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2 - 살인 게임 판타스틱 픽션 그레이 Gray 2
배리 리가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참 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데 악마의 탈을 쓴 무시무시한 살인자도 참 여러 종류다. 사람을 곱게 죽이는 살인자는 차라리 양반이라고 할까. 곱게 살인을 하는게 아니라 글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을 가하면서 잔인하게 살해를 한다는건 대체 어떤 뇌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할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악마를 쫓는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단순히 경찰이나 형사로는 그런 살인자를 잡기가 힘들다고 봤는지 여러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참 창의적이라고 느꼈던것은 연쇄살인범을 처단하는 연쇄살인자였었다. 그는 자신안의 살인본능을 평범한 사람에게 나타내는게 아니라 연쇄살인범을 찾아내서 그를 살인함으로써 자신을 다스린다는 설정이었는데 참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독특함에 버금가는 사냥꾼이 나왔다. 바로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의 아들인 17살의 재스퍼 댄트! 우리로 치면 고3쯤 될만한 나이인 그는 아버지와는 달리 평범한 보통의 아이였다. 보통 가정환경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일생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편인데 이 아이는 자신이 자기 아버지의 전철을 따르게 될까봐 무척이나 두려워하고 있다. 자신도 연쇄살인마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는것이다. 그런데 그 걱정과는 다르게 그는 아버지로부터 연쇄살인마로써의 각종 심리와 기술을 전수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살인자의 심리를 잘 꽤뚫고 있다. 그 결과로 그는 본의아니게 살인자를 사냥하는 사냥꾼이 된것이다.

 

전편에서 이 저주스런 운명을 가진 재즈의 활약으로 아버지를 추종하던 연쇄살인범을 잡게 되었지만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을것이다. 그뒤로 계속해서 나오는 연쇄살인범의 검거를 위해서 재즈의 능력이 필요해질꺼고 무엇보다, 자신의 아들을 자신보다 더 위대한 살인범으로 만들려는 재즈 아버지 빌리 덴트가 살아있는 한 이야기의 끝은 알수가 없다.

 

1편에서 살인자를 잡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신이 위협받게 되는 상태에서 보인 수동적인 움직임이었다면 이번편에서는 좀더 능동적인 사냥꾼으로 변모하게 된다.

살인은 재즈의 마을에서 일어난것이 아니라 저 멀리 대도시 뉴욕에서 연달아 일어난다. 그 살인범은 살인후에 시체의 몸에 번갈아가면서 모자와 개의 형상을 남겨놓는다고 해서 햇-도그 살인범이라고 알려지게 된다. 도무지 알수없는 사건의 행방으로 인해서 뉴욕경찰은 재즈에게 자문을 구하게 되고, 우여곡절끝에 사건 수사에 정식으로 가담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감옥에 갖혀있어야할 재즈의 아버지가 탈옥한것이다! 최악의 살인마의 탈옥이라..과연 그가 뉴욕의 살인에 가담했을까. 가담했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지시를 했을까. 사건은 더욱더 꼬여가고 빌리 덴트의 탈옥으로 재즈의 신변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재즈의 목적은 뉴욕살인마를 잡는 것도 잡는거지만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한 아버지를 잡는데도 전력을 쏟아야할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소년에 불과한 그가 최악의 살인마를 잡을수 있을까.

 

주인공이 소년이긴 해도 내용 자체는 완전 성인 소설이다. 살인의 과정이나 결과등에 관한 묘사가 자세하면서도 사실적이고(너무 적나라한 부분은 아예 대충 보고 넘어가기도 할 정도) 극의 진행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서 괜찮은 시리즈가 될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재즈의 성격이나 본능이 어떻게 변화될것인가를 보게 될꺼기에 그것도 나름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성선설을 지지하는 편이긴 하지만 과연 재즈같은 경우에는 어떤 피가 흐를까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분명 착한 어머니의 피도 물려받았다면 착하게 살겠지만 그 피의 반은 희대의 살인마라고 했을때 그 본능을 이겨낼수가 있을까. 책에서는 일단 선한 마음이 자신을 잘 절제하고 있는걸로 나온다. 그런데 아직 어려서 그렇지 나중에 나이들면 그 나쁜 본능에 지배당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재즈는 자신의 본능이 성적인 욕망에서 비롯될수도 있다고 보고 여자친구와의 스퀸쉽도 최소한도로 제한한다. 그런 극도의 절제력 자체가 어쩌면 살인마적인 능력에서 비롯된것일지도 모른단 생각도 든다. 최고의 살인자는 때를 기다려서 천천히 천천히 다가오는 법이니까.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나게 잘 쓰여졌다. 전작에 이어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자신의 본능을 계속해서 점검, 절제하는 재즈의 모습도 잘 그려졌다. 다만 책 내용에 비해서 전개가 어떤 부분에선 빨랐지만 어떤 부분에선 느려서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템포 조절이 좀더 적극적이고 속도감있었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색다른 설정에 따른 몰입감이 괜찮은 책이었다.

 

등장인물들의 묘사도 좋았다. 주인공인 재즈의 모습도 좋았고 슬쩍 슬쩍 등장하는 살인마 아버지의 모습도 충분히 악마의 느낌이 들게 잘 그려졌다. 그리고 재즈를 돕는 친구 하위와 여자 친구 코니의 모습도 적절하게 잘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코니는 재즈의 강력한 지원자이긴 하지만 꼭 하지말라는 짓은 도맡아하는 캐릭터로 나와서 짜증이 좀 났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재즈에게 어떤 도움의 결과로 나타날런지는 다음편을 봐야하겠다.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캐릭터 구축이 잘 되었고 설득력있게 잘 그려진거 같았다.

 

100명이 넘는 사람을 살인한 당대 최악의 연쇄살인마 아들로 태어나서 그의 '살인기술'을 전수받아 그 능력을 연쇄살인범을 잡는데 쓴다는 이 사냥꾼 이야기, 정말 읽을만하다. 1편을 읽고 2편을 읽는다면 더 좋겠지만 2편부터 읽어도 크게 막힘은 없다. 3부작이라는데 다음편이 책 덮는 순간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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