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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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에 드문 세계적 감염병의 대유행인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사회와 기존 질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전부터 제 4 산업혁명이 도래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 내용의 핵심은 단순 노동은 사라지고 네트워크를 이용한 사물 인터넷이 발달한다는 것이었다. 비대면이 많이 도입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 코로나 때문에 그것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그래서 배달 산업이 특히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의 한 회사는 미국 증시에 상장까지 했다. 앞으로 코로나가 끝나면 이 산업이 어떻게 될지 제 4의 물결로 넘어가게 될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세상이 비대면과 배달, 택배의 시대가 되었는데 이 책은 그 배경이 실제적인 것과 어울리는 내용이다. 주문한 물품을 한 시간 내에 문 앞으로 배송해 준다는 어느 기업의 이야기가 주된 배경이다. 이 시대는 여러가지 사건으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격리하고 있는 지금과 비슷하다. 그런데 배달도 사람이 해야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배송해 준다는 것인가?


그 비결은 '드론'에 있다. 드론은 요즘에서 많은 부분에서 상용화가 되어있고 물건 배달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익숙한 기계다. 책에서는 배달이 이 '드론'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필요도 없고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싸다! 대규모의 생산을 통해서 가격을 낮출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클라우드'라는 회사다. 실직한 사람들을 무려 3천만명이나 고용하고 녹색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정도다. 세상은 점점 더 클라우드에 의지하게 되고 그만큼 모든 권력이 이 일개 기업에게로 모여들게 된다.


그러나 클라우드가 마냥 선인것만은 아니다. 모든 물품을 싸게 공급하기 위해서 생산 업체에게 값을 내리기를 강요한다. 그 여파로 많은 회사들이 망하게 되었고 주인공 팩스턴도 자신이 일군 회사를 접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클라우드의 직원이 된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 였기도 했지만 클라우드 회장을 만나서 그 상황에 항의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이 조직에 인정을 받으면서 점점 이 체제에 익숙해져간다. 팩스턴의 목적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가는듯 했다.


그리고 또 한명 지니아. 전직 교사였던 그녀는 표면적으로는 평범하게 클라우드에 들어온 직원이었지만 사실은 클라우드의 불법 에너지 자원을 찾아내기 위한 산업 스파이였다. 그녀는 보안요원이던 팩스턴을 이용해 중요 시절에 접근하려는 의도로 그와 가까와진다. 과연 이 거대 기업에 숨겨진 흑막이 있을 것인지.


책의 내용을 보면 클라우드라는 초거대기업이 나온다. 고용의 상당수를 책임지고 녹색 환경으로 정부의 인정도 받고 이 기업에 입사하면 먹고 살 걱정이 없다. 그러나 클라우드에서 싸게 파는 물건은 그만큼 다른 작은 기업을 짜내서 만든 것이고 클라우드의 직원이라는 것도 빛좋은 개살구일뿐이다. 개개인이 감시를 당하고 생산성의 요소로밖에 대우받지 못한다. 그저 회사의 종속된 존재 즉 고용된 하인의 위치에 있을 뿐이다. 세상은 점점 더 클라우드의 뜻대로 굴러가는데 이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절대선이란 것은 없다. 책에 나오는 클라우드는 황폐해가는 환경속에서 주목받는 대안이었지만 대안 자체가 되면서 권력이 되었다. 그리고 선출되지 않는 집중된 권력은 결국 억압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재미있다. 여러 상황이 코로나로 고생하는 지금 시점과도 비슷한 점이 있고 독점이라는 것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상태라서 클라우드의 방향이 어떠할 것인가를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그만큼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라서 더 몰입감이 있었다. 결말로 이어가는 과정이 힘이 있고 스릴감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미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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