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랄게 없는 삶
야마오 산세이 지음, 최성현 옮김 / 달팽이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잔잔한 일상에서 건져올린 울림 깊은 철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혼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한층 더 깊고, 넓어진 세계... 그 놀라운 독창성에 매료당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로 1 - 개화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지나치게 완벽한 재능은 행인가, 불행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토피아 Utopias
우메자와 슌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행복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니처럼 혼자 살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요.”
이십 대의 후배들이 나에게 곧잘 하는 소리이다. 그 얘기를 들으면 궁금해진다. 뭐가 그렇게 자신이 없다는 건지. 그래서 되물어보면 비슷한 답변이 돌아온다.
“경제적으로 혼자서 꾸려나갈 자신도 없고, 주위 시선들을 견뎌낼 자신도 없고……. 무엇보다 외로운 걸 견딜 자신이 없어요.” 

 

그이들의 걱정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88만원 세대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그들이 혼자서 삶을 꾸려간다는 것은 녹록한 일이 아니다. 또, 한국 사회가 가진 가부장적 시선들과 전체주의적 요소들을 생각하면 혼자 사는 여자의 삶이 쉽게 용인되는 사회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일 터이다. 그러나 마지막 한 가지, 외로움을 견딜 자신이 없다는 말은 선뜻 이해하기가 힘들다.




외로움은 견디어내고 이겨내야만 하는 건가? 나는 외로움보다는 오히려 너무도 친밀한 관계를 견디어내기가 힘들다. 가족들이 내게 가하는 사생활 침해와, 절친한 친구들의 감정적 폭력들이 견디기 힘들어서 ‘친밀함’이라는 책까지 사보며 문제해결을 위해 매달린 적도 있다. 외로워서 힘들어본 기억은 한번도 없지만, 주위 사람들이 지나치게 자신을 드러내고, 이해해달라고 요구하고, 완전한 합일을 끊임없이 강요하는 바람에 잠적해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과잉 상태의 친밀함이 넘쳐나는 사회 속에서 나는 가끔 질식할 것 같다.




왜 사람들은 외로운 것을 그토록 두려워할까? 외로움은 왜 극복해야할 무엇, 그대로 방치하면 큰일 날 병쯤으로 치부될까? 어찌 보면 생을 이어가는 뭇 생명들에게 외로움은 존재조건일 수도 있는데…….



모든 생명은 외로울 권리가 있다.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며, 외로움에 겨워 온갖 사유를 할 권리가 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은 외로울 권리를 온전히 누리는 것이다. 혼자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존재감을 오롯이 느낄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외로움을 위험한 것으로 간주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이 사회는 은근히 협박한다. 외로움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그러니 애당초 혼자 살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이야기한 지 팔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여성들에게 ‘자기만의 방’은 불가능한 꿈이다. 




나는 이 세상 모든 여성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길 원한다. 관계 속에서 인식되어지는 나가 아니라, 온전한 나를 만나는 방. 사랑하는 이와 밤새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방, 멀리서 온 친구와 술잔을 기울일 수도 있는 방,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쌓아둘 수 있는 방, 삶이 지칠 때는 엎드려 펑펑 울 수 있고, 어떤 날은 즐거움에 겨워서 미친 듯이 웃을 수도 있고,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내 일기를 그냥 던져두어도 되는 방. 



아버지의 방을 벗어나 남편의 방으로 옮기지 않고, 내 방을 꾸며 살고 있는 나는 혼자 살기를 두려워하는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다.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가라고.

“그 곳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외롭지 않아요. 아니, 외롭지만 결코 불행하진 않습니다. 그 방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외로움은 충만하기 그지없는 외로움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태어날 때부터 그런 방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방은 열쇠가 없으면 열 수 없다. 우리가 자라면서 두렵고, 불안하고, 무서워서 일찌감치 내던져 버린 그 방의 열쇠, 그게 바로 외로움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08-09-1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움과, 고독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외로움을 두려워하는 것도 어떤 프로그래밍 같단 생각이 들어요. 외로움 예찬, 외로움과 잘 지내기. 이런건 없는걸 보면. 산딸나무님의 글을 보다 나 역시 외로움을 물리쳐야할 어떤걸로 생각하고 있다는걸 느꼈어요. 그런데 대체 외로움이 어떤 상태일까요. 심심함? 허전함? 적적함? 외로움이란것 자체도 애매하네~

산딸나무 2008-09-1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자기랑 노는 시간, 아닐까요?

비로그인 2008-09-1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움을 즐기는 산딸나무님을 봅니다.
별로 할 말 없습니다, 하하.


산딸나무 2008-09-1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