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때時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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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 같은거 안 본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있다. 하지만 그 속마음이 100% 그렇지는 않을것이다. 점 같은거 믿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은 다른 형태의 점을 이미 보고 있을 것이다. 언제 주식이 오르고 내리고 하는것을 담은 주식 예측 정보지 같은게 일종의 점이 아니겠는가.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만큼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것도 없다. 한치앞의 미래도 못 알아보는 인간에게 정해진 것을 미리 안하는것이 얼마나 대단한것일까.

 

인간이 미래를 점치고자 하는것은 결국 욕심 때문이다.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서든 안정시키고 싶은 욕망 그리고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욕망. 그런것들때문에 미래를 알고싶어하는것이리라.

서양에 비해서 동양은 이런 사주명리학에 관한 것들이 많이 발전한 편이다. 아무래도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해서 주역이라는 걸출한 이론서가 있어서 그것을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모델이 다양하게 발전한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사주,관상과 명리학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론적인 개설서라고 할만하다.

 

책은 처음에 사주명리학은 어떤 것인가를 이야기해준다. 말그대로 관상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인것이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음양오행에 따라서 사람도 보고 일들도 보고 그랬었다. 그것이 현대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는것이다. 그중에서 '신언서판'은 지금도 나름 유효한 이론이라 볼수 있다.

 

신이란 관상 즉 얼굴을 일컫는다. 그 사람의 잘되고 못남이 얼굴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은 바로 말이다. 말투, 말의 톤에 의해서 사람의 성격을 알수가 있다고 한다. 하기야 목소리 그윽하고 그 울림이 좋은 사람은 상대로하여금 신뢰감이 들게 한다. 책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은 관상보다 목소리가 좋아서 대통령이 될수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고 할 정도니 목소리의 중요성, 말솜씨의 중요성을 알수가 있다.

서는 글씨와 문장력이다. 이른바 언어영역이라고 할수가 있는데 펜이 군대보다 강하다는 말도 있는거보면 그 위력은 보통 생각하는거보다 더 강력하다고 할수 있다. 그런 서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또한 사주가 좋을것이다.

마지막으로 판은 판단력을 말하는데 신언서를 보는것이 결국 판단력을 보기 위한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아무리 잘난 사람이라고 해도 판단력이 흐려지면 보통 사람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타나는걸 우리는 역사상의 위인들에게서 알수가 있다. 판단력이 결국 끝을 좌우한다는것은 현재에도 통용되는것이다.

 

책은 한국 명리학계를 대표해서 3명의 대가를 소개하고 있다. 이석영, 박재완, 박재현이 바로 그들이다.

이중에서 박재현은 비교적 최근까지 생존한 인물이고 그 이름이 나름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바로 부산 박도사가 그인것이다. 박도사는 해인사의 살인사건을 해결함은 물론이고 부산의 여아 유괴사건의 실마리도 제공해서 결국 사건 해결의 큰 공을 세운다. 그밖에도 소소하게 재미난 일화들을 들려주고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흥미롭게 잘 쓰여진거 같다. 사주나 관상 명리학 이런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 유래와 현대로의 계승등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중간중간 여러 일화들을 통해서 재미나게 그 핵심들을 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10년도 더 전의 책을 재판한것이라서 시류에 맞지 않는 면도 있다. 그 당시는 한의학이 흥할때였지만 지금은 그때만큼의 위세가 아닌데 그것이 반영되지 않았다. 그리고 책 내용이 여러곳의 연재물을 정리해서 엮은것이라서 좀 정리되지 않고 두서가 없는 면도 있다.

그래도 지은이의 글솜씨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잘 전달하는 문장력이 있는지라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잘 읽혔다.

 

지은이는 인간의 운명을 9대 1이라고 본다고 한다. 9는 운명으로 정해진것이고 1이 바꿀수 있다는것.

근데 그 주장에는 사실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이 어느정도 운명을 타고난다는건 인정한다. 누구나 재벌집 자식으로 태어나는건 아니라고 봤을때 부잣집에서 태어나는거랑 가난한집에서 태어나는것은 분명 운명이다. 하지만 그 뒷배경을 바탕으로 어떻게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것인가는 그 자신에게 달린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운명론 3, 개명론7 정도로 명을 개척해나갈 가능성을 더 높이 본다. 물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운명은 10 모두가 정해질것이고.

 

사주명리학도 결국 인간 그 자신을 위한 학문이 아닐까. 잘못된것은 스스로 경계하고 잘되는것은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것은 아니다는 뜻이겠다. 자신의 정해진 운명을 잘 알고 그것을 개척해나간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사주명리학에서 뜻한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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