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브레인 - 새대가리? 천만에! 조류의 지능에 대한 과학적 탐험
나단 에머리 지음, 이충환 옮김, 이정모 감수 / 동아엠앤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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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흔히 머리 나쁜 사람보고 새대가리라고 한다. 뭐 아메바도 있긴 하지만 금방 자주 까먹는다고 해서 새머리냐 그런식으로 많이 쓰는 말이다. 근데 진짜 새가 머리가 나쁠까. 머리 나쁘다고 하는것은 인간 기준이다. 인간처럼 창의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면 다 머리가 나쁜거다. 그중에서도 새는 다른 동물에 비해서 더 나쁘다고 한다. 왜? 왜 더 나쁜가. 그 질문에 속시원히 대답할꺼는 사실 잘 없다. 왜냐하면 새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 머리나쁜 새라는 관념에서 벗어날때가 되었다.

 

사실 새가 머리가 나쁘다라고 생각하게 된것은 19세기 비교해부학자였던 에딩거의 연구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그는 새의 머리에는 피질처럼 생각을 책임지는 영역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고 본능에 따른 행동을 하기때문에 새는 지능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은 오랫동안 기정사실로 여겨져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새대가리는 역사속의 유물이 되었다. 1950년대 이후로 꾸준한 연구결과 90년대에 들어와서 인간이나 유인원에서 보이는 행동을 조류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인간이나 유인원 즉 원숭이 뭐 그런 동물에서나 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그렇다면 그건 나름 '생각'이란걸 한다는 말인데 과연 조류가 생각이란걸 할까.

 

조류는 종이 1만종이라고 한다. 뇌 구조가 각각 달라서 그중에서 정말 새대가리라는 말을 쓸 정도로 머리 나쁜새도 분명있기는 하지만 그 말을 쓸수없는 조류도 많다는 것이다.이 책에서는 그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의 뇌는 의미있는 진화를 거친 나쁘지 않은 머리라는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서는 첫번째 장에서 새의 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새의 뇌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인간의 피질과 유사한 신경연결 패턴이 있다고 하고 포유류 뇌에서 지능에 가장 중대한 영역인 전전두 피질과 비슷한 부분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말하자면 인간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다른 동물들만큼의 지능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것이다. 다만 그 구조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바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밖에 머리의 크기와 지능과의 관련, 새의 뇌는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새의 뇌가 단순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동물은 인간과는 달리 먹을만큼만 먹는다. 그런데 일부 새는 환경을 대비해서 먹을것을 저장해놓은데 문제는 새가 날아다니다보면 저장해놓은 장소를 잊어먹지 않겠냐는 것이다. 새대가리라면 분명 그러할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 새는 자신이 숨겨놓은 여러곳의 장소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멀리 하늘에서 날아오면서 그 장소를 지나치지 않고 바로 찾아낸다. 그건 인간보다 더 똑똑한거 아닌가?

책에서는 새의 정교한 공간 이동 감각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새의 우수성(?)을 말해준다.

 

그밖에 의사소통을 위해서 소리를 이용하고 그 신호가 어떻게 인간의 언어와 비슷한지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몇몇종의 새를 통해서 문제 해결 능력에 새의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말해주고 있다. 이런 연구 사례들이 모두 새가 뇌를 사용하고 있다는것을 이야기하고 있는것이다.

 

책은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새라는 존재의 지능과 인지능력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고찰하고 있다. 여러가지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결국 말하고자하는것은 새는 단순히 머리 나쁜 존재가 아니라 나름의 체계를 갖춘 고등동물이란것인거 같다. 아직 새의 정체에 대해서 전체를 다 아는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새대가리는 이제 아니란것이다.

 

학술적인 내용을 전개하고 있지만 어렵지는 않다. 아주 쉬운것도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글이 쓰여져있다. 관련된 사진이나 그림도 풍부해서 시각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쉬운건 글자크기가 작고 한면에 많은 글자가 빼곡히 있어서 가독성이 별로 안 좋다는것이다. 약간 학술서적같아서 몰입하기에는 좀 어렵다. 아무래도 과학서적이란걸 감안하긴 해야하겠지.

그래도 생소한 용어에 대해서 설명도 잘 해놓고 전반적으로 조류의 지능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새라는 종의 신비함에 한발짝 더 다가갈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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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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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 공화국이 된 우리나라는 곧이어 터진 남북간의 전쟁으로 인해서 그야말로 거지꼴이 되었다. 그리고 연이은 독재속에서 진정으로 존경받는 리더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독재정권이 무너진후 민주 운동진영에서 대통령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한결 나아졌지만 그 이후 지도력은 심각한 신뢰의 부족을 보이게 되었다.

 

그럼 과연 진정한 리더쉽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올바른 국가경영으로 갈수 있을까. 그 질문에 답하는것은 과거를 돌아보는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행동으로 안좋은 결과가 계속 반복하는것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대변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현재를 떠올려보고 고칠껀 고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

 

조선에는 27명의 왕이 있었으며 현재의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 시대였다. 유무형으로 현재까지 여러가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이다. 이 왕들의 경영을 통해서 어떠한점을 배울수 있을까가 이 책이 추구하는 뜻이 아닐까 싶다.

 

연대순으로 주요왕들을 짚어보면 우선 태종을 들수 있다. 태종 이방원. 아버지 이성계와 함께 실질적인 조선 개국의 창시자라고 할수 있다. 우여곡절끝에 왕위에 오는 태종은 과감한 정책으로 조선 초기의 불안정한 나라를 안정시킨다. 물이 자주 범람했던 물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 청계천을 조성했는데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면서 너무 과한 노역이 되지않게 했던것은 몰랐던 사실인데 언제나 강할꺼 같았던 태종이 그런 섬세한 정책을 펼쳤다니 놀랍다. 하기야 태종이 피를 부르는 사건을 일으킨건 맞지만 고려말 과거시험에 합격한 우수한 머리의 소유자라는것을 감안하면 못할꺼도 없을 것이다.

 

그런 태종의 안정화한 정국위에서 세종의 태평천국이 펼쳐진것이다. 외척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 세종 장인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면서 다음대의 왕이 마음대로 나라를 다스릴수 있게 한것이다.

물론 세종 자신의 능력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복이라고 할만하다. 세종이 단행한 수많은 정책이 그 이후 조선의 근간이 되었고 무엇보다 한글이 우리민족의 뼈와 살이 되지 않았는가.

그런 세종도 큰 실책이 있었는것이 세자의 세자빈 간택에 너무 간여한 나머지 나중 계유정란의 불씨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책에서는 광해군에 대해서 균형있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가 분명히 패륜이라고 할만한 일들을 했고 또 무리한 국가사업으로 국고를 탕진하고 백성들의 삶을 어렵게 한것은 사실이긴 한데 완전히 미쳐 돌아갔떤 연산군과 같은 선상에 놓을순 없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뛰어난 전후복구와 후금사이의 외교술이다. 전후 복구에 광해군의 추진력이 높이 살만했고 당시 나중의 청이 되는 후금의 급부상에 나라의 존망이 달렸음을 잘 알았던 광해군의 줄타기 외교의 결과로 큰 전쟁없이 지나갈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게 인조반정으로 무너져서 결국 두번의 호란을 맞게 되는것이고.

광해군의 여러 패착은 결국 왕권에 대한 불안감에서 기인한것인데 선조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왕위를 이었다면 더 강한 왕권하에서 국론을 하나로 집결시켜서 명청교체기의 그 험난한 시절을 잘 보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이 책에서 가장 새롭게 주목해야할 왕은 숙종이었다. 숙종이라고 하면 장희빈과 인현왕후를 연상시키정도로 왔다갔다한 인물로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오랫동안 재위하면서 해놓은일도 많고 강력한 왕권을 발휘한 인물이었다. 14세라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서 노련한 대신들을 제압하면서 특히 사림의 거두인 송시열을 한방에 보낼만큼의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정책들을 강력히 실시했는데 국사책에 나오는 여러 정책들의 시초가 숙종이라고 하는것이 많을정도다.

그가 왕권을 강하게 지키는 방법은 한쪽 당에 권력을 몰아주는 것이었다. 한쪽에 줬다가 사건을 만들어서 저쪽에 주고 또 사건을 일으켜서 이쪽에 주고. 그런식의 정책이 신하들을 꼼짝못하게 하는 방법이기는 했으나 싹쓸이라는 방식으로 결국 당색에 의한 경쟁만 더 격화시키고 화해하지 못하게 해서 그것이 결국 왕조의 쇠락을 가속화시키는 단초가 되었다. 어쨌든 그의 강력한 왕권하에서 뒷날 영정조의 조선 후기 문화 르네상스를 이룩하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연대기순으로 대부분의 왕들을 다루고 있다. 그동안 역사상에 잘 다루지 않았던 숙종이나 현종 그리고 조선말깅의 헌종 철종도 나름의 분량으로 다루고 있어서 조선 전체의 왕가를 조망해보는데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세한 정책을 다 다루진 않았지만 적어도 이 왕이 어떤 왕이었고 어떤 생각으로 조선을 경영했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감을 잡을수 있게 해놔서 책 한권을 읽고 나면 눈에 쫙 그려진다.

글이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고 중간중간 관련된 그림이나 지도등을 적절히 잘 삽입해서 이해를 돕고 있어서 국가경영이라는 측면에서도 좋지만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도 전체적으로 훑어준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어서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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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보고 싶은 중국 옛 그림 - 중국 회화 명품 30선
이성희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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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말그대로 뭔가를 알아야 그 진가를 알수있다는 말인데 이 책을 봤을때의 느낌이 딱 그랬다. 사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그림은 그래도 책을 통해서나 방송 신문 매체를 통해서 가끔 보기도 했고 드물지만 박물관 가서 본적도 있어서 낯선편은 아니다. 그런데 중국의 그림이라면? 중국이라...우리나라의 정말 잘 그린 국보급 그림들도 참 많지만 오랫동안 동양문화의 중심국가였던 중국의 회화는 질과 양에서 엄청날꺼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대규모이다보니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봐야할지를 고민할수있는데 그것에 작은 길잡이가 될만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 고민을 안다는 듯이 지은이가 중국 회화 작품중에서 특히 봐두어야할 명작을 30개선정해서 자세한 해설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찬찬히 음미하면서 더 관심있으면 가지치기 하면서 관련분야를 찾아보면 괜찮게 감상이 될꺼 같다.

 

책은 우선 한 시대의 전형을 이룬 불후의 명작들을 소개한다. 지은이는 신품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최고의 회화라고 할만한 작품들인데 처음에 고개지의 '낙신부도'가 소개된다. 꿈을 그린 작품인데 언뜻 우리나라의 몽유도원도가 생각나기도 한다. 일단 작품은 대단하다. 길이가 5미터에 달한다. 이 작품은 중국의 그 유명한 조조의 아들 조식이 꾼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렸는데 꿈이긴 하지만 현실감있게 그렸고 구도나 붓터치등이 과연 신품답다 싶다. 이 작품은 진본이 아니라 송나라때 그린 모사본이라고 하는데 1500년도 더 전에 이런 그림을 그렸다니 중국은 중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원의 '고사관록도'는 우리나라의 세한도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여백이 꽉 짜여진 작품으로 그림속에서 여유도 느끼면서 고독을 넘어선 어떤 경지를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글씨로 유명한 조맹부가 그림도 그렇게 잘 그릴줄을 몰랐는데 책에서는 '작화추색도'를 소개하고 있다. 완전 총자연색 그림인데 요즘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림색깔이 산뜻하게 살아있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조맹부는 세계사책에도 나올만큼 왕희지와 더불어 글자로 아주 유명한데 그림도 그 명성다운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2부에 들어가면 궁궐과 저잣거리의 여러가지 삶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처음에 소개되는

고굉중의 '한희재야연도'는 깜짝 놀랄 그림이었다.이 그림은 북송시대 비단에 채색된 그림인데 그 채색된 색이 정말 요즘에 무슨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린것처럼 아주 곱고 정교하게 칠해져있다. 인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행동이나 표정이 하나하나 생생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데 참 대단하다싶다. 북송시대면 서기 970년경인데 무려 천년전이다. 그 당시에 이런 세련된 그림을 그릴수 있었다니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2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3부에서는 주류의 그림을 좀더 발전적으로 도발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오빈의 '산음도상도'가 눈에 확 들어온다. 뭔가 상상화 같기도 한데 바위가 그냥 막 휘몰아치면서 그려지는데 때로는 구름이 되고 때로는 물줄기가 되면서 다양한 변주를 뿜어내고 있다. 9미터짜리 두루마리 종이 그림인데 이 그림 역시 대단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지은이는 돌의 몽상이라고 하는데 딱 맞는 소리다. 그림의 선들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도 충분히 재생산할수있을 정도로 멋진 그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유명한 옛그림들은 사실 거의 알지도 못했다. 책에 소개된 작가중에서도 이름정도 아는 사람이 몇명뿐이고 대부분은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번에 이름과 대표작들을 보면서 그 위명을 새기게 되는 기회가 된거 같다. 지은이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서 소개하면서 그림에 얽힌 여러가지 사연도 이야기해주고 그림 해설도 해주는데 쉽다. 어렵지 않게 잘 이끌어가서 좋다. 관련되는 다른 작품들도 같이 보여주면서 이야기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다만 그림을 책속에 넣으려니 작게 축소되어서 그 멋을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있었고 특히 길이가 길어서 양면으로 펼칠수밖에 없는 그림은 두쪽으로 나누어져있어서 보기가 불편했다. 차라리 제작비가 더 들더라도 첨부형식이 되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만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중국, 드넓은 그 대륙땅에는 그야말로 헤아리지 못할 만큼이 명화들이 가득할것이다. 전공자가 아니라면 다 알수도, 다 알 필요도 없지만 이렇게 엄선된 작품들을 쉽고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감상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책이어서 인문적, 예술적인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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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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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할머니들. 나이든 사람이 귀엽다고 할때 딱 이거같다. 참 귀여운 할머니들.

전작에서 생각치도 못한 강도들의 이야기에 흐뭇해져서 어디 뒷이야기 또 없을까나 했는데 그 아쉬움을 달래주려 새로운 작당을 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무려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도박해서 돈을 쓸어담을려나 아니면 도박한 돈을 슬쩍 하시려나?

 

무료하고 따분한 요양소 생활이 싫어서 얼떨결에 노인 강도단이 되어서 한바탕 난리를 치른 이 귀여운 노인들이 이번에는 미국으로 간단다. 뭐 그 나이에 돈 훔쳐서 떵떵거리고 쓰고 살자고 그런진 않았을꺼고 한탕한 돈으로 여기저기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할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라스베이거스에 온 것이다. 도박장의 돈은 검은돈이니 그냥 갖고 가도 된다고 여겼으려나.

 

그런데 그 한탕을 하기도 전에 값나가는 다이아몬드를 얻게 된다. 어쩌면 니 노인들보다 더 띨띨한 보석도둑이 흘린걸 얻게 된것이다. 그리고 이러저런 난리끝에 돈도 얻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것이 쉽지 않을터인데 그것도 어떻게 가게 된다. 그런데 완전 범죄를 눈앞에두고서 그 전리품이 사라진걸 알게된다. 다이아몬드는 물론 훔쳤던 돈을 넣어둔 계좌도 탈탈 털린것이다. 그렇다고 의기소침하고 있을 노인들이 아니겠지. 곧바로 새로운 계획에 착수하면서 새롭게 털(?) 궁리를 한다.

 

이번작에는 전작보다 좀더 스케일이 커진거 같고 등장인물의 변화도 있다. 아무래도 나이든 사람들로만 계속해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인지 5인조 강도단 이외에 3명의 젊은이를 합류시킨다. 아무래도 똘똘한 젊은 사람이 들어오니 좀 더 짜임새 있다랄까. 무엇보다 사건의 개연성을 개선시킨거 같다. 아무튼 이렇게 어우러져서 흥미로운 강도단의 활약이 지속된다.

 

책의 배경은 스웨덴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마지 않는 복지선진국이다. 그런데 복지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든것을 해결해줄순 없는 법. 기본적인 생활은 보장이 되지만 살아가야할 행복을 주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냥 요양소에서 편히 쉬기만 하라는것. 노인들이 즐길수 있는 여러가지 스포츠나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어서 이 노인들이 결국 한탕하러 나온것이었다.

 

사실 가장 기본적인 먹고 사는 문제에서조차 보장이 안되있는 우리에게는 꿈같은 일이기도 하다. 노인 빈곤률이 최상위라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입장에서 편히 쉴수 있는 곳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을 가질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밥먹고 가만있는것만으로만 살수 있을까. 결국 사람은 사람답게 무언가를 하면서 살아야하는데 그것이 보장이 안된다면 죽는거나 다름없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한 책이었다.

 

전편도 재미있었지만 좀더 공간과 인물이 확대된 이번편도 좋았다. 이 귀여운 할배 할매들의 이야기가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벌써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제목은 의아하다. 제목과 등장인물만 보면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한바탕 싹쓸이하고 온줄 알겠다. 거기는 실제적인 장소라기 보다는 하나의 상징적인 것으로 지나치는곳이란 생각이 드는데 그렇게 정한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나름의 사회 현실을 잘 꿰뚫고 있으면서 그것을 해결한다기보다는 푸는 방식으로 노인 강도단을 설정한게 독특하면서 재미있다. 7-80대 노인들이 그렇게 활기차게 돌아다니는것이 과연 가능할까하는 생각도 들긴 들지만 나이가 문제라기 보다는 어쨌든 노인이라는 신분을 잘 활용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잘 이끌어간듯하다.

 

작당모의를 끝낸 이 노인들은 일단 '쉬어' 이다. 기력을 보충한 그들이 다음번에는 어떤 활약을 할지 후속작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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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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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이 주인공이 되는 아주 특별한 소재의 책이네요. 청인이 나와서 어떻게 전개될까했는데 스릴감있게 잘 전개되어서 내용이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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