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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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는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셰익스피어에 뒤지지 않는다는 말은 그만큼 글을 잘 쓰고 그 속에 진실이 담겨 있어서 그런것이 아니겠는가. 좀더 연극적인 셰익스피어에 비해서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처절한 현실을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이 많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거 같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나온지 꽤 되지만 많은 영화나 연극 등으로 각색되면서 사람들 곁에 있어왔다. 하지만 원전만큼은 못한 법. 의외로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은 많은데 원작 그대로의 분량으로 나온 책은 많지 않다. 내용이 그만큼 방대해서 축약한 책들이 많은 것이다. 세계 문학 전집의 형태로 나온 책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현대지성사에서 나온 책은 원전을 완역한 판본이라서 이 책의 진가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야기는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인물이 나고 자라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일생을 그린 내용이다. 보육원에서 자라난 올리버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구박을 당하면서 살고 있었다. 9-10살이 되면 견습공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그도 굴뚝 청소부가 될 뻔 했지만 장의사의 집에 들어간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힘든 시간을 겪다 못해 런던으로 도망 간다.


가족도 없고 돈도 없는 올리버가 할 일은 없었다. 그런 아이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나쁜 길로 빠지게 되는데 바로 소매치기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가 한 노인을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을 얻어서 바른길로 가게 된다는 것이 대략적인 이야기다.


이야기의 무대는 산업혁명 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도시로 몰려들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도 자본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고치려고 하는데 산업혁명 초기에는 윤리도 뭐도 없던 시절이었다.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지고 노동 착취가 일반화되었던 시기였다. 당연히 인권이란 것도 없고 하층민은 그야말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다.


작가 찰스 디킨스는 그런 시대적 배경을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인물을 통해서 사실적으로 투영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성장기에 런던의 구두약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가난한 삶을 살아야했다. 그때 보았던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모습들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때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노동착취가 행해지고 있고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정당한 노동의 댓가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각 사람들의 능력에 맞게 일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노동력이 있어도 굶는 일도 일어나는 이 시점에 올리버 트위스트의 내용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긴 내용이지만 날 잡아서 쭉 읽어 내려가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오늘날에도 충분히 통할 가치가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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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팩토리 - 공장은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꿔왔는가
조슈아 B. 프리먼 지음, 이경남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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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보면 그때 그때 역사를 크게 바꾼 특이점이 존재한다. 맨손으로 살다가 석기를 이용하는 시대는 엄청난 변화였고 석기가 아니라 청동기, 철기로 이어지는 도구의 발달에는 사회적 문화적 군사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고 또 거기에 비례해서 인류의 삶도 더 나아졌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그 유지 기간이 오래되었고 변화도 단번에 일어나지는 않았다. 변화의 속도는 더뎠고 혜택을 보는 지역은 천천히 늘어갔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그 여파도 빨리 나타났으며 미치는 지역도 큰 속도로 퍼져났는것은 바로 산업혁명에 의해 생겨난 '공장'이다. 이 공장은 기존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공장에서 생산된 엄청난 생산량은 기존의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 결과 공장에서 나온 물품을 수많은 사람들이 쓰게 되었고 그것으로 경제적인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대량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량 인원을 노동자로 쓰게 되었고 이들은 기존의 농민들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새로운 계급으로 태어났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온 공장의 존재는 지금 이 시점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공장의 존재를 통해서 이 공장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변화시켜왔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공장의 시초부터 대표적인 나라들의 공장을 통해서 사회를 들여다보고 지금 시점에서 공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우선 처음에 공장이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721년 영국에서 우리가 공장이라고 부를수 있는 형태의 공장이 처음 생겨났다. 건물 자체가 딱 우리가 상상하는 그 공장의 모습이었다. 초기의 공장들은 방적 면직 등을 위한 공장이 많았다.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면직물을 찾는 수요도 늘어났고 이것을 대량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공장의 등장이 필수적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공장의 탄생은 점차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산업 혁명의 가장 기본적인 저변을 담당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공장이 점차 대규모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것이었다. 공장이 많이 세워졌지만 가내수공업의 경쟁력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소규모 공장이 자이언트 공장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장은 인력 배치를 효율적으로 함으로써 더 많은 생산을 할 수 있었고 곧 이것이 산업의 표준이 되었다. 자이언트 공장이 생산해 내는 물량을 과거의 가내수공업 형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공장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없던 계급이 생겨났다. 바로 실제 노동을 하는 노동자와 이들을 고용하는 자본가다. 처음에는 낮은 임금에 형편없는 복지에 장시간 근로에도 아무런 불평없이 공장에서 일만 했던 노동자들은 서서히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인간 본연의 권리에 대해서 눈을 뜬 것이다. 노조가 결성이 되었고 파업권을 무기로 자본가와 대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태동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자본가와 노동자계급은 지금까지도 존재하면서 사회적 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책은 영국에서 시작된 공장이 미국으로 넘어와서 더 큰 규모로 세워졌고 공산주의의 종주국 소련에도 도입이 되면서 전세계적인 공업의 상징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오늘날의 공장의 모습은 어떠한가. 초기 공장의 비인간적인 모습은 오늘날 거의 없어지고 좀 더 인간답게 일 할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것은 맞다. 그러나 요즘의 공장은 낮은 임금으로 더 싼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 저개발 국가에 세워진 글로벌 기업의 공장들을 보면 옛날에 생겨났던 자이언트 공장의 재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공장은 커졌지만 거기서 일을 하는 인원은 줄어들었다. 노동자와의 마찰을 줄이고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각종 기술이 발달, 기계화와 로봇화로 인해서 노동력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어떤 공장은 옛날에 수백명이 일하던 것이 기계화로 인해서 단 몇명의 인원이 그 큰 공장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생산은 더 많이 한다. 앞으로 그 인원은 더 줄어들수 있다. 그럼 그 많던 노동자들은 어디로 갈까. 앞으로 미래의 공장은 어떻게 존재하게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싸고 편리한 물품을 제공하는 공장이 생겨나서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잘 보여준다. 압축 성장을 해온 우리에게도 많은 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아무리 산업이 고도화 선진화 되었다고 해도 아직도 공장은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거기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 지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산업 혁명을 앞두고 있는 지금 공장의 좆재 의의와 함께 앞으로의 어떻게 존재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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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
신영란 지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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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은 권력을 가진 신하를 말한다. 그런데 권신이 그 권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왕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참모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간신이자 역적이 될 수도 있다. 역사상의 수많은 권신들을 통해서 그들이 결국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잘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고려와 조선의 역사를 보면 훌륭한 군주 곁에는 좋은 참모가 있었고 나라를 망치게 하는 군주 곁에는 군주의 눈을 흐리게 하는 간신들이 있었다. 좋은 신하가 있으면 역사가 발전하게 되지만 그 반대일때는 역사가 후퇴하거나 왕조의 운명이 흔들리는 것이다.

 

후삼국시대를 끝내고 고려 왕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좀 더 진전된 시대가 되었음을 말한다.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은 원래 송악의 토호였다. 후삼국 시대의 강력한 나라였던 후고구려의 왕 궁예의 일등가는 참모였다. 실제로 왕건이 전국을 누비면서 후고구려의 영역을 넓히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궁예는 외부가 아니라 스스로 무너졌고 왕건을 좋은 참모로 활용하지 못하고 패망하고 말았다. 어찌보면 궁예의 그릇이 그것밖에 안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왕건의 진가를 못 알아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왕건은 궁예에 의해서 기용되었던 최응과 유금필을 중용함으로써 그들의 충성을 일으켜 세웠다. 궁예처럼 믿지 못하고 능력을 방치한 것이 아니라 덕으로써 그들을 감읍시키고 계속해서 그들에게 믿음을 주었기에 왕건에게 큰 힘이 된 신하들이 된 것이다.

 

물론 믿음을 주고 의지를 했는데도 배신을 한 신하가 있으니 고려 중기의 이자겸이다. 이자겸은 문종때 명참모였던 이자연의 후손이다. 이자연은 인주 이씨의 전성 시대를 이끌어낸 인물인데 문종이라는 지혜로운 군주 아래에서 영민하게 잘 처신해서 자신은 물론 가문의 영예를 일으킨 사람이다. 그의 후손이 이자연만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자겸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신임하는 왕을 정성스럽게 모시는게 아니라 스스로 왕처럼 굴다가 기여코 왕이 될려고 했다. 다행히 그의 수하였던 척준경에 의해서 모반이 진압이 되었지만 이때 이후로 고려의 국운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선 초중기의 최고의 권신이라고 한다면 정도전과 한명회다. 정도전은 그야말로 조선의 설계자다. 이성계의 군부가 고려를 무너뜨리긴 했지만 그 모든 계획에 정도전이 있었다. 그리고 조선이 건국되자 모든 문무의 기초와 궁궐 등 조선 왕조의 체계를 정도전이 다 짜서 실행했고 그것이 조선 내내 이어갔다. 그러나 너무나 욕심을 냈을까. 왕위 계승과 관련해서 순리를 따르지 않고 어린 왕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데 앞장섬으로써 결국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다. 정도전은 권신이었지만 간신이 아닌 명참모였지만 마지막의 선택은 아쉬운 점이 있다.

 

한명회는 한미한 벼슬에 있었지만 수양대군을 도와서 왕을 만들어낸 세조의 최측근이자 당대 최고의 권력가였다. 그는 세조뿐만 아니라 그 뒤를 이은 왕들도 섬기면서 권력을 누렸다. 그의 힘이 워낙 막강했기에 후대의 왕들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는 수양대군을 왕으로 올리는것만 했지 정치를 진보시키지는 않았다. 그저 권력욕에 취했을 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연산군에 의해서 부관참시를 당하게 된다. 그는 능력을 권력을 쌓는데만 썼을뿐 백성을 위하거나 덕을 쌓는데 쓰지 못했기에 그런 치욕을 당하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고려와 조선의 여러 권신들을 소개하고 있다. 중요한 인물들을 위주로 엄선해서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대략적으로 들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들의 업적을 중심으로 그들이 어떻게 군주를 대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때로는 충신으로 때로는 간신으로 남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을 대한 왕들이다. 세종대왕같은 명군이었다면 그들은 최소한 간신은 되지 않았을꺼고 고려의 의종이나 조선의 연산군처럼 암군이었다면 마음먹기에 따라서 최악의 간신이 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잘난 신하라고 해도 그들이 섬긴 왕에 의해서 가치가 달라진다는 점은 왕조 시대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책은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다. 고려와 조선의 중심되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서 좋다. 아주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라서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흥미롭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중간 중간 오타가 있는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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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정의 - 문학으로 읽는 법, 법으로 바라본 문학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안경환.김성곤 지음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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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가 썼는데다가 제목도 떡 하니 폭력과 정의라고 하니 무겁고 어렵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속의 내용은 재미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잘 쓰여졌다. 책은 제목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수적으로 접하게 되는 법과 정의라는 것을 문학과 영화를 통해서 좀 더 어렵지 않게 법과 정의를 생각하게 한다. 실제로 법학장와 영문학자가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내었는데 색다른 작업이지만 의미있는 결과물이란 생각이 든다.

 

책은 크게 3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1부 법의 이면 , 2부 정의와 편견, 3부 사람과 사회로 나누었는데 크게 보면 3가지 부분이 다 조금씩 섞여 있어서 편하게 보면 될듯 하다. 여러 영화와 문학 작품이 나왔는데 알고 있는 작품들은 이해하기가 쉬웠고 모르는 작품이라고 해도 어떤 내용인지 잘 설명하고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1부에서는 제목처럼 정의를 위한 법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 다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 런어웨이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내용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배심원의 명암을 나타내는데 우리와는 달리 배심원의 평결이 중요한 미국에서 배심원의 의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서 왜곡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배심원은 각각 독립되어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판단을 해야 하는데 단순히 배심원을 기피하는게 아니라 작전을 세워서 배심원단의 결과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법에 의해 규정된 배심원 제도의 헛점을 노린 것이고 그것이 결국 나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법의 운용이란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2부에서 정의의 실행에서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피해에 대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본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라는 작품속에서 나타난다. 적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어벤져스가 활동을 했지만 그 여파로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 이것을 기화로 정부에서는 어벤져스가 마음대로 활동하는것을 통제하려고 하고 그것에 찬성하는 파와 반대하는 파가 서로 싸운다는 이야기다.

 

사실 찬성파와 반대파 논리 모두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지나친 통제는 또다른 폭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기에 찬성파보다는 반대파에 손을 들고 싶다. 이 영화는 자유와 통제라는 철학적인 문제까지 토론할 수 있는 문제였고 민주주의의 자유와 법칙이라는 원칙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3부에서는 사회와 사람이란 제목속에서 결국 끝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법이던 사회 제도든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란 것이다. 법과 제도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것. '설국열차'를 보면 정의와 평등을 위해서 꼬리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외견상 당연하고 말이 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맨 앞에 칸에 도달했을때 정의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거짓이란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달콤한 유혹. 하지만 주인공은 그것을 거부하고 사람을 구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 정의라는 것은 생각보다 상당히 복잡하고 한번에 정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관점에서 보는 것이 정의인지 생각할 꺼리를 준다.

 

법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를 위해서, 그리고 그 정의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러나 법이 현실은 법이 사람위에 군림하는 것도 사실이다. 법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데 그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람을 늘 우선으로 하다보면 법이 약해지고 그러면 더 쎈자에 의해서 약한 자가 손해를 본다. 법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세우는 것이 참 힘들다.

 

책은 제목과 다르게 재미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나 문학 작품을 들어서 법과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쉽게 잘 읽힌다. 영화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에서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되었고 그것들을 통해서 정의에 대해서 다각도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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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우일 그림,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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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긴 소설도 잘 쓰지만 이렇게 짧은 글 속에서도 여러가지 의미나 느낌을 잘 함축해서 잘 쓰는 작가다. 이전에 나왔다고 하는 내용인데 읽어봤던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한데 아무튼 새롭게 편집되어 나왔는데 한국 그림 작가인 이우일 작가의 그림과 함께 나와서 더 근사한 내용이 된 책 같다.

 

내용은 '양'의 나라에 사는 양 사나이가 겪게 되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다. 양 사나이 협회에서 양 사나이에게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쓰일 음악의 작곡을 의뢰한다. 양 사나이은 응낙을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오는데도 도무지 곡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큰일난 양 사나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양 박사를 찾아간다. 그러나 양 박사는 양 사나이가 저주에 걸렸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한다. 그것은 양 사나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에 구멍 뚫린 도넛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날은 단순히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니라 성스런 양 축제일이기도 하단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법. 양 박사는 양 사나이가 저주를 풀 수 있다면서 방법을 알려준다. 양 사나이는 부지런히 그 방법대로 하지만 좀 이상하긴 하다. 아무튼 단계별로 저주 푸는 방법을 시행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상황이 묘하게 바뀌기 시작한다. 양 사나이가 만난 사람들은 양 사나이의 저주를 푸는데 도움이 될까 방해가 될까.

 

크리스마스에 저주 걸린 양 사나이의 모험아닌 모험을 그린 이 내용은 짧아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여운이 길게 간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잘 발휘되어서 책 읽는 사람들이 양 사나이와 뜻밖의 동행을 하면서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느끼게 하는거 같다.

 

책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고 하는데 이번에 한국어판을 내면서 한국 그림 작가의 그림을 넣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 같다. 그림이 없이 글만 있었을때 보다 훨씬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가 된거 같다. 이우일 작가는 평범하면서도 부드럽고 가까이 느껴지는 그림을 잘 그리는데 책 속의 양 사나이를 실제 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잘 그려서 내용과 잘 어우러진거 같다. 출판사에서 단순히 책을 옮기기 보다 이런식의 색다른 시도를 했는데 책의 가치를 더 높인거 같아서 앞으로도 적절한 형태의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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