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들
레브 그로스먼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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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 마냥 상상의 이야기라고 치부할수는 없는 장르다. 인간이 발전을 해 나가는 여러가지 요소중에 하나가 상상력이라할수 있는데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것이지만 그것을 갈구하는 그런 과정중에서 발전해나가는것이 아닐까 싶다.

판타지 소설은 그런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나타내는 이야기인데 그런 판타지 장르에서 오랫동안 이야기되어온것이 바로 '마법'과 관련된 것이다.
사실 지금 현대 문명을 과거로 가지고 돌아간다면 옛날의 관점에서 보면 마법과 요술을 부리는걸로 보일것이다. 이미 그 옛날부터 인간은 인간이 할수없는 능력에 대한 동경같은것이 있었다. 그래서 두려워하면서도 가지고 싶어했던 능력이 바로 마법이라는 것으로 나타난건데 이미 문학에서는 주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최근만 봐도 마법을 주요 소재로 쓴 '해리포터'시리즈가 큰인기를 끌었고 또다른 마법과 관련된 책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법이라는 소재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화수분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책, '마법사들'도 바로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기존에 나온 책들은 어떻게보면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두루 읽게 나온 작품이 많았다. 판타지라고 해서 어른들이 안 읽는것도 아닌데 일단은 청소년 이하의 어린 나이층에 촛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던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방향 자체가 '어른'을 위한 책이란다.
읽어보니 과연 좀더 깊고 어두운 면이 보이면서 어린 친구들이 읽기엔 좀 진도가 안 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주인공이 마법사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도 마법사들이겠지.
주인공인 쿠엔틴은 2등이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공부 잘하는 수재인 17살 소년이다. 대학을가기위한 면접을 보러갔다가 원래 가고자 했던 현실속의 대학이 아닌, 마법대학을 가게 된다. 알고봤더니 그 대학은 전세계의 똑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법대학에 입학시킬지를 시험하고 있었고 쿠엔틴은 거기에 합격한것이었다.

현실생활에서는 공부이외엔 따분하고 지루한 생활로 우울증 소년이었던 쿠엔틴은 마법학교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물론 엄청난 양의 마법공부에 고생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사이에서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익혀나가게 된다.

그 지겹던 현실생활에서 쿠엔틴을 지켜준 유일한것은 판타지 소설 '필로리 앤더퍼더'였는데 그것에 대한 동경은 마법학교에 들어가서도 잊지 않았다. 그런 마음의 결과물인지 쿠엔틴은 '필로리'가 소설속에서만 있는것이 아니라 실존한다는것을 알게 되고 필로리를 찾아서 또다른 여행을 하게 된다.

어떻게보면 마법사가 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라고 할수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갈등이나 고뇌, 슬픔,기쁨 등이 마법이라는 소재와 함께 잘 그려지고 있는 재미난 소설이었다. 이 책에서는 '필로리'라는 책속의 책이 등장하는데 판타지 속의 또다른 판타지라고 할수있겠다. 이중 판타지인셈인데 그런 구조가 좀 재미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법학교가 완전 따로 떨어져있는것이 아니라 현실속에서 존재하는데 다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마법을 써서 보통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설정이 좋았다. 그리고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 많은 대학교중에 마법을 가르치는 특수목적대학같은 생각이 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서 다른 판타지 소설에 비해서 좀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했다. 그만큼 좀 더 편하게 와 닿았다고나 할까.

책의 후반기에는 '필로리'를 찾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모험들이 나온다. 판타지 마법소설에서 보이는 '악당'들과 싸워서 헤쳐나가는 장면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여러 요소들을 한 내용속에 적절하게 잘 혼합된 느낌이다. 책분량이 좀 많고 책 초반부의 마법학교 이야기가 진행이 느려서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좀더 현실적인 마법사 이야기에 빠지게 될것이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스스로 마법학교 학생이 되어 있다고 믿을수도.

어른을 위한 판타지 소설 '마법사들'.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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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항하는가 - 국가에 의한, 국가를 위한, 국가의 정치를 거부하라
세스 토보크먼 지음, 김한청 옮김 / 다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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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글이란것은 평면적이어서 금방 이해되기가 어려운 면도 있다. 물론 거기에 비례해서 상상력을 더 키울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그러나 이해도를 높여야 할때, 좀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고자 할때 쓰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만화다. 글에서 주는 평면성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좋은데 그런 만화책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책이 나왔으니 바로 이 '나는 왜 저항하는가'이다.

일단, 거칠고 강렬하다. 그리고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바로 저항하라는 것. 같이 연대해서 일어서라는 것. 수많은 사람이 저항하고 있음을 알라는 것.

지은이는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합리와 폭거에 대항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만화라는 방식을 통해서 좀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것이다.
여기에서 그려지는 것은 대부분 '더 많이 가진자'와 '가장 가난하고 가장 약한 자들'간의 대결이라고 해도 될것이다.

사실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새로운 현대화 논리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세상은 점점 더 가진 자들이 더 많이 가지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늘어가고 있다. 왜 그렇게 됐을까?
위정자들은 진정 가난한 자들의 처지를 몰랐을까? 사실 정부는 저 위에 있고 가지지 못한 자들은 저 아래에 있다. 그래서 그들은 아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있는 그 위에만 보면서 정책을 추진하니까 있는 사람은 더욱더 가지게 되고 없는 사람은 더욱더 가난하게 되는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는데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행동'에 나서는 길뿐이다. 바로 '저항'을 해야하는것이다.
저항은 인간이 가진 고귀한 특권이자 의무이다. 국가가 주는 폭력에 대항하는 정당한 수단인것이다.

책에서는 과거보다 요즘이 더 많은 사람들의 연대에 의한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나라를 볼꺼도 없이 불과 몇년전에 우리는 거대한 촛불의 밝음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물론 정부를 뒤엎거나 하는 반정부의 시위가 아니었다. 평화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국가에 대해서 국민이 가진 힘을 보여준 것이다. 비록 그 뒤로 계속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라는 수단 이외에 국민의 뜻이 어떤가를 밝혀준 소중한 행동이었다.

지은이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행동해야햐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하나, '행동하라'다. 침묵이라는것은 결국 국가같은 지배세력의 뜻에 용인하는 결과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의 연대는 아무리 견고한 권력이라도 무너뜨릴수있는 큰 힘이 된다는것을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사실 책의 내용만 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어쩌면 지은이는 그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건 아닐지 모르겠다. 바로 행동과 저항을 통해서 잘못된것을 바로잡자는 희망말이다. 그것이 쉽게 되진 않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되어서 행동하게 된다면 그 희망이 조금씩 이루어지지 않을까.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서 내용을 읽으니 한결 이해하기가 쉬웠다. 전문 만화가가 아닌탓에 그림이 좀 거칠고 산만한 부분이 없지않지만 지은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좀더 쉽게 잘 이해할수 있었다. 움직이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고 최소한 의문점을 일으키게 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작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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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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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 나온지도 수십년이 흘러서 갖가지 방법의 다양한 사건과 트릭, 그리고 그것을 파헤치는 수단도 여러가지가 나왔다. 이러다가는 정말 더이상 추리소설의 형식이 고갈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것은 괜한 걱정이라고 일깨우듯 또다른 모습의 추리소설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 그 강력한 증거가 될 작가가 있다.
바로 '우타노 쇼고'.

이미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라는 책에서 보여준 그의 글쓰는 솜씨는 독특하면서도 치밀하고 도무지 그 끝을 짐작할수 없게 하는 깊은 내공의 힘을 보여준바가 있다.
추리소설을 그리 잘 접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글솜씨를 보인 작가인데 사실 다른 일본 작가들에 비해서 우리나라에는 그리 많이 소개되지가 않아서 늘 안타까왔다.
그러던차에 이번에 그의 그 글맛을 맛볼수 있는 작품이 나왔는데 바로 이 책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이다.

결론적으로 바로 말하면 '앗','엇','억','와' 이다.
기대했던 작가의 책이 소리소문 없이 나온 놀라움에 '앗,
그 내용의 이어짐이 상상을 못하는 방향으로 전개됨에 '억',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기발하면서도 허를 찌르기에 '악',
그리고 결말을 보면 역시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와'다.

역시 우타노 쇼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던 책이랄까.
사실 이 책은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길고 중편이라고 하기에는 좀 짧은 분량의 소설 3편을 묶은 책이다.
전에 출간된 장편소설을 읽은 사람들에게는 짧다면 짧다고 느껴질수가 있겠지만 역시 이런 글쟁이의 글솜씨는 장편이 아니라 단편에서 그 진수를 알아챌수 있다고 생각한다.
긴 호흡의 장편에 비해서 기승전결을 짧은 분량안에 녹아내야하는 단편이나 중편은 그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을 생산해내기가 어려운 탓에 좋은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에 실린 작품은 지은이의 특징을 유감없이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첫번째 작품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좋은 캐릭터를 만난듯한 느낌이다.
전형적인 탐정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웃집 불만많은(?) 백수 같은 사람이 탐정으로 등장하는데 유머스러운 순간도 잠시,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은 또다른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인물'에서 보이는 재미남이 색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 물론 탐정이 등장하는 고전적인 미스터리 탐정물로써의 재미도 보장되는 작품이었다.

두번째 작품인 '생존자, 1명'은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공간인 고립된 곳이 배경이다.
무인도라는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어찌보면 그동안 많이 봐왔던 상황에서의 사건을 그린 작품인데 이런 눈에 보이는 소재로도 지은이는 참 탁월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읽다가 보면 익히 아는 배경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게 한다. 테러를 저지른뒤에 무인도로 피신한 등장인물들이 그 안에서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장면을 오싹하면서도 긴장감있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수기와 신문기사가 교차되는 서술 방식은 내용을 독특하면서도 팽팽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 뒤에 이어진 반전은 정말 '억'소리가 날 정도였다.
우타노 쇼고가 아니면 어찌 이런 발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

마지막으로 '관이라는 이름의 낙원에서'도 역시 많이 보아온 배경이다.
바로 어떤 '주택'에 초대를 받고, 등장인물들이 그 주택에 '갇히고', 그래서 그 상태에서 어떤일이 '일어나고', 그래서 그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서양의 미스터리 고전물에서 많이 봤음직한 배경이 아니던가.그런데 지은이는 그 익숙한 배경에서 '느낌'을 불어넣었다.
바로 추리게임을 통해서 추리소설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것이다. 내용에서는 등장인물들이 팬들을 대신해서 게임에 빠져드는데 우리는 그 과정에서 우리 자신이 진짜로 게임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것이다. 결론에 이르는 반전은 보너스고 게임의 형식을 통해서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거 같아서 기분 좋게 읽었던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참 오랫만에 즐겁게 읽었던 추리소설이었다. 역시 '우타노 쇼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했던 책. 단편이지만 장편 못지 않게 추리소설적인 기술이 아주 고급스럽게 구사되고 있고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심리묘사도 치밀하고 정교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꾸려 나가는 힘이 좋다. 줄거리가 좋으니 다른 장치들도 같이 좋게 가는거 같다. 이 작가의 글솜씨를 기억한 독자들은 '우타노 쇼고'라는 이름을 다시한번 가로새길 기회였을꺼고, 처음 접한 독자들은 앞으로 기억할만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할만한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제 또 다른 결론, '어휴'.
국내에 이 작가의 책이 3권만 나왔기에 언제 또 나오나 하는 한숨.
다른 작품들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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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력 -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왔는가 제1권력 1
히로세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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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년'  이라는 책이 있다. 거기에 보면 '빅브라더'라는 감시자가 나온다.
빅브라더로 대비되는 거대한 조직속에서 힘없는 개인의 처지를 그리고 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참 오싹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그건 책이니까 실제론 안 그럴꺼야 했었다. 실제로 그 책을 읽은때보다 지금이 더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사회가 진보되었으니 내 생각이 틀린것도 아닐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뭐 이런 세상이 다 있어' 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정말 그럴까 정말 그렇다면 이 세상 참..'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한숨이 쉬어진다는 말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시장경제가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진짜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시장경제원리의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시장경제 자체를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책 내용은 그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것을 말해주고 있다.
바로 'JP모건'과 '록펠러'. 이 두 기업이 자본주의의 태생기때 엄청난 부를 축적해서 그 이후로 갖은 모략과 책동으로 그 부를 잇고 더욱더 확대왔다는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으로선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싶지만 자본주의의 초기때는 지금과는 달리 많은 헛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점을 노리고 부를 더욱더 확대재생산했던 것이다.

사실 돈이란것은 규모의 경제일때 더 많이 벌수있는거라서 초기에 독점적으로 자본을 모은 이 기업들이 그 뒤로 더 많은 돈을 벌수있는 유리한 위치인것은 맞다.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돈 그 자체만으로는 지위를 유지할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는 바로 '권력'이 있는것이다. 왕정시대와는 달리 민주정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정부라는 조직에 있는 권력이란건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더 크다. 그리고 그 권력을 이용한다면 더 큰 부를 축적할수 있을뿐만 아니라 어쩌면 '권력 그 자체'가 될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동구권의 공산사회가 무너진후 이른바 유일한 세계초강대국으로써의 지위는 '미국'이 가지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권력이 어떤 형식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세계의 운명이 달라지는데 그 미국의 권력이 어떤 특정한 세력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면 지구촌의 운명도 결국 그 세력에 의해서 조종 되는거 아니겠는가.

이 책에서는 그 특정한 세력이 모건과 록펠러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두 자본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부를 축적하고 또 그 부를 이용해서 권력을 조종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두 세력은 처음에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돈벌기 바빴지만 차츰 서로 세력을 넓혀가면서 충돌을 하게 된다. 두 세력이 다 하나같이 욕심이 많아서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혈안이 되서 서로 상대를 압도할려고 한다. 하지만 두 세력 자체가 교활하고 똑똑하기에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하고 어떨때는 대립, 어떨때는 화합하면서 어떻게보면 서로가 경쟁과 협렵속에서 상호 성장하게 된다.

초기 자본주의 시대라서 제도가 정비되기 이전의 시절이라 지금이라면 범죄로 성립될 일들이 그 당시에는 그냥 행해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서 쉽게 벌어서 또 그것을 크게 더 벌고 또 권력을 이용하게되고...권력이란것이 결국 사람과  관련된것인데 이 두 세력의 관계하는 회사에 고용된 인물들을 보면 과연이다싶다. 미국의 거의 중요한 인물들은 대부분 이 두 세력과 관련있는 회사에서 일했던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들마져도!

이 책을 읽다보면 참 우리가 초라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진실이 어떻고 정의를 부르짖어도 결국 부처님손바닥안에 손오공처럼 아무런 힘을 못쓰는것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결국  모든것이 이 두 세력의 계획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책은 참 읽기 쉽게 쓰여졌다. 다만 워낙 많은 인물과 많은 회사가 나오고 그 회사들의 연관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정신차리고 보지 않으면 헷갈리기 쉽다. 이 책이 그냥 음모론의 한 일종이라고 가볍게 여기기엔 너무나 선명하고 정확한 자료가 많다. 숨겨진 의미도 파악해서 해석하니까 믿고 싶은 마음이 더 드는건 당연한거 같다.

지은이는 일본에서 유명한 1인언론이란다. 혼자서 취재하고 글쓰고 하는데 그 깊이가 보통이 넘는다. 이 책말고도 다른 책들이 있는데 그 책들도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을 지은게 요즘이 아니라 무려 24년전이란다. 그런데도 생생한 느낌이 드는것은 그 자료의 성실함과 진실성이 마음에 와 닿기 때문일것이다.

최종의 진실은 모른다. 이 책이 완전한 진실을 말하고 있는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자본이 권력을 조종할려고 하는것은 비단 이책에서만 주장하는건 아니기에 이 책의 주장에 좀더 신빙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정말 정의가 무엇인지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혹시?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국내의 모재벌이 생각나서 씁쓸한 기분도 들게 했던 책. 어찌보면 한여름에 읽으면 시원한 납량물이 될만큼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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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목걸이 펠릭스 캐스터 2
마이크 캐리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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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 어떡할까. 책을 읽어내려가기 한 100여쪽이 넘어갔을때 생각했었다. 다음날 회사에 가서 졸던한이 있더라도 이 책 끝까지 읽어, 말어? 책을 덮어두고 몇분간 고민했더랬다. 그런데 잠이 와야할 시간에 잠은 안오고 책은 강력하게 유혹하고 있으니 어찌 이길수 있을까.
에라 모르겠다하고 읽어내려가다보니 어느새 새벽을 가르는 첫 시내버스의 경적소리에 책을 덮게 된 작품. 바로 이 '영혼의 목걸이'이다.
그냥 책을 계속 읽을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전편인 '돌아온 퇴마사'에서 본격적인 등장을 했던 주인공 펠릭스 캐스터가 이제 그 날개를 활짝펼치고 종횡무진 활약을 하게 되는게 바로 이 책 '영혼의 목걸이'이다. 첫째권에서는 펠릭스가 등장해서 분위기를 잡는 첫 무대라서 캐릭터 구축에 좀더 중점을 뒀다면 2권부터는 캐스터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된다. 아마 가면 갈수록 그의 행동반경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도 싶다.
직장인에게 참으로  소중한 '잠'을 희생하면서까지 읽게 만든 이 책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재미난 이야기에 있지만 단순히 재미만 있다고 책에서 손을 놓지않는게 아니다. 개연성있으면서도 논리적이고 빠른 전개, 그리고 길고 짧음이 리듬감있게 반복되는 구성력, 바로 옆에서 보는듯 생생하게 잘 구축된 캐릭터등이 뒷받침 되어야 책에서 눈을 뗄수가 없게 되는거고 그런면에서 이 책은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수 있을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환상소설, 즉 판타지장르에 속하는 책이다. 유령과 좀비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있는 인간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은 분명 판타지다. 그러나 현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기에 그들의 존재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판타지물이 아닌 액션과 미스터리가 함께 어우러져서 참 매력적인 이야기로 탄생했다.

이야기는 주인공 캐스터가 어떤 의뢰를 맡는것에서 시작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달라는것. 어떤 사람에게 '납치'당한. 사립탐정도 아닌 퇴마사 캐스터에게 왠 미아찾기? 그러나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그 아이는 이미 죽어있었다! 미아찾기 수사는 어떻게보면 한가지 축이었다. 진실에 다가가는 다른 축들이 있는데 한가지는 또다른 퇴마사인 줄리엣의 의뢰아닌 의뢰였다. 그녀의 어떤 일에 같이 조사할것을 제안받은것이었다. 이것이 다른 축이다.
그리고 미아찾기를 하는 캐스터를 공격하는 미지의 생명체들.이 또한 또다른 축이다.
이런 여러가지 안개에 쌓인 일들이 결국 하나로 수렴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현재의 인간 세계와는 다른 설정을 해서 판타지이긴 해도 현대적인 배경을 깔고 있어서 판타지속에 현실적인 미스터리와 액션등이 잘 혼합된것이었다. 다른 장르를 연상하게 할 그런 사건전개로 인해서 이 책이 더욱더 흡입력있는 소설이 된거 같았다. 600여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양이지만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사실을 조금씩 조금씩 벗겨내면서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를 추적하게 하는 것은 지은이가 그만큼 재미나게 글을 잘 썼다고 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야기구조가 탄탄한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이지만 그 이야기를 살아있게 하는것은 역시나 캐릭터다. 그런데 주인공인 펠릭스 캐스터는 바로 엊그제 지나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도 바로 옆에서 보는듯이 생생하고, 원래 알고 있던 사람처럼 따뜻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의 건들건들한 성격이나 약속한 것을 끝까지 지킬려고 하는 의지등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잘 나타냈다고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번책에서 중요한 조연으로 출연하는 여러 캐릭터들도 참 가까운 느낌이 들 정도로 묘사가 잘되었다. 특히나 '데몬출신' 퇴마사 줄리엣은 영화로 나오면 어떤 사람이 그 역을 맡을까가 궁금해질정도로 매혹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캐스터의 '좀비' 친구 니키 또한 독특하면서도 웃음짓게 하는 재미난 캐릭터로써 이야기의 활기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지은이인 '마이크 캐리'는 이미 유명한 만화 스토리 작가라고 한다. 만화를 읽어봐서 알겠지만 재미난 만화에 탄탄한 이야기만큼 중요한 요소가 또 어디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이야기가 참 내공이 단단하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리고 아무래도 소재의 제한이 없는 만화라는 장르에서 오랜기간 수련해온만큼 소설쪽에서도 독특하고도 재미난 이야기를 꾸밀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니깐 좀더 현실적인 면이 많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상상력은 보통이 아닐꺼 같다.

기대한것보다 더욱더 매력있는 이야기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 잠을 포기하고 읽어도 기분 좋게 읽을수 있는 재미난 작품이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건들거리면서 유령 쫓으러 돌아다닐지 궁금하다. 얼른 다음 시리즈가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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