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도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인 에코 파크에서 보슈는 여러 우여곡절끝에 사건을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파트너였던 키즈민 라이더는 부상으로 인해서 같이 일하지 않게 되었고 그 사건의 여파로 새로운 부서로 발령나 있었다. 바로 본청의 특수살인사건 전담반 형사. 이제나 저제나 새로운 사건이 떨어지지 않나 기다리던 보슈에게 새벽에 전화가 걸려온다.

 

즉시 현장으로 출발한 보슈는 이내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피해자는 뒤통수에 두 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했는데 그의 신분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의학물리학자이며 여러 병원에서 방사능물질을 취급, 접근할수 있는 권한을 지닌 사람.

 

평범한 살인사건이 아님은 곧 나타난 FBI요원 레이첼 월링의 등장으로 확고해졌다. 연방요원이 왔다는것은 테러의 가능성도 있다는것. 그리고 곧이어 한 병원에서 세슘캡슐이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그 양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수 있는 막대한 양. 모든 관련 기관이 난리가 나고 세슘의 향방을 쫓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데 그때 보슈는 살인자를 쫓는다. 살인자를 잡으면 세슘의 향방을 알수 있다면서. 모든 수사기관의 수사방향과 다른 쪽에서 접근하는 보슈의 감각이 과연 올바른 길일까.

 

이번의 책은 전작들에 비해서 200쪽이상 짧은편이다. 신문에 연재된 작품인데 새롭게 책으로 내면서 살을 좀 붙이고 다듬었는데도 분량이 적다. 아마 신문연재상의 여러가지 제약때문에 분량이 적은 모양인데 마이클 코넬리가 신문 연재도 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왔다. 그냥 책만 쓸줄 알았는데. 그런데 긴 호흡의 책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이번 작품처럼 짧은 호흡으로 긴박한 속도감도 꽤 재미있었다.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과정이 다른 작품보다 신속하고 빨라서 좀더 몰입감있게 읽을수 있었다. 물론 빠른 만큼 책장도 빨리 넘어가고 그에 따라 보슈와의 이별도 빨라지는게 아쉽긴 하지만.

 

이번책에서는 보슈의 여러가지 면이 두드러졌다는 느낌이 든다. 바로 자신의 감이 옳다고 믿으면 그냥 돌진해나가는 스타일. 하긴 이때까지 그런 모습이 보슈의 본모습이었고 또 우리들이 열광하게 된 까닭이긴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스타일이 위험에 봉착하기도 했다. 테러에 이용될지도 모르는 방사능물질을 찾는것이 더 급한지, 살인자를 쫓는것이 더 급한지 사실 그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늘 있어왔던 경찰과 FBI의 대립에서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너무 비타협적으로 나왔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보슈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수사의 진전이 느려졌을땐 진심으로 짜증 나기도 했을 정도였다. 패를 다 보여주진 않아도 어느정도는 유연성있게 대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마치 실존한 인물에게 대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는거보면 보슈의 캐릭터에 확 동화된거 같기도 하다. 하긴 보슈의 시리즈와 함께 한 세월이 어딘데. 담당 FBI로 그전에 인연이 있었던 레이첼 웰링이 나오는데 그녀와의 인연이 이번책에서 새롭게 펼쳐지는것도 흥미롭다.

 

전작에서 파트너의 부상으로 인해서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이번에는 젊고 잘생긴 하지만 20살이나 어린 신세대 형사였다. FBI와 대립할때는 반대하기도 하고 어떨땐 좀 꽉 막힌듯한 행동을 보여주긴 하지만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을 다루지 못하는 보슈에게는 신속함과 정확함을 전해주고 체력적인 면에서 도움을 줄수있는 좋은 파트너일꺼 같았다. 앞으로 보슈가 오랜 경험을 가진 선배로써 이 신참 후배를 잘 지도하지 않을까. 다음편에서 얼마나 더 발전되고 친밀해진 사이로 나올지 궁금해진다.

 

보슈시리즈의 끝은 늘 아쉬움으로 가득찬다. 다음 작품을 언제 기다리냐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이번 책은 분량도 적어서 그런 아쉬움이 더 짙었지만 내용이 비교적 빠르고 긴박감있게 전개되고 새로운 보직에서 역시나 그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은 보슈를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여자 캐릭터들을 좋아하는데 전작에서 키즈민 라이더와 함께 일하지 않게 되어서 아쉬웠었다. 그런데 작가가 후기에서 레이첼 월링의 재등장을 시사했기에 앞으로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로와질꺼 같다.

 

사건에 대한 치밀하고 논리적인 묘사력, 등장인물들의 살아있는듯한 캐릭터화 등으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던 보슈 시리즈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거 같다. 시원한 곳에서 읽으면 정말 더 시원하게 더위를 잊을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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