이는 사건은 아닌데 뒤이어 일어나는 살인 사건과 맛물려 복잡한 양상으
로 발전해간다.
급기야 프랑스까지 가서 사건의 단서를 알아오기까지 한다.
눈에 보이지 않은 적과 싸우기도 힘든 스카페타와 마리노에게 우군이라고 할 경찰국 부국장의
견제는 이들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그러던 중 사건의 실체에 한발짝 더 다가가던 스카페타는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이 시리즈를 아끼는 팬들은 이번작에서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이야기에 어쩌면 같이 우울해
질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 전작들에 보이는 스카페타, 웨슬리, 루시, 마리노의 웃음과 여유, 사랑에 늘 씽긋
웃고 했기에 이번작에서 남은 이들이 서로 상처를 주는 모습에 당혹감마져 느낄 정도였다.
더욱더 외곬수로 치닫는 듯한 루시도 위험스럽지만, 경찰국에서의 미묘한 갈등때문에 형사자리
에서 쫓겨난 마리노의 낙담은 그것을 지켜보는 나 조차도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인 스카페타 역시 슬픔을 일로 잊어버리려는 듯한 모습에서 정말 꼭 저래야 할까라는
마음이 들었다.
서로가 상처를 주는 말을 할땐 은근히 짜증까지 났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감정이 든다는
것은 그만큼 이 소설에 동화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 아닌 법의학 스릴러 추리 소설이니만큼 사건 해결에 있어서 법의학적인
내용도 사실적이고 재미있게 묘사된다.
이번엔 사람의 '체모'가 중요한 사건의 열쇠가 된다.
어떻게 그것이 사건을 풀어가는 단서가 되는지는 참 상상하기 어려운데 지은이인 '퍼트리샤 콘웰'
은 그 과정을 상세하고도 사실적으로 묘사를 한다.
작은 것 하나에서 사건의 실체를 찾아가는 모습은 언제봐도 감탄스런 장면이다.
사실 미국에선 진짜로 그렇게 범인을 잡는지 의심스러울정도로 정교하고 세밀한 작업이었다.

이야기 초반 주요 인물들의 갈등이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사그라져 가고 서로 상대의 상처를
보듬어 안으면서 차츰 안정감을 되찾아가게된다.
마리노는 다시 형사의 위치로 돌아왔고 루시는 어떤 행동으로 인해서 과거의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카페타에게는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게 된다.
그가 과연 이 시리즈 인물들의 구원투수가 될수있을까?...
지은이인 콘웰은 결말부분에서, 다음편에 무엇인가 연결되는듯한 암시를 하는 장면을 잘 삽입한다.
사건을 해결하는 큰 부분이 워낙 인상깊어서 잘 눈치채지 못할수도 있는데 그걸 찾아보는것도
또다른 재미를 줄것이다.

이 시리즈는 각 이야기마다 독립되어서 새로 읽는 분들은 부담없이 어떤 시리즈를 읽어도되지만
아무래도 인물들간의 이어지는 면이 있어서 1권부터 읽으시길 권한다.
차근차근 읽다보면 인물들이 성장하는것을 차분히 볼수있고 같이 크는 듯한 느낌도 받을것이다.

높다란 산을 오르다가 이제 산꼭대기에 오른 느낌이다.
그런데 오르고 보니 그 너머에 또다른 산이 이어져 있는것같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이제 또다시 나아갈 목표가 생긴걸까.
슬픔을 딛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스타카페 시리즈의 다음편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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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테나 1 - 날조된 고대 그리스 1785~1985, 서양 고전 문명의 아프리카.아시아적 뿌리 블랙 아테나 1
마틴 버낼 지음, 오흥식 옮김 / 소나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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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다빈치코드'라는 소설을 각색한 영화가 개봉했다.
예수가 결혼했고 그 후손이 어디엔가 살고 있으며 그것을 숨기기 위해 기존 교회가
갖은 행동을 한다는, 일종의 음모론 비슷한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대중은 기존관념에 대해서 반기를 들거나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식의 주장에
귀를 잘 귀울인다.
마술이 사람을 속이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마술 기술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것처럼, 이면에
또다른 진실이 감춰져 있는건 아닌가하는 지적인 호기심이 발동하는것 같다.
그러나 그런것들이 논리적이고 설득적인 근거가 부족할땐 바로 그 관심을 거두어버리는
냉정함을 보인다.
다빈치코드는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긴하나 그 논리적 타당성이 미약해서 대중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하는거 같다. 그저 잘쓰여진 '픽션 소설'로 생각을 할뿐 기존
관념을 허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 오랫동안 교육받아온 기존 사실을 뒤엎는, 그야말로 깜짝놀랄 사실을 전하는
전하는 책이 있다.
바로 '블랙 아테나'이다.
알다시피 아테나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아테네의 수호신이다.
고대 그리스는 현대 서구문화의 원류로 일컬어지는 만큼 그때 사람들도 백인이었다고 생각할
수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호신도 '흰색'이라고 예측할수있는것이다.
그런데 그들을 지키는 수호신이 '화이트'가 아닌 '블랙'이라니!
지은이는 제목에서부터 본래 그리스 문명이란것이 아프리카의 이집트 문명이나
페니키아같은 동방문명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수백년동안 진실이었는데 비교적 최근 1-200년사이에 진실이 은폐되고
사실이 조작되어 완전히 다른것을 사람들이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서구사회가 찬양해 마지않는 고대 그리스 문화가 그 독창성은 별로 없고 이집트 문화의
영향아래 발전해왔다는 주장은 기존의 관념에 빠져있던 나로선 큰 놀라움이었다.
마치 '서양 고대사판 다빈치코드'의 이야기 같이 들릴 정도였던 것이다.

지은이의 전체적인 주장의 틀은 이렇다.
고대 이집트는 그리스에 식민지를 건설, 수백년을 통치하면서 훗날의 그리스 문명의 뿌리가
됐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집트와 동방문명을 수용하여 그리스 문화를 건설했다는 것이 이른바
'고대 모델'이고 고대 그리스는 스스로으 힘으로 문화를 꽃피웠고 이집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을 부정하는 것이 '아리안 모델'이다.
지은이는 기본적으로 고대 모델의 입장을 따르면서도 아리안모델과 양립하지 못하는건 아니라
는 측면에서 '수정 고대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
비록 수정된 이론이긴 하나 그리스 문화가 이집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대전제는 그대로 받아들
이면서 그 주장의 근거를 고고학,언어학,상징학 등 다양한 사료를 통해서 논증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재미있는것은 서구문명이 자신들의 문화적 뿌리라고 일컫는 그리스 문명의 역사가나 작가들이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그리스 문화의 근원은 이집트 문화라고 명백히 밝힌 점이다.
역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도 그리스 문명의 뿌리는 이집트와 함께 동방문명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외 많은 고대 그리스 작가들도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이 그리스
문화를 추종하고 계승한다는 서구문화는 그 사실을 철저히 부정하고 기피하고 조작까지 하고
있다는것은 정말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1820년대 이전까지는 유럽사람들조차 동방문명의 영향으로 그리스문명이 발달했다는 것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그럼 왜 수백년간이나 이해되어왔던 사실들이 왜곡되고 조작되고 날조된것일까?
지은이는 서로 연관된 4가지의 힘을 들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반발, '진보'관념의 대두, 인종주의의 성장, 낭만주의의 헬레니즘이 그것들이다.
과도한 민족주의는 인종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인종주의로 발전했고, 앞선 민족인 유럽인의
문화의 뿌리가 '열등'한 민족인 아프리카인의 고대문명에 그것을 두고있다는 사실을 그들로
서는 받아들일수가 없었을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이슬람교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반발과, 18세기 낭만주의적 열정에 잘 부합하는
그리스 문화의 특성등이 이 역사 조작이라는 거대한 음모에 뒷배경으로 작용한 것이었다.

과도한 민족주의에 의한 역사왜곡은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것이 바로 일제 강점기에
강요당한 식민 사학에서 볼 수 있다. 그 식민 사학에서 아직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는 평가를 받는 마당에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역사를 조작해온 서구 문명사에 대해서 우리가
의문을 가질 가능성은 애초부터 희박한 것이었다.
근대화의 혁명이 시작되면서 그 성과물을 세계로 전파한 서구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역사관도
함께 수출하면서 직접 당사자가 아닌 우리들로서는 그것이 조작되었다는것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송곳을 주머니에 넣어 감춘다고 해서 다 감춰지는건 아니다.
그 끝이 끝내 옷을 찌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서구 사학이 감추려고 했어도 고대 그리스인들이 남긴 수많은 실증자료를 모두 폐기
할수는 없었을것이다. 그것들은 어쨌거나 자신들이 뿌리라고 여기는 선조들의 유산이었을꺼
니깐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큰 용기를 가지고, 학계에서 매장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책을 펴낸 '마타 버넬'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수 없다. 주류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는 능히 짐작할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그는 전투적으로 이 문제를 펼쳐보인 것이다.
발표당시 예상대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수많은 비난과 비판에 대한 반론을
하기위해 계획했던 책의 출간도 미룬채 내용을 더 보강한 책을 서술했다고 하니 그 논란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간접적이나마 느낄수 있다.

물론 철옹성처럼 단단한 기존 학설의 벽을 깨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큰 둑이 무너지는
것도 작은 균열에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버넬의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에게 자극을 받아 더 많은 학자들이 많은 연구를 진행한다면 거대한 물줄기를 언젠가는
바꿀수 있지 않을까?

이책은 전체적으로 서론과 10장의 본문, 결론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개괄적인 내용을 담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10장의 내용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 진실들이
어떻게 변용되고 왜곡되고 조작되는지를 연대기순으로 설명하고 있다.
3장까지는 이집트 문명을 받아들였던 진실의 시대를 보여주고 있고, 4장부터 10장까지는
이집트 문화에 대해 점차 왜곡되고 각색되고 통째로 바뀌는 과정들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책읽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책의 쪽수만 880쪽이어서 그 두께에 읽을 엄두가
안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부분의 서론과 부록,주석,해설,미니사전,참고문헌등을 제외하면
본문은 거의 500여쪽으로 줄어든다. 웬만한 장편소설 두세권 정도의 분량밖에 안된다.
할 수 있다.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라.
진실의 문으로 들어설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학술적인 글이라 딱딱한 문체라서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번역 자체는
깔끔하게 잘 된거 같다.
다만 좀더 쉽게 의미전달이 될수 있게 옮길수있는 문장이 더러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밖에 책의 장정도 튼튼하고 편집도 잘 되어 있다. 주석도 상세하고 옮긴이의 시작에서 본
자세한 해설은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역사는 승자에 의한 기록이고 그 기록들이란것이 취사선택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쓰여진 것에 대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던 우리의 태도에 이 책은 반성의 기회를 제공
한다.
역사란 상대적인것이고 진정한 진실은 어떤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없으면 그 이면을
알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 책에서는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서구 유럽 사회의 문화적 오만을 깨우치고 문화의
참된 모습과 의미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스라엘과 중동의 전쟁이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같은 것은 이런 문화적인 오만이 밑바탕에
깔려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은 또한 최근 외국인 노동자나 농촌으로 시집을 오는 외국인 신부의 증가로 점차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에게도 생각할꺼리를 준다고 하겠다.
이런 진실찾기를 통해서 문명과 문명, 문화와 문화간의 진정한 소통을 통한 인류의 평화가
지은이가 바라는 가장 큰 바램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버넬이 쓰고 있는 이 저작물을 전체가 4부작이라고 하는데 이제 1부이다.
나머지 3부가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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