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이블 - 신과 우리 모두의 이야기
마크 버넷, 로마 다우니 지음, 전의우 옮김 / 아드폰테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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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괜찮은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난뒤의 첫느낌이랄까. 이 책은 제목대로 성경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그런데 그냥 평범하게 볼수있는 성경이 아니라 방대한 성경의 이야기를 물흐르듯 쉽고 간결한 내용으로

잘 편집하고 누구나 읽을수 있게 재미나게 다시 쓴 이야기 성경이라고 할수 있다.

 

사실 인류역사상 가장 꾸준히 오랫동안 발간이 되고 스테디셀러가 된 책은 성경이 아니겠는가. 서양 문명은 크리스트교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을 정도니까. 그런데 성경이란것이 그리 만만한 책이 아니다. 쉽게 읽을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은유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부분도 많아서 그 뜻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기도 하다. 어떤 구절의 해석때문에 수많은 논쟁이 있었고 그것때문에 수많은 분파가 생겨나서 정통과 이단으로 가르기도 한다.

 

이처럼 쉽지 않은 책이다보니 정작 교를 믿는 신자들도 완전히 통독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읽었다고 해도 그속에 깃들은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미국에서는 절반이 성경 첫 다섯 권에 손을 대지 못했고 기독교인의 12%가 노아의 아내의 이름을 엉뚱한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그 유명한 소돔과 고모라를 둘이 부부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러니 성경을 쉽게 읽을수있는 길라잡이 책이 필요치않겠는가.

 

그런 필요성도 있었겠지만 계기는 텔레비전 방송물을 만들기 위해서 쓴 대본이 의외로 사람들에게 쉽게 잘 받아들여져서 그것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10시간짜리 미니시리즈를 위해서 만든 내용이니만큼 중요한것 위주로 쉽고 편안하게 받아들일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책은 성경의 창세기장면부터 나온다. 하지만 바로 건너뛰어서 우리가 잘 아는 노아의 방주의 그 노아부터 시작해서 여러 종교의 근원인 아브라함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야기는 핵심적인 부분을 잘 연결해서 쉽게 쉽게 넘어간다. 하나님의 뜻이 아브라함의 행동으로 역사함을 잘 표현하고 있고 속도감있게 그 뒤의 사울이나 다윗등의 인물까지 이어지는데 그리 어색하지않게 이야기식으로 서술되어서 재미나게 읽을수있었다. 책의 절반 가량이 구약의 이야기고 나머지 절반은 신약의 이야기 즉 예수님의 이야기로 전체를 완성하고 있다.

 

내용의 형식을 소설식으로 짜서 옛이야기듣듯이 술술 잘 넘어가고 쉽게 성경이란 책에 다가갈수 있게 하는 길잡이같은 책같다. 이 책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있지는 않지만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정신이 무엇인지 또 이 종교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쉽게 알수있게 하는 소중한 책이었다.

내용이 크게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않고 부담을 주지도 않아서 기독교신자뿐만 아니라 성경에 관심있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흥미롭게 읽을수 있는 편안한 책이었다.

 

과거에는 성경을 라틴어로만 읽을수있었다. 그것이 각 나라의 나랏말로 번역이 되면서 종교혁명도 일어난것이 아니겠는가. 성경의 말씀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좀더 쉽고 적합한 내용의 책들이 많이 나온다면 참된 신앙을 위한 밑거름이 될듯하다. 극단적이고 삐뚤어진 종교관을 가진 사람도 결국 그 종교에서 궁극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거나 마찬가지다. 신이 진정하게 원하는것이 무엇인지를 쉽고 간결하게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발간되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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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BOOn 6호 - 2014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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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지칭하는 말 중에서 이말처럼 마음에 와 닿는말도 없을것이다.

지난시절 일제의 만행을 기억하는 우리로써는 그 시절을 부정할려는 일본에게 가깝게 갈수 없는건 어쩌면 당연할터.

그러나 지구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가고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복잡한 세상에 살면서 언제까지나 미워하고 살수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적이라고 해도 이기기 위해서도 적을 알아야하는건 병법에도 나오고. 적이던 친구던 이웃에 사는 나라에 대해서 알아가는건 어쩌면 꼭 필요한것이라고 할수도 있다.

 

이웃인 일본을 우리가 제일 많이 아는것은 역사왜곡과 일본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지금은 정식 문화개방이 되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일본 문화를 접할수 있지만 개방이 되기전에는 음성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접했었다. 그중에는 좋은것도 나쁜것도 있었지만 심층적으로 정확한 내용을 알기는 쉽지 않았다.

그 상황은 지금도 그리 나아진거 같지는 않다. 일본에 대한 연구하는 단체나 개인이 있다고 해도 그냥 보통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서 알아갈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RHK에서 나온 이 잡지는 주목할만한 책이다. 잡지형태로 나왔는데 시장의 불안정성을 감안했을때 나온거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 격월간으로 나오는 이 책은 벌써 6호까지 나왔다.

이번호에서는 다양한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처음에 한 일본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호시노 도오유키'. 사실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벌써 우리나라에 몇권의 책이 소개되기도 했다. 책 내용이야 읽어봐야 알겠지만 이 작가가 우리나라에도 몇번 왔다갔다간적이 있고 나름 한국에 대한 지식도 있는듯해서 흥미로왔다.

 

중간에 나오는 규슈올레는 일본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나의 가이드 역할도 할수 있을듯하다. 수많은 일본 관광지 소개와는 또다른 정보와 색다른 느낌을 주게 했다.

 

동아시아 청소년 역사 체험 캠프에서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캠프에서 만나서 서로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가고 이야기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아이들의 순수함과 착함에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 일본에서는 과거 그들이 잘못한것에 대해서 전혀 가르치지 않고 있음을 이 캠프를 통해서 알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그런 사실을 알고 부끄러워하고 사죄하는 마음을 갖는 일본청소년들의 모습이다. 그런 아이들이 많고 또 그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해서 일본의 주류를 이룬다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가깝고도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사실 일본 문화에 대해서 알기란 쉽지 않다. 그 영역이 너무나 방대하고 그 속이 깊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이 책은 기대와 한계가 보이는게 ,일본문화를 소개하는 책이 별로 없는 이 시점에서 이렇게 출연하는거 자체가 반갑기도 하지만 너무 포괄적으로 접근하다보니 두루뭉실하게 보일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까지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방향성이 느껴지지 않아서 좀 산만한 느낌도 들고. 아무래도 일본 문화중의 일본 문학쪽으로 특화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다양한 일본 문화의 속살을 느껴본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라 하겠다. 과연 언제까지 나올수 있을까 걱정이 들 정도로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호가 쌓이고 쌓이면 그 속에 들어있는 얼개도 풍부해질꺼고 그것은 일본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시켜주지 않을까. 다음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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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2 - 살인 게임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2
배리 리가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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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에는 참 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데 악마의 탈을 쓴 무시무시한 살인자도 참 여러 종류다. 사람을 곱게 죽이는 살인자는 차라리 양반이라고 할까. 곱게 살인을 하는게 아니라 글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가하면서 잔인하게 살해를 한다는건 대체 어떤 뇌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할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악마를 쫓는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단순히 경찰이나 형사로는 그런 살인자를 잡기가 힘들다고 봤는지 여러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참 창의적이라고 느꼈던것은 연쇄살인범을 처단하는 연쇄살인자였었다. 그는 자신안의 살인본능을 평범한 사람에게 나타내는게 아니라 연쇄살인범을 찾아내서 그를 살인함으로써 자신을 다스린다는 설정이었는데 참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독특함에 버금가는 사냥꾼이 나왔다. 바로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의 아들인 17살의 재스퍼 댄트! 우리로 치면 고3쯤 될만한 나이인 그는 아버지와는 달리 평범한 보통의 아이였다. 보통 가정환경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일생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편인데 이 아이는 자신이 자기 아버지의 전철을 따르게 될까봐 무척이나 두려워하고 있다. 자신도 연쇄살인마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는것이다. 그런데 그 걱정과는 다르게 그는 아버지로부터 연쇄살인마로써의 각종 심리와 기술을 전수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살인자의 심리를 잘 꽤뚫고 있다. 그 결과로 그는 본의아니게 살인자를 사냥하는 사냥꾼이 된것이다.

 

전편에서 이 저주스런 운명을 가진 재즈의 활약으로 아버지를 추종하던 연쇄살인범을 잡게 되었지만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을것이다. 그뒤로 계속해서 나오는 연쇄살인범의 검거를 위해서 재즈의 능력이 필요해질꺼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들을 자신보다 더 위대한 살인범으로 만들려는 재즈 아버지 빌리 덴트가 살아있는 한 이야기의 끝은 알수가 없다.

 

1편에서 살인자를 잡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신이 위협받게 되는 상태에서 보인 수동적인 움직임이었다면 이번편에서는 좀더 능동적인 사냥꾼으로 변모하게 된다.

살인은 재즈의 마을에서 일어난것이 아니라 저 멀리 대도시 뉴욕에서 연달아 일어난다. 그 살인범은 살인후에 시체의 몸에 번갈아가면서 모자와 개의 형상을 남겨놓는다고 해서 햇-도그 살인범이라고 알려지게 된다. 도무지 알수없는 사건의 행방으로 인해서 뉴욕경찰은 재즈에게 자문을 구하게 되고, 우여곡절끝에 사건 수사에 정식으로 가담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감옥에 갖혀있어야할 재즈의 아버지가 탈옥한것이다! 최악의 살인마의 탈옥이라..과연 그가 뉴욕의 살인에 가담했을까. 가담했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지시를 했을까. 사건은 더욱더 꼬여가고 빌리 덴트의 탈옥으로 재즈의 신변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재즈의 목적은 뉴욕살인마를 잡는 것도 잡는거지만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한 아버지를 잡는데도 전력을 쏟아야할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소년에 불과한 그가 최악의 살인마를 잡을수 있을까.

 

주인공이 소년이긴 해도 내용 자체는 완전 성인 소설이다. 살인의 과정이나 결과등에 관한 묘사가 자세하면서도 사실적이고(너무 적나라한 부분은 아예 대충 보고 넘어가기도 할 정도) 극의 진행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서 괜찮은 시리즈가 될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재즈의 성격이나 본능이 어떻게 변화될것인가를 보게 될꺼기에 그것도 나름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성선설을 지지하는 편이긴 하지만 과연 재즈같은 경우에는 어떤 피가 흐를까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분명 착한 어머니의 피도 물려받았다면 착하게 살겠지만 그 피의 반은 희대의 살인마라고 했을때 그 본능을 이겨낼수가 있을까. 책에서는 일단 선한 마음이 자신을 잘 절제하고 있는걸로 나온다. 그런데 아직 어려서 그렇지 나중에 나이들면 그 나쁜 본능에 지배당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재즈는 자신의 본능이 성적인 욕망에서 비롯될수도 있다고 보고 여자친구와의 스퀸쉽도 최소한도로 제한한다. 그런 극도의 절제력 자체가 어쩌면 살인마적인 능력에서 비롯된것일지도 모른단 생각도 든다. 최고의 살인자는 때를 기다려서 천천히 천천히 다가오는 법이니까.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나게 잘 쓰여졌다. 전작에 이어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자신의 본능을 계속해서 점검, 절제하는 재즈의 모습도 잘 그려졌다. 다만 책 내용에 비해서 전개가 어떤 부분에선 빨랐지만 어떤 부분에선 느려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템포 조절이 좀더 적극적이고 속도감있었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색다른 설정에 따른 몰입감이 괜찮은 책이었다.

 

등장인물들의 묘사도 좋았다. 주인공인 재즈의 모습도 좋았고 슬쩍 슬쩍 등장하는 살인마 아버지의 모습도 충분히 악마의 느낌이 들게 잘 그려졌다. 그리고 재즈를 돕는 친구 하위와 여자 친구 코니의 모습도 적절하게 잘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코니는 재즈의 강력한 지원자이긴 하지만 꼭 하지말라는 짓은 도맡아하는 캐릭터로 나와서 짜증이 좀 났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재즈에게 어떤 도움의 결과로 나타날런지는 다음편을 봐야하겠다.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캐릭터 구축이 잘 되었고 설득력있게 잘 그려진거 같았다.

 

100명이 넘는 사람을 살인한 당대 최악의 연쇄살인마 아들로 태어나서 그의 '살인기술'을 전수받아 그 능력을 연쇄살인범을 잡는데 쓴다는 이 사냥꾼 이야기, 정말 읽을만하다. 1편을 읽고 2편을 읽는다면 더 좋겠지만 2편부터 읽어도 크게 막힘은 없다. 3부작이라는데 다음편이 책 덮는 순간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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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도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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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작인 에코 파크에서 보슈는 여러 우여곡절끝에 사건을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파트너였던 키즈민 라이더는 부상으로 인해서 같이 일하지 않게 되었고 그 사건의 여파로 새로운 부서로 발령나 있었다. 바로 본청의 특수살인사건 전담반 형사. 이제나 저제나 새로운 사건이 떨어지지 않나 기다리던 보슈에게 새벽에 전화가 걸려온다.

 

즉시 현장으로 출발한 보슈는 이내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피해자는 뒤통수에 두 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했는데 그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의학물리학자이며 여러 병원에서 방사능물질을 취급, 접근할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

 

평범한 살인사건이 아님은 곧 나타난 FBI요원 레이첼 월링의 등장으로 확고해졌다. 연방요원이 왔다는것은 테러의 가능성도 있다는것. 그리고 곧이어 한 병원에서 세슘캡슐이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그 양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수 있는 막대한 양. 모든 관련 기관이 난리가 나고 세슘의 향방을 쫓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데 그때 보슈는 살인자를 쫓는다. 살인자를 잡으면 세슘의 향방을 알수 있다면서. 모든 수사기관의 수사방향과 다른 쪽에서 접근하는 보슈의 감각이 과연 올바른 길일까.

 

이번의 책은 전작들에 비해서 200쪽이상 짧은편이다. 신문에 연재된 작품인데 새롭게 책으로 내면서 살을 좀 붙이고 다듬었는데도 분량이 적다. 아마 신문연재상의 여러가지 제약때문에 분량이 적은 모양인데 마이클 코넬리가 신문 연재도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왔다. 그냥 책만 쓸줄 알았는데. 그런데 긴 호흡의 책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이번 작품처럼 짧은 호흡으로 긴박한 속도감도 꽤 재미있었다.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과정이 다른 작품보다 신속하고 빨라서 좀더 몰입감있게 읽을수 있었다. 물론 빠른 만큼 책장도 빨리 넘어가고 그에 따라 보슈와의 이별도 빨라지는게 아쉽긴 하지만.

 

이번책에서는 보슈의 여러가지 면이 두드러졌다는 느낌이 든다. 바로 자신의 감이 옳다고 믿으면 그냥 돌진해나가는 스타일. 하긴 이때까지 그런 모습이 보슈의 본모습이었고 또 우리들이 열광하게 된 까닭이긴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스타일이 위험에 봉착하기도 했다. 테러에 이용될지도 모르는 방사능물질을 찾는것이 더 급한지, 살인자를 쫓는것이 더 급한지 사실 그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늘 있어왔던 경찰과 FBI의 대립에서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너무 비타협적으로 나왔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보슈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수사의 진전이 느려졌을땐 진심으로 짜증 나기도 했을 정도였다. 패를 다 보여주진 않아도 어느정도는 유연성있게 대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마치 실존한 인물에게 대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는거보면 보슈의 캐릭터에 확 동화된거 같기도 하다. 하긴 보슈의 시리즈와 함께 한 세월이 어딘데. 담당 FBI로 그전에 인연이 있었던 레이첼 웰링이 나오는데 그녀와의 인연이 이번책에서 새롭게 펼쳐지는것도 흥미롭다.

 

전작에서 파트너의 부상으로 인해서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이번에는 젊고 잘생긴 하지만 20살이나 어린 신세대 형사였다. FBI와 대립할때는 반대하기도 하고 어떨땐 좀 꽉 막힌듯한 행동을 보여주긴 하지만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을 다루지 못하는 보슈에게는 신속함과 정확함을 전해주고 체력적인 면에서 도움을 줄수있는 좋은 파트너일꺼 같았다. 앞으로 보슈가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로써 이 신참 후배를 잘 지도하지 않을까. 다음편에서 얼마나 더 발전되고 친밀해진 사이로 나올지 궁금해진다.

 

보슈시리즈의 끝은 늘 아쉬움으로 가득찬다. 다음 작품을 언제 기다리냐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이번 책은 분량도 적어서 그런 아쉬움이 더 짙었지만 내용이 비교적 빠르고 긴박감있게 전개되고 새로운 보직에서 역시나 그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은 보슈를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여자 캐릭터들을 좋아하는데 전작에서 키즈민 라이더와 함께 일하지 않게 되어서 아쉬웠었다. 그런데 작가가 후기에서 레이첼 월링의 재등장을 시사했기에 앞으로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로와질꺼 같다.

 

사건에 대한 치밀하고 논리적인 묘사력, 등장인물들의 살아있는듯한 캐릭터화 등으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던 보슈 시리즈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거 같다. 시원한 곳에서 읽으면 정말 더 시원하게 더위를 잊을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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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때時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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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 같은거 안 본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다. 하지만 그 속마음이 100% 그렇지는 않을것이다. 점 같은거 믿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은 다른 형태의 점을 이미 보고 있을 것이다. 언제 주식이 오르고 내리고 하는것을 담은 주식 예측 정보지 같은게 일종의 점이 아니겠는가.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만큼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것도 없다. 한치앞의 미래도 못 알아보는 인간에게 정해진 것을 미리 안하는것이 얼마나 대단한것일까.

 

인간이 미래를 점치고자 하는것은 결국 욕심 때문이다.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서든 안정시키고 싶은 욕망 그리고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욕망. 그런것들때문에 미래를 알고싶어하는것이리라.

서양에 비해서 동양은 이런 사주명리학에 관한 것들이 많이 발전한 편이다. 아무래도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해서 주역이라는 걸출한 이론서가 있어서 그것을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모델이 다양하게 발전한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주,관상과 명리학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론적인 개설서라고 할만하다.

 

책은 처음에 사주명리학은 어떤 것인가를 이야기해준다. 말그대로 관상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인것이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음양오행에 따라서 사람도 보고 일들도 보고 그랬었다. 그것이 현대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는것이다. 그중에서 '신언서판'은 지금도 나름 유효한 이론이라 볼수 있다.

 

신이란 관상 즉 얼굴을 일컫는다. 그 사람의 잘되고 못남이 얼굴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은 바로 말이다. 말투, 말의 톤에 의해서 사람의 성격을 알수가 있다고 한다. 하기야 목소리 그윽하고 그 울림이 좋은 사람은 상대로하여금 신뢰감이 들게 한다. 책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은 관상보다 목소리가 좋아서 대통령이 될수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할 정도니 목소리의 중요성, 말솜씨의 중요성을 알수가 있다.

서는 글씨와 문장력이다. 이른바 언어영역이라고 할수가 있는데 펜이 군대보다 강하다는 말도 있는거보면 그 위력은 보통 생각하는거보다 더 강력하다고 할수 있다. 그런 서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또한 사주가 좋을것이다.

마지막으로 판은 판단력을 말하는데 신언서를 보는것이 결국 판단력을 보기 위한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아무리 잘난 사람이라고 해도 판단력이 흐려지면 보통 사람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타나는걸 우리는 역사상의 위인들에게서 알수가 있다. 판단력이 결국 끝을 좌우한다는것은 현재에도 통용되는것이다.

 

책은 한국 명리학계를 대표해서 3명의 대가를 소개하고 있다. 이석영, 박재완, 박재현이 바로 그들이다.

이중에서 박재현은 비교적 최근까지 생존한 인물이고 그 이름이 나름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바로 부산 박도사가 그인것이다. 박도사는 해인사의 살인사건을 해결함은 물론이고 부산의 여아 유괴사건의 실마리도 제공해서 결국 사건 해결의 큰 공을 세운다. 그밖에도 소소하게 재미난 일화들을 들려주고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잘 쓰여진거 같다. 사주나 관상 명리학 이런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 유래와 현대로의 계승등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중간중간 여러 일화들을 통해서 재미나게 그 핵심들을 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10년도 더 전의 책을 재판한것이라서 시류에 맞지 않는 면도 있다. 그 당시는 한의학이 흥할때였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의 위세가 아닌데 그것이 반영되지 않았다. 그리고 책 내용이 여러곳의 연재물을 정리해서 엮은것이라서 좀 정리되지 않고 두서가 없는 면도 있다.

그래도 지은이의 글솜씨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잘 전달하는 문장력이 있는지라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잘 읽혔다.

 

지은이는 인간의 운명을 9대 1이라고 본다고 한다. 9는 운명으로 정해진것이고 1이 바꿀수 있다는것.

근데 그 주장에는 사실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이 어느정도 운명을 타고난다는건 인정한다. 누구나 재벌집 자식으로 태어나는건 아니라고 봤을때 부잣집에서 태어나는거랑 가난한집에서 태어나는것은 분명 운명이다. 하지만 그 뒷배경을 바탕으로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것인가는 그 자신에게 달린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운명론 3, 개명론7 정도로 명을 개척해나갈 가능성을 더 높이 본다. 물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운명은 10 모두가 정해질것이고.

 

사주명리학도 결국 인간 그 자신을 위한 학문이 아닐까. 잘못된것은 스스로 경계하고 잘되는것은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것은 아니다는 뜻이겠다. 자신의 정해진 운명을 잘 알고 그것을 개척해나간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사주명리학에서 뜻한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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