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라스트 캠페인 - 미국을 완전히 바꿀 뻔한 82일간의 대통령 선거운동
서스턴 클라크 지음, 박상현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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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만약'이라는 가정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다. 이미 일어난 역사에 대해서 자꾸 만약을 가져오면 현재와 미래가 부정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자꾸 만약을 이야기한다. 너무나 아쉽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현재와 미래가 안 좋기 때문이다. 그 때 만약 그랬었더라면 지금은 훨씬 좋게 되었을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기에 가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라는 가정을 할 때 그 아쉬움의 강도가 큰 사건 중에 하나가 미국 대통령 선거 중 암살당한 로버트 케네디의 이야기다. 그때가 1968년이었고 그 때 그가 하지 못한 일이 그 이후에도 이루어지지 못해서 지금까지도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케네디가 하지 못했어도 그 이후에 누군가가 했다면 덜 아쉬웠을지도 모른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과거와는 달라졌으니까. 그러나 그가 죽어서 못 했던 일들이 아직도 못하고 있다면 그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얼마나 많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로버트 케네디는 저 유명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동생으로 그의 형이 대통령 이었을 때는 법무부 장관으로써 민권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었다. 당시 미국은 1,2차 세계 대전을 통해서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할 민권 사상은 그다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었다. 바로 흑인 차별 때문이다. 미국의 역사에서 흑인들은 노예로 존재했었고 긴 세월 동안 그들은 인간성을 무시당해왔다. 그것이 링컨 대통령을 통해서 노예 해방이 되긴 했으나 말 그대로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 것 일뿐 여전하게 차별이 행해지고 있었다. 


그것이 케네디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실질적인 민권 의식이 고취되고 관련 법안들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렇게 몇 년 분위기를 만들어갔었더라면 미국 사회는 훨씬 더 발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당시 미국 백인들의 다수는 그런 분위기를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단순한 반대가 아닌 실력 행사로 나타났다. 당시 미국은 인종 차별 문제와 함께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가 사회 운동으로 번져서 명분 없는 전쟁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존슨 대통령은 전쟁 종식에 미온적이었고 그 때문에 수 많은 젊은이들이 이국땅에서 죽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 선거는 다가오고 있었고 로버트 케네디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형의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했고 같은 생각으로 여러 정책을 주장했던 그로써는 형의 암살로 좌절된 형제의 이상을 자신이 완수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편히 살자고 했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지만 시대적 사명이 그를 대선으로 나오게 한 것이다. 


책은 로버트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게 되는 과정부터 이야기하는데 형인 케네디 대통령과는 달리 그는 처음에는 대중적인 지지가 그리 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잘 몰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자신의 생각이 대중들에게 잘 스며들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와중에 베트남 전쟁에 반대한 유진 매카시가 나름의 지지를 받자 자신의 생각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확신한 것 같다. 그를 비난한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매카시의 반응을 보고 출마를 했다고 기회주의자라고 비난 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대선은 지금과는 다르게 당 지도부가 대통령 후보 경선을 좌지우지 할 수 있었다. 각 지역의 중심 정치인이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구조였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약했던 로버트 케네디로써는 전국을 돌면서 대중 유세를 통해서 자신의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으로 당지도부를 압박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국으로 자유 유세를 떠났는데 사실 이것이 쉬운 것이 아니었다. 많은 지역을 방문하면서 유세를 한다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언제든지 암살을 당할 위험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위험은 얼마 가지 않아 흑백 차별 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로 나타났다. 로버트가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때 그들은 불편한 사이가 된 적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사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고 있었는데 늘 목숨을 위협 받던 킹 목사가 결국 암살을 당하게 된다. 로버트에게는 큰 동지를 잃은 셈인데 그 보다는 미국 전역에 걸쳐서 흑인들의 소요가 일어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인디애나폴리스의 흑인 거주 지역에서 유세를 할 계획이었는데 아무리 그라고 해도 흑인 폭동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던 급박한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유세를 강행했고 그 유명한 인디애나폴리스 연설을 통해서 킹 목사를 추도함과 동시에 진정한 정의를 말하며 대의를 호소했다. 전국이 폭력 시위로 얼룩진 가운데 인디에나폴리스에서는 대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소요 사태가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흑인들이 그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이라는 큰 고지를 향해서 차근차근 나아가던 그였다. 늘 암살의 위험이 있다고 했지만 그는 꿋꿋했고 결국에 총탄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때가 1968년이고 미국은 그때 이후로 50년이 흘렀지만 조금의 진전은 있었겠지만 크게 변화하지 못하고 말았다. 로버트 케네디 만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대선에 출마한 것 자체가 해프닝 같았던 트럼트가 대통령이 되는 오늘날을 맞이했다. 어떻게 50년동안 로버트 케네디를 잇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다.


책은 대통령 후보 선거 기간인 82일간의 극적인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존 F 케네디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로버트 케네디의 면모를 알 수 있게 했고 당시의 급박했던 선거 운동 이야기를 흥미롭게 잘 그려냈다. 원작도 좋겠지만 옮긴이가 미국 현대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잘 알 수 있게 상세한 부가 설명을 통해서 쉽고 재미있게 잘 번역했다. 지난 시기가 아니라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면서 역동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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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기적 컴퓨터활용능력 2급 실기 기본서 - 동영상 강의 전강 + 채점 프로그램 제공 2021 이기적 컴퓨터활용능력
박윤정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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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활 2급 실기 시험을 위한 기본적인 학습서로써 좋네요. 내용 정리도 잘 되어 있고 동영상 강의를 통해서 더 이해하기 쉽게 해놓았습니다. 문제 채점도 잘 되어 있어서 공부하기에 적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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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7 - 1941-1945 밤이 길더니… 먼동이 튼다, 완결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7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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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법원의 징용 판결로 인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수 개월동안 우리는 큰 불편을 겪었다. 일본의 비상식적인 조치에 우리 나름의 대응을 하여 불편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일본 기업들이 매출 감소 등의 피해를 입었는데 이 사태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국적으로 협력을 통한 무역이 대세인 이 시점에서 일본의 조치는 반세계적 반무역적이다. 그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징용 판결과 무관하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믿지 않는다. 일제가 패망하고 광복이 된지 75년이 지났지만 일제의 망령이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호시탐탐 군국화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 우리가 조선이 아니고 지금의 국력은 일본의 침략을 용인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묵인하에 갈수록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 전쟁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일본 군사력의 화살표는 어디로 향하겠는가. 혹시 일어날지 모를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는 지난 시절 35년의 기억을 극복해야 한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때를 알아야 하고 그때의 치욕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35년 시리즈는 지난 시절을 기억하기 위한 교재로 알맞는 책이다. 


드디어 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이 나왔다. 1941년부터 광복이 되는 45년까지다. 이 시기는 광복의 기쁨도 있지만 그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나 하는 슬픔도 있다. 일제는 중일 전쟁을 일으켜서 초기에 성과를 얻었지만 중국의 예상외로 강한 저항에 전선은 고착되고 있었다. 게다가 중국은 좌우 합작으로 일제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고 있었기에 점점 중국 전선이 심상치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아시아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의 관심이 떨어진 틈을 타서 동남아시아로 침략을 가속시킨다. 이것은 미국의 이익에 대한 위협이 되었고 미국과 일제와의 사이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과 전면전이 일어났고 초기의 불리함을 딛고 미국은 일본을 제압하기 시작한다. 


초기때 일본이 승전한 것은 맞다. 중국이 분열된 틈을 타서 만주를 집어삼키고 결국 중일 전쟁을 일으키면서 승전을 했던 것이다. 무력의 공백이 있던 동남아시아에서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중요지점을 점령했다. 게다가 미국의 진주만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곧 일본 천하가 될 듯이 난리가 났었다. 그러나 그것은 초기의 짧은 시간뿐이었고 곧 미국이 엄청난 화력으로 일본을 꺾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의 패전을 숨기기 위해서 그저 승전 소식만 날조 조작해서 내보내기 시작했고 그것에 속은 국내의 민족주의자들은 속속들이 친일로 전향했던 것이다.


목숨을 걸고 독립 운동을 하던 독립 운동가들은 전쟁이 우리의 광복을 이끌어낼 기회로 봤지만 국내에서 안온하게 저항을 하던 사람들은 일제의 선전에 속아서 독립을 포기하고 민족 반역자가 되었는데 소극적인 친일파가 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일제의 주장을 선전하고 그들에게 협력을 했던 것이다. 책에서는 마지막권인만큼 친일 인사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만한 적극적인 친일을 한 사람들은 정치계, 문화계, 종교계 등 전 분야에 걸쳐서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최남선이나 이광수는 물론이고 최린, 윤치호같은 명망가도 있었고 행정가, 구한말 관리 출신 등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신사참배는 하나님의 모독이라고 했던 기독교계도 일부 목사들이 처형되고 나서 많은 부분 돌아섰다. 이들이 조선의 독립에 대해 좌절감을 느꼈다고 해도 그런식으로 적극적인 역적질을 해서는 안되었다.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한푼 두푼 모으고 목숨을 바쳐 독립 운동을 할때 가진 자들의 이런 변절은 여러모로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제가 패망의 길로 들어서고 있을 때 우리 독립 운동 세력은 일본과의 마지막 한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쟁에 한 발을 들여놔야 나중에 광복의 순간에 우리의 주장을 강력하게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광복군도 창설하고 김원봉의 좌파 독립 세력도 합류하고 외교적으로도 세계 여러나라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국내 진공 작전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전쟁에 나설려고 했으나 일제가 항복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다.


일제가 분단이 되었어야 하는데 소련의 참전으로 우리가 대신 남북으로 분단이 되었고 광복 후의 혼란속에 여러 위인들이 죽고 6.25 동란으로 수 많은 사람이 죽고 말았다. 그때 처리 하지 못한 일제 청산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일제 자체가 얼마나 우리 민족에게 큰 시련을 남겼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일제 시대를 다 알기는 어렵다. 난세에 인물이 난다고 독립 운동가들도 많이 있고 민족 반역자들도 많다. 그들을 다 알기는 어렵지만 어떤 인물들이 있었는가를 지금보다는 더 많이 알 필요가 있는데 거기로 인도하는 안내서로써 이 책만큼의 책도 없는 것 같다. 만화라는 수단으로 내용을 보니 더 눈에 잘 들어오고 흡입력이 있다. 술술 읽으면서 일제 시대는 어떠했는가를 그냥 느끼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7151)에 응모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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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6 - 1936-1940 결전의 날을 준비하라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6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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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는 우리 민족이 처음으로 겪은 식민지 시대였다. 그 시기가 35년밖에 되지 않아도 그때의 영향이 아직까지 미치는 중요한 시대다. 조선이 망하던 시대는 제국주의가 망령을 부리고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할 시기였는데 그것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서 결국 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일본에 의해서 식민지가 되었다는 것인데 역사적으로 일본은 우리를 수차례나 침략했고 단순히 침략을 떠나서 우리를 말살하려는 의도를 늘 갖고 있다가 결국 그 목적을 달성했던 것이다. 그들이 침략의 편의를 위해서 여러가지 자본을 투자했던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서 우리가 얻은것보다 오랫동안 간직해온 유무형의 자산이 날아간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이던 일제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문화 정치 등 나라 전반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쳐 놓았다. 해방을 맞아서 그 시대를 극복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지금까지도 이러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시대를 진정으로 극복하는 것은 전쟁을 하고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그 시대를 잘 알아가는 것일 것이다.


일제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는 많은 자료와 책들이 있는데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그 때 참 많은 독립 운동가가 있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참 많은 일제부역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독립운동가를 아는 것은 또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을때 우리가 독립 운동가가 되기 위함이고 일제부역자들을 아는 것은 그런 일이 일어났을때 제일 먼저 처단하기 위함이다.


그런 면에서 만화로 나온 이 책은 어떤 책보다도 독립운동사를 한눈에 편하게 보게 하고 주요 인물들을 인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일제 시대를 관통해서 그 시대를 알아가기에 좋은 책이다. 이번에는 1936년부터 1940년의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3.1 운동으로 무단 통치에서 문화 통치로 바꾼 일제는 그렇다고 독립 운동을 그대로 보고 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은밀하게 움직이면서 주요 인물들을 감시하고 잡아가는 등 더 악랄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일본 국내적으로는 일본 천황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 더 강해지고 군부의 힘이 강해지면서 대륙을 침략할려는 야욕이 쎄지고 있었다. 이미 2-30년대를 거치면서 무장 독립 세력을 중점적으로 공격해서 그들의 입지가 낮아지고 있었다.


일본은 이미 만주에 진출해서 어느 정도의 기반을 닦고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중국을 점령할려고 한다. 당시 중국은 각지의 군벌들이 세력을 펼치는 춘추전국시대같은 군벌들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국민당의 장개석이 북벌을 통해서 어느 정도 국내를 안정시키고 있긴 했지만 군벌세력외에도 모택동의 공산당 세력도 있는 등 통합된 나라가 아닌 상태였다. 이것을 노리고 일본이 만주부터 침략하기 시작해서 결국 중일 전쟁까지 일으킨 것이었다.


처음에는 갖은 말로 꼬여서 지원 형태로 인력을 동원했다면 전쟁이 심해지면서 곳곳에서 강제 지용이 시작되었고 사회적 문화적으로 압제가 더 심해졌다. 문화 통치 기간에 허용되었던 짧은 자유는 이때 대부분 다시 무단 통치 시절로 돌아갔고 오히려 더 심해졌다. 창씨 개명을 통해서 조선인들의 정신을 말살하려고 했고 사회적으로도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신문사를 폐간시키고 여러 인사들을 갖은 회유와 협박으로 전향시키고 전반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있던 여러 독립 운동가들은 일본과의 한판이 멀지 않았음을 깨닫고 독립 운동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로 했다. 여러 독립 운동 단체가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그 이름을 인정 받는 상해 임시 정부를 중심으로 뭉치게 되었고 여기에는 김원봉의 좌파 세력도 합류를 했다. 비록 김원봉 세력 모두가 온 것은 아니지만 중국처럼 좌우합작의 분위기가 성사되고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일본의 만주 침략으로 인해 러시아가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여러 번의 충돌로 늘 긴장 상태에 있었는데 수 십 년 전인 1905년에 러일전쟁으로 기선을 제압한 바가 있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던 러시아로써는 일본의 동태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불행히도 당시 소련의 지도자 스탈린은 조선인이 일본 첩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7만명에 이르는 한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다. 많은 조선인들이 러시아와 그 뒤를 이은 소련에 협력했는데 소수의 변절자를 두려워해서 수만의 사람들을 고통속에 몰아넣은 것이다. 그러나 그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민족은 결국 살아남았고 오늘날에 '고려인'이란 이름으로 중앙아시아 여러 곳에서 삶을 개척하고 있다.


책은 만화라는 수단을 통해서 전개시키고 있어서 보기 좋다. 중요한 내용을 잘 선별해서 중요 인물들과 함께 이야기가 이어져서 읽기 편하다. 많은 인명이 나오지만 뒤에 가서 한번 더 짚어주고 있어서 기억하기에도 좋게 짜여져 있는게 좋다. 마지막 광복편까지는 또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7150)에 응모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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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경찰 - 포도청을 통해 바라본 조선인의 삶
허남오 지음 / 가람기획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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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찰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일 때만 좋을 뿐 가까와서 좋을 것 없는 존재다. 직업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좋은 일로 경찰을 자주 만날 일은 없기에 경찰을 자주 만난다는 것은 그만큼 안 좋은 일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광복 이후에 새로운 민주 공화국의 경찰이 생겼지만 그 근간은 일제 시대에 있었던 치안 제도를 그대로 이어 받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에게 경찰 제도가 없었겠는가. 경찰이라는 조직은 근대 이후로 체계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비슷한 제도는 있었다. 일제에 의해서 명맥이 끊겼지만 전 시대인 조선에는 포도청이라는 사법 기관이 있었던 것이다.


이미 드라마나 문학 작품등에 많이 나와서 포도청이나 포도 대장 이런 것에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이 포도청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기능을 했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조선 시대의 경찰 조직이 어떠했는가를 살피면서 그 속에서 당대인들의 삶을 엿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


우선 책은 철종때 포도청 습격 사건을 통해서 당시 사회를 살펴 보고 있다. 궁궐을 수리하기 위해서 전국에서 목수들을 불러 모았는데 일종의 상납 관계에서 문제가 생겨서 목수들이 경찰을 때려 잡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기세 등등 했던 일당들에게 눌려서 처음에는 달아났지만 결국 포졸들을 동원해서 주모자를 잡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조선이 건국하고 가장 긴급했던 것은 왕궁의 방비였을 것이다. 혁명을 일으킨 만큼 그것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 궁궐로 향했을 것인데 그것을 막기 위해서 초기의 경찰 조직이 생겨났다. 곧 정국이 안정되면서 민생을 살피기 위해서 포도청이라는 정식 경찰 조직이 이어졌던 것이다. 당시에는 도둑이 극성을 부렸는데 이것을 그대로 두면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기에 당시 조정으로써는 이 도둑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것을 통해서 순찰을 도는 제도도 생겨났고 궁궐을 수비함과 동시에 당시 서울인 한양의 치안을 방비하면서 경찰의 체계가 잡혀 갔던 것이다.


서울에는 포도청이 있었고 지방에는 중영청이 있어서 각 수령과 함께 사법 기관으로써의 기능을 했지만 사실 포도청은 서울과 그 인근지방에 국한된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포도청의 존재 의의가 지금 같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왕권을 수호하기 위해서였기에 일단 한양을 잘 지키는게 일순위였다. 서울은 한성부라는 지금의 특별시청같은 조직이 있었는데 한성부에서도 치안을 담당했는데 한성부보다 포도청이 좀 더 전문적인 수사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임시적인 성격이 강했던 포도청이 어떻게 상설 기관이 되었는지를 과정을 잘 알려주고 있는데 오늘날보다는 훨씬 광범위한 분야에서 임무를 이행했다. 오늘날로 치면 일반 경찰에다가 사법경찰 ,경제경찰, 풍속경찰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백성들과 밀접한 곳에 있었던 것이다. 


포도청은 구한말 근대식 경무청으로 제도가 바뀌게 된다. 옛 제도를 근대식으로 잘 바꾸었는데 만일 일제가 없었다면 전국적으로 더 나은 경찰 제도가 확립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제가 침략하면서 포도청으로 시작해서 경무청으로 이어진 조선의 경찰 조직은 끝나고 말았고 우리나라는 일본식의 경시청이 생기면서 경찰에 대한 악랄한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었다. 사실 경찰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는 일제때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그걸 그대로 이어온 것은 지난 시절 독재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했던 지금의 경찰이다. 경찰이 스스로 독립하지 못하고 정권의 향배에 따라 가서 일제를 청산하지 못하고 최근에 들어서야 어느 정도 이미지가 회복된 것이다.


책은 사실 읽기 쉽지 않다. 지은이가 경찰 출신인데 조선 시대 경찰 조직을 상세하게 잘 설명하긴 하지만 각 장이 따로 떨어져 있는 느낌을 주고 건조한 문장이라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몇가지 일화들로 읽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지만 내용 자체가 조금 어렵다. 하지만 1800년대에야 생겨났던 서양의 근대적인 경찰 제도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수 백년전에 상설 경찰 조직이 있었다는 점에서 조선의 경찰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를 주고 있다. 경찰 제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선 경찰의 역사를 살필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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