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식단 -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비밀
이영훈 지음 / 북드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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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원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먹고 실행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을지에 대해서 상세하면서도 실제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실용적인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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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알면 역사가 보인다 - 그림으로 보는 세계 신화 보물전
최희성 엮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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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중에서 신화와 관련된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이었다. 이미 다양한 혀태로 나와있는 내용이지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쓴터라 많은 사람들이 읽었던 것이다. 그처럼 신화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이다. 물론 단순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문화와 역사를 상징적으로 포괄하고 있는 중요한 옛날 이야기이다. 어떤 지역에 있던 신화는 그 지역의 시초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건국을 어떻게 했으며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여러가지 상징적인 내용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단순한 옛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로써 해석할수도 있는 내용이다.

 

우리는 단군 신화를 알고 있다. 이야기야 하늘의 아들이 웅녀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으니 그 분이 우리의 시조인 단군이다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곰을 숭상하는 부족과 호랑이를 숭상하는 부족이 같이 경쟁하다가 곰부족이 승리를 했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옛날에는 문자가 없었기에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통해서 나라의 시초 이야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신화는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나 우리의 단군 신화등 많지 않은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상업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이지 세상 곳곳에는 수많은 신화가 있고 그 신화를 바탕으로 많은 나라들이 생겨났기에 그 신화도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세계의 신화를 발굴해서 흥미롭게 잘 소개하고 있다.

 

신화를 잘 들여다보면 그 지역과 그 시대의 삶을 알 수가 있는데 처음 나오는 메소포타미아 신화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 지역은 오늘날의 중동인 이라크 지역으로 최초의 문명이 나타나고 많은 왕조가 들어섰던 지역이다. 여기에는 티그리스 유프라데스라는 강이 있는데 이 강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았지만 대홍수나 범람등으로 인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쪽의 신화는 그런 물을 다스리는 영웅이 등장하게 되고 그들 속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잘 알려진 수메르 신화와 길가메시 신화가 여기에서 나타난다.

 

헤브라이 문명의 신화를 보면 오늘날의 기독교 성경 이야기와 연결이 된다. 이 신화의 중심지는 가나안이라는 곳인데 지리적으로 메소포타미아 신화 지역과 가깝다. 그래서 당연히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영향을 받았는데 처음에 바알신을 숭상하는 바알 신화가 힘을 얻었다가 여기에 대립되는 하나님 신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성경중에서 구약 성경이 천지 창조부터 나오면서 인간이 창조되고 아브라함에 이르러 자손이 번성하는데 이것이 일종의 신화였던 것이다. 이 신화를 바탕으로 기독교가 나타나고 또 이슬람교도 나타나는데 이 둘의 종교적 뿌리는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많이 뜨는 신화는 북유럽 신화다. 이 신화에 나오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영화나 소설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북유럽 신화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기에 나오는 신들의 신인 오딘을 비롯해서 로키, 토르,라그라로크 등의 이야기가 오늘날에 많은 장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신비스럽고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새롭게 변주하기에 쉬운게 특징이다.

 

사실 위에 이야기 한 신화들은 나름 인기있고 알려진 신화지만 잘 몰랐던 신화도 참 많았다. 동윫 슬라브 문명에서 발원한 발트 신화나 슬라브 신화도 흥미로왔고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아프리카 대륙의 문명과 신화는 더 흥미로왔다. 인류가 최초로 나타난 것이 아프리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신화가 없을리가 없다. 아프리카는 수많은 종족이 있는 곳인데 각 종족마다 또 수많은 신화가 있는데 각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아프리카인은 자연의 모든 곳에 신이 있다고 믿었고 '최고 신'에 관한 이야기나 다른 신의 이야기, 수호 정령 이야기, 동물신의 이야기,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 이야기 등이 전승되고 있다. 아프리카 신화는 처음 읽었는데 강렬한 인상과 흥미로운 느낌을 받았다.

 

이밖에도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문명들에서 나온 신화도 있고 페르시아 , 인도, 켈트 신화 등을 통해서 전 세계에 참 많은 신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과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각지의 신화도 흥미로왔는데 지은이가 왜 우리나라 신화는 뺐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단군 신화를 비롯한 고대 국가의 신화도 함께 실었으면 좋았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참 잘 읽힌다. 신화라는 것이 내용이 많은데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우도 많아서 핵심적인 것을 압축해서 소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그런면에서 잘 전개가 된다. 각 지역의 신화를 보기 편하게 쉽고 재미있게 잘 소개 하고 있어서 신화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 전세계에 참 다양한 신화가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했다.

 

게다가 내용과 관련된 여러 그림이나 사진을 적절히 잘 제시하고 있어서 더 이해를 쉽게 한다. 신화에 관심있는 사람이나 처음 알려고 하는 사람에게 소개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신화를 더 깊게 소개한 책을 읽어도 좋을꺼 같아서 신화의 문을 열기에는 참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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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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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쓰다 신조는 일본의 공포 미스터리 장르의 일가를 이룬 작가다. 인간 본연의 공포심을 이용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데 단순하게 공포심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더 사실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 작가는 여러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데 독특하게 '집'시리즈가 있다.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서 어떤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데 사실 집이란 공간은 옛날부터 공포심의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그래서 동서양의 호러물을 보면 집이 주는 특유의 그 느낌이 있다. 미쓰다 신조는 그런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모르는 공간인 집을 이용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앞에 나온 '흉가', '화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내용이다. 좀 더 평범한 느낌의 집이랄까. 제목만 보면 이상한 집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주인공인 유마는 아직 어린 한 소년이다. 오사카에서 살았는데 어머니가 재혼을 해서 새 아버지랑 도쿄의 대저택 같은 곳으로 이사를 간다. 어딘가 무뚝뚝한 새 아버지와는 달리 새 삼촌은 유마에게 더없이 편하고 친절해서 유마는 삼촌을 좋아하고 있다. 그러던 중 여러가지 사정으로 당분간 유마는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삼촌은 자기가 살던 아파트가 아닌 근처 숲 속 별장에서 살자고 한다. 


보통 같으면 산책하기 딱 좋은 별장인데 어딘가 느낌이 이상하다. 아닌게 아니라 별장 근처의 숲은 어린 아이만을 납치한다는 이상한 곳이다. 그냥 전설로만 전해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최근에 아이가 그 숲에 들어갔다가 납치되어서 살아 나오지 못한 경우도 있고 살아 나와도 기억을 잃어버린 일도 있었다. 당연히 유마는 그 숲에 들어가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지만 무언가 이끌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별장 집은 오래되어서 윗층으로 올라갈 때 삐걱하는 소리도 들리는 곳이다. 그런데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이제 진짜 유령일지 아니면 누군가가 침입했을지.


이야기는 유마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상한 일들을 중심으로 전개가 된다. 특히 상냥하고 친절한 삼촌이 뭔가가 이상하다.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듯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어린 유마가 깨닫긴 힘들다.


책은 초반에 뭔가 미스터리 하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의 집을 묘사하느라 조금 느리게 진행이 된다. 중반부터 유마가 겪게 되는 무서운 일들과 함께 후반부에 반전이 일어난다. 누가 나쁜 사람인지 누가 내 편인지 유마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게 된다.


책은 겨우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인 어린 유마의 시점에서 전개가 된다. 아직 어리기에 여러가지 기현상에 대해서 더 공포심과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사실 그 상황에서는 어른이라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을까도 싶다. 내가 유마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 현실감이 있을꺼 같다.


이야기는 후딱 읽힌다. 재미가 있으니 한번에 읽으면 그대로 읽게 된다. 사람에게 안전함과 따뜻함을 주는 공간인 집에서 일어나는 여러 괴이한 일들은 우리가 상상이 가능한 이야기라서 더 사실적으로 느낌이 오는 것 같다. 눈에 확실하게 보이는 괴물이나 유령은 상상이 안되지만 이 작가의 이야기는 있을법한 상황을 만들어서 전개가 되기에 더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끼는 것이다.


이미 시리즈로 나온 흉가나 화가와 함께 이어서 읽는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책은 한번에 딱 읽어내려가야 한다. 중간에 쉬다가 읽으면 책에서 느끼는 그 느낌이 제대로 전달이 안된다. 한번에 읽고 느끼는 그 느낌. 읽어보면 무엇인지 알 것이다. 밤에는 읽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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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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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참 암울한 곳에 있다. 위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국이 버티고 있고 아래로는 일본이, 바다 건너는 미국이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우리가 북한을 주 위협으로 삼고 거기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어서 그렇지 주위 강국들도 만만치가 않다. 문제는 미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위협적인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큰 충돌은 있지 않았지만 부동층을 향한 그들의 욕심을 생각할때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국과 일본이 우리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다.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수 천년간 수 없는 접촉을 했다. 전쟁도 했지만 문화를 수입하기도 했다. 중국에 통일 왕조가 들어섰을 때는 사대를 해야 했다. 그래도 우리가 숙이면 직접적으로 망하게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일본. 일본은 이미 임진왜란을 통해서 우리를 집어삼킬려고 했고 끝내 우리를 식민지화했다. 그리고 그때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징용 관련한 우리나라의 대법원 선고와 관련해서 경제 보복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웃 나라랑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지만 일본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기발밑에 두고 맘대로 할려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발전해서 일본이 무시못할 나라가 되었으니 망정이지 언제 또 또 다른 형태의 침략을 할지 모른다.


진짜 우리가 힘이 약하다면 다시 일본의 군사적인 침략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경제적 문화적 침략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분쇄하고 전쟁을 막는 방법은 우리의 국력을 키우는 것이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과 일본인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대처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덕택에 이웃 나라 공부하게 되었단 소리다.


일본이란 나라도 알아야겠지만 일본 사람에 대해서 공부할만한 책이 많지 않았는데 딱 시의 적절한 책이 나왔으니 바로 이 책이다. 지은이는 동아시아 속의 일본이 아니라 유라시아라는 큰 그림에서 일본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일본과 곁들여서 우리나라와 중국까지 같이 보면서 전체적으로 일본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으로 일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감을 잡게 하는 거 같다. 


우선 첫째 권인 이번 책에서는 일본과 유럽이 처음으로 접촉한 1540년대 초부터 다루고 있다. 이때가 일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대이다. 이때 서양은 지리상의 발견으로 해외로 팽창하던 시기였다. 당연하게 동양으로도 진출하게 되는데 그들에게 눈에 뜨인 나라는 중국과 일본이었다. 우리나라는 존재는 알았지만 별 가치가 없다고 여겼는지 그냥 지나가버렸고. 하지만 서양에게 주된 관심은 중국이었지 일본이 아니었다. 일본에게는 위기였지만 행운이었다. 서양의 침략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실질적인 침략은 없었고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서양을 공부하는 기회로 삼았으니 행운이라고 할 만 했다.


당시 일본은 전국 시대를 거쳐서 통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책은 유력한 장수들이 하나씩 사라지면서 전국을 통일하기 직전의 오다 노부다가의 행운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 조선 침략에 이어서 히데요시의 사망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막부로 이어지는 시대를 설명하는데 이때 일어난 일을 단순한 일본의 일이 아닌 동남아시아나 동중국해 연안 너머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과 비교해서 동아시아 판, 유라시아 판에서 크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주고 있다. 일본이 어떤 행운을 가졌으며 그 행운을 어떻게 기회로 만들었는지 내재적인 역량을 키웠던 일본인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당시 서양 세력이 조선에 접촉을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거대한 중국을 침략하는데도 힘이 딸려서 우리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서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어찌 보면 평화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세상이 변화하고 있던 그때에 더 발전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것은 불운이 아닐까 싶다. 일본도 우리보다는 관심을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침략을 당할 정도는 아니었고 대신 무역은 했었기에 그 무역의 기회를 통해서 서양에 대한 문을 열어두게 되었고 그것이 훗날 큰 기회로 작용했던 것이다.


물론 일본도 전체적인 기조는 쇄국이었지만 일부 항구에서 제한된 무역을 허용해서 그것을 통해서 외부에 대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로 일본이 급속하게 발전한 것은 이미 그전에 오랫동안 해외와의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재미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쓰여져서 일본사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잘 읽힌다. 아무래도 역사 이야기라서 일본사를 조금 알면 더 이해하기가 쉽겠지만 그냥 막 읽어도 좋을 내용이다. 시리즈가 이어져서 5권으로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얼른 빨리 두 번째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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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강응천 지음 / 동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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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나라 이름은 대한민국 이고 북한의 나라 이름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야 우리가 늘상 써왔으니까 이상할 것이 없는데 왜 북한은 그렇게 긴 나라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어렸을때 궁금했던 적이 있다. 게다가 공산국가인데 왠 민주주의? 그리고 망한 나라인 조선을 맨 앞에 쓴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했었다. 나이가 들어서 대충 그 이유를 알게되었지만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의문에 대해서 아주 세세하고 차근차근하게 잘 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이 '국호'만 떼어서 국호를 정하는 것에서도 남북 분단의 씨앗이 되었음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

 

나라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쉬운것이 아니다. 나라를 세운 사람들의 이념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담는다는 점에서 그것을 뜻하는 이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가 건국했을때 이념은 옛고구려를 계승하고 통일 왕국을 세운다는 뜻이 들어가서 그렇게 지은 것이다. 남한의 대한과 북한의 조선도 단순하게 지은것이 아니라 분명한 의미를 가지고 지어진 이름이다.

 

우선 우리의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살펴보면 일단 '대한'은 구한말 대한제국 시절의 그 '대한'에서 따온것이 맞다. 하지만 '한'은 그전에 삼한 시대에 있었던 그 한으로부터 연유가 되었다. 일단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나라임을 선포한 대한제국을 잇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민족적인 의미도 있었다. 일제에 의해 빼앗긴 '한'국을 새로 새운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것이 집약되어 나타난 것이 3.1 운동뒤에 결성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이다. 국호를 정할때도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고 하니 허투로 지어진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나라가 망한 후 처음으로 세워진 통합된 임시 정부는 독립 방향을 놓고 내분이 일어나고 만다. 당시 임정 주류의 외교론에 맞서서 더 강한 투쟁을 원했던 사람들과의 견해 차이가 심각했던 것이다. 그것에 불을 지핀것이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의 '위임 통치 제안설' 이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이승만이 미국더러 한국을 위임 통치 해달라고 한 것이다. 이것이 폭발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회의가 열였지만 임정을 개혁하자는 개조파와 임정을 대신할 새로운 독립운동의 지도기관을 세우자는 창조파로 나누어져서 끝내 분열되고 말았다.

 

이 분열은 다시 봉합되지 않았고 비타협적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은 점점 임정에서 멀어져갔다. 그때부터 단체 이름이나 국호를 '한'이 아닌 '조선'을 주로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1940년대에 김원봉과 일부 좌파세력이 임정에 합류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좌익 계열은 조선을 썼다. 물론 좌익 계열이 대한에 처음부터 거부감을 보인것은 아니다. 처음에 임정이 결성될때도 큰 문제가 없었고 한국인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을 창립했을때 이름은 한인사회당이었다. 그 뒤로도 좌우합작을 할때는 대한을 쓰는데 큰 반대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좌익은 우익이 사용하던 한을 버리고 조선 그것도 봉건 왕조였던 조선이라는 이름을 쓰려고 했을까. 그것은 대한제국을 계승할려고 했던 우익에 비해서 좌익은 계승 의식이 없었고 인민대중의 국가를 지향하던 그들에게 당시 조선이라는 이름이 친숙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외로 당시 일제하 민중들에게 대한이라는 이름은 그다지 친숙하지 않았고 일제 전의 왕조였던 조선에 친숙했던 것이다.

 

좌익으로서는 우익에 맞서는 선명성을 가질수 있고 민중에게 더 익숙한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독립 운동에 대한 주도권을 쥐려는 의미도 있었을꺼 같다. 그러나 이렇게 국호에서부터 분열된 모습은 나중에 진짜 분단이 되는 단초가 되었다고도 볼 수가 있다. 치고 박고 싸워도 임정 내에서 했어야 하는데 서로 딴 살림을 차리는 순간 다시 합쳐지기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당시 임정을 보면 우익쪽의 민족주의계열이 더 주류였는데 이들이 좌익을 더 포용했다면 독립 운동사는 달라졌을것이고 분단의 역사도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분열된 독립 운동을 했지만 어쨌든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는 것이었다. 어쩌면 독립이 되지 않았을때의 국호 논쟁은 큰 문제가 아닐수 있다. 본격적인 문제는 해방후였다. 남과 북에서 모두 통일된 국가가 아닌 단정을 만들려는 분위기가 이루어졌고 좌우의 분열속에서 통합은 쉽지 않아 보였다. 좌우 합작을 하려는 중도세력은 여운형의 암살을 계기로 급속히 세를 잃었고 김구의 임정이 분단을 막아보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남한에는 이승만이, 북한에는 김일성이 대표가 되는 나라가 각각 세워졌던 것이다. 당시 정세가 미소냉전의 기세가 완연히 강해지고 있었는데 그 소용돌이속에서 끝내 분단이 된 것이다.

 

지은이가 말했듯이 대한이던 조선이던 분단을 가정하고 만든 나라이름이 아니었다. 분명한 것은 통일된 조국을 생각하고 지었던 이름인데 그것이 실패로 돌아가고 각각의 나라 이름이 된 것이 참 안타깝다. 그저 '임시'이름이었는데 그것이 임시가 아니라 70년이 흐른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라이름을 지었던 그들은 이렇게 분단이 오래갈줄 상상했을까.

 

책은 남북한의 국호가 어떻게 정해졌고 또 어떤 맥락에서 정해졌는지 전후 사정을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독립운동의 방향 설정에서 비롯된 국호 논쟁이 끝내 분단으로 귀착되었고 그 과정의 논의 과정과 이름의 의의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적고 있다. 내용은 읽기 무난한 수준이나 현대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수 있을듯도 하다. 그러나 나라이름 국호를 통해서 복잡한 남북 분단의 역사를 조망할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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