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계속 윤CAROL KAESUK YOON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과학자이자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현역 과학자였던부모님 곁에서 실험용 생쥐와 함께 놀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춘기가 오기 전에는 사랑이나 멋진헤어스타일의 힘보다 다양한 통계 기법에 더 빠삭해질 만큼 자칭 ‘과학의 젖을 먹고 자랐다. 과학자와 결혼했고, 친구들도 대부분 과학자이며 자신 역시 과학자가 되었다.
예일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후, 코넬대학교에서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뉴욕 타임스》에 과학자들이 내놓은신기하고 경이롭고 새로운 발견들에 관한 글을 쓰며 보냈다. <사이언스>, <워싱턴 포스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도 기고했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과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온 학자이자 저술가인 캐럴 계숙 윤이 온갖 생물의 이름과 질서를 연구하는 학문인 분류학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마주하게 된 뜻밖의 사실과 충격을 그려낸 이야기다. 인생의 가치관 그 자체였던 과학의 세계와 어릴 적 집 뒤편의 숲속에서 수없이 다채로운 동식물과 어울리며 느꼈던 직관적감각이 서로 옥신각신하는 기막힌 현장들을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2009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과학·기술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이 책은, 과학 전문 기자 룰루 밀러의 화제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 직접적인 영감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보다 나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은 없다. 섬세한 관찰자이자 면밀한 과학자로서 저자가 길러낸 이 열매들을 즐겁게 맛보다 보면 어느새 완전히 새로운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게될 것이다. -룰루 밀러, 과학 전문 기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발굴된 고인류 화석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고민하는 과정은 고인류학에서 중요한 과제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이러한 고민을 특별한 시선으로 돌아보게 한다. 동식물의 이름을 익히며 즐거워하는 아이, 어떤 식물을 두고 풀인지 나무인지 구분하기 위해 말다툼하는 부부. 저자는 분류학의 역사를 꼼꼼히 파헤치며, 생명에 이름을 붙이고 비슷한 것끼리모으고 다른 것끼리 나누는 일이란 취미나 과학이기 이전에 생존을 위한몸짓에서 기원하고 진화했음을 깨닫는다. 살아 있는 존재를 느끼고 유심히 살피는 본능적인 감각에 관한 깨달음이 갈피마다 가득한 이 책은 무감하게 바라봐왔던 우리 일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준다. -이상희,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인류학 교수, 『인류의 진화』 저자
생명의 세계에는 이미 질서가 존재했지만 자기의 방식으로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려는 이른바 분류학자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분류학이 발전할수록 생물은 사라져간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생물을 구분하는방식이 진화분류학, 수리분류학, 분기학으로 발전하면서 각 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생명의 이름이 사라지는 사정을 소상히 밝힌다. 아뿔싸! 이젠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이한 일이다. 이름이 사라지면 지식이 사라지고, 이름이 사라지면 생명이 사라진다. 다시 지구를 생명으로 충만하게 하는 법. 각자 자기 세계의 생명에게 스스로 이름을 붙이는것이다. 물고기가 다시 헤엄치게 하자. -이정모, 펭귄 각종과학관장,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저자
분류학에 관한 풍성한 지식과 살아 있는 존재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책이다. 분류학이란 다양한 과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종과 종 사이의관계를 밝히고 이름을 부여하는 학문이다. 그 분야의 지식을 저자는 물고기를 예로 들어 무척이나 흥미롭게 짚어낸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편에 서서 바라봐야한다고 강조하는 대목은 말 그대로 철학적 사유에 가깝다. 주체로서의 삶을 지탱하느라 망각하고 있는 우리의 본능을 ‘움벨트‘라는 개념을 통해일깨워 주기도 한다. 자연과 더 가까워지고 더 깊이 연결되어 있어야 세계의 진실에 가까스로 도달하게 된다는 것! 무릎을 치면서 배운다. -허태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구원, 『식물분류학자 허태임의 초록목록』 저자
진화생물학자 캐럴 계숙 윤은 우리가 이 세상의 경이를 바라보고, 만져보고, 귀 기울이고, 불완전한 우리만의 감각으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다윈이 그랬듯 윤도 따개비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생물학과 전기와 민담으로 풍성하게 꾸려진 그의 책을 읽는 것은 감각적 환희를 선사한다. -오프라 매거진 (0)
분류학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시각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이 책에서... 캐럴 계숙 윤은 분류학이 무슨 학문이며 어떤 환경에서 형성되었는지, 이 분야를 추동하는 동기는 무엇이고 거기 매진한 과학자들은 어떤사람들이었는지에 관한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분류학에 휘몰아친 수많은 이념의 파도를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생생한 현장감까지 느낄수 있다. --리처드 레인, 《네이처》
얼핏 따분해 보이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과학적 지식과 개인적 경험을재치 있고 산뜻하게 엮어내, 이렇게 재미있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독자들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런 걸 보면 윤은 아주 특출한 과학 저술가다. 최고. -《커커스 리뷰》
재미와 통찰이 가득하다. 캐럴 계숙 윤은 각자 자신의 ‘움벨트‘를 되찾아보라고, 생명의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보라고, 그리고 생명의분류에 나타나는 경이로운 다양성들을 있는 그대로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 보라고 권유한다. 낙관적이면서 신명 나고 혁명적인 책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 책은 과학이 생명의 다양성 속 깊숙이 자리한 질서정연함을 찾아내는방법을 어떻게 깨우쳤는지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린나이우스부터 에른스트 마이어와 빌리 헤니히까지 까칠한 인물들이 잔뜩 등장해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데이비드 쾀멘, 『신중한 다윈씨], [도도의 노래」, 『진화를 묻다] 저자
정확히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정말 주의를 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자연 속을 더 많이 걷고, 새들을 더 많이 관찰하고, 생명의 세계와 직접 더 많이 접촉해볼 것을 권하는 윤에게 우리 대부분이 찬사를보내게 될 것이다. -아서 M. 샤피로, 《계간 생물학 리뷰anarty Beries of Bong)
60년이나 분류학자로 살아온 나도 이 책에서 린나이우스와 다윈 같은사람들에 관해 새로운 사실을 배웠고, 주변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분류학의 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생물학자, 탐조인, 자연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것이다. -폴 R. 에얼릭, 「진화의 종말』 저자
매혹적인 과학사이자, 자연이 지닌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풍요로움의 실례이며, 인간이 내린 정의와 실제 생명의 현실 사이에서 때때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한 사려 깊은 검토. -데버러 블룸, 『원숭이 전쟁 Monkey Wars』, 「사랑의 발견 Love at Goon Park] 저자
캐럴 계숙 윤에게 진짜 과학이란 생명이 존재하는 그곳에서, 그러니까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생명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에게야외로 박차고 나가보라고, 생명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논쟁을 벌이기보다 생명의 경이를 직접 눈으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이 책은 숲속으로 들어가 그런 경이들을 탐험할 수 있게 독자들을 이끌 것이다. -빌 던컨, 《오리건 커런츠》
"이름을 불러도 벌레들이 대답을 안 한다면이름이 있어 봐야 무슨 쓸모가 있니?" 각다귀가 말했다. "걔들한텐 쓸모가 없지. 그렇지만 걔들한테 이름을 붙인 사람들한테는 쓸모가 있을 것 같아. 아니면 애초에 왜 걔들한테 이름이 생겼겠어?" 앨리스가 말했다. "나야 모르지" 하고 각다귀가 대답했다. 루이스 캐럴, 『거울 나라의 앨리스』
200년도 더 전에 과학자들은 생명 세계 전체 (꽥꽥거리고, 휙휙 지나다니고, 꽃을 피우고, 덩굴손으로 감아 오르고, 잎을 내고, 털이 복슬복슬하고, 초록이고, 경이로운 그 모든 것)에 질서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이려는 과업에 착수했다. 처음에 내가 이 책에 대해 세운 계획은 단순했다. 바로 그 추구에 관한 글을 쓰면서, 오늘날 분류학taxonomy 이나 계통학systematics이라고 불리는 그 유서 깊은 분류의 과학에 관해 이야기할작정이었다. 과학자들이 생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모든 생명을포괄하는 하나의 계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동물과 식물 및 그 밖의모든 생물을 나누고 무리 짓는 그 복잡미묘한 방식을 설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과학자들 외에도 중앙아메리카 마야인부터 중세 중국인, 오늘날의 남아프리카 사람, 미국의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여러 집단이 생명의 세계를 체계화하는 특이하고 신기한 여러 방식에 관해서 - P19
도 쓸 계획이었다. 흥미를 자아낼 이 특이한 분류법들이 귀퉁이에서스며드는 한 줄기 빛처럼 재미있는 곁다리 정보를 더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분류법들은 적어도 과학과 다르다는 점에서는 틀렸다는것을 나는 기정사실로 여겼다. 과학적 분류도 불완전할 수 있고 아직많은 부분이 진행 중인 작업이라고는 하나, 그것이 생명의 세계를 체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실로 타당한 유일한 방법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생명을 분류하고 명명하는 일에서는 언제나 과학을 따라야 하며, 또한 한결같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 P20
급기야는 과학이 완벽하게 해내려고 애쓰고 있던 것, 바로 생명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과학 자체가 훼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더욱더 예상하지 못했던 깨달음은, 완전히 현대적이며 철저하게 진화론적인 새로운 분류의 과학이 사실상 전 세계의 보통 사람들을 생명의 세계와점점 더 단절되도록 몰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거의 아무도 눈치채거나 크게 염려하지 않는 사이 세계 곳곳에서 여러 생물 종이 차례로 사라져가는 현 상황을 초래한 비극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었다. 얼핏 부정확해 보이는 그 수많은 비과학적 이름과 범주(인류 역사 전체를 통틀어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각자 자기네 주변의 생명들을 기쁘게기리며 만들어낸 질서의 체계)가 사실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이름과 범주는 각자 더없이 옳았으며, 그것들(그중어느 하나든, 당신이 원한다면 그 모두든)을 되살리는 일이 이 모든 상황을 치유하는 열쇠였다. - P21
숲속을 누비며 다니는 아이라면 누구나 아는 어떤 사실, 자기가 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아는 그 사실을 내가 처음으로 알게 된것도 바로 그 숲에서였다. 그건 바로 생명의 세계란 아무렇게나 뒤죽박죽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슷한 것들끼리 무리를 이루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야생의 세계가 다양한 종류의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각 범주 안에는 또 더 다양한 종류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내가 알아보았던 것에 이름이 있으며 그이름이 몇 세기나 되었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그 이름은 바로 ‘자연의 질서‘였다. 태고부터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관찰하고 집착해왔던 바로 그 자연의 질서. 그 사람들 대부분이 한 것처럼 내가 한 관찰 역시 세밀하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기회만 생기면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쉽게 자연탐구가naturalist 가 된다. 내게 그 숲에 있던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명백했고, 언제나 당연했으며, 아주 실제적이고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었다. 심지어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그 숲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까마귀의 깍깍거림이 들리고, 내 발에 밟혀 나뭇가지가 부서지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건 그냥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었고, 맑고 파란 하늘만큼 명백한 것이었다. - P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