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 아이들을 어떤 존재일까요? 그 나름의 개성과 인격을 갖고 성장하고 있는 인간일까요? 아니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미숙한 존재일까요? 우리 사회는 여전히 후자의 편견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개성과 다양성이 온전히 인정되지 않지요. 그래서 아직도 많은 어른들은 ‘착한 아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아이들은 골칫덩이로 치부합니다. 게다가 그 편견의 잣대는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들에게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여기, 어른들의 근엄한 편견을 여지없이 날려버리는 유쾌한 여자아이들이 있습니다. 한번 만나보세요. 


왜요?

-린제이 캠프 글,  토니 로스 그림, 베틀 북 출판사


  시종일관 배꼽을 잡는 멋진 그림책입니다. ‘릴리’라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릴리의 대사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왜요?” 어떤 얘기를 하든 릴리는 늘 ‘왜요’라고 되묻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모두 공감할 만한 상황이겠죠? 처음에는 그 질문에 열심히 대답을 해 주던 아빠도 결국엔 폭발하고 맙니다. ‘그냥, 그건 그냥 그런거야... 제발!’

 

  그러나 이 책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기막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금요일, 공원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는 아빠와 릴리 앞에 그들이 나타났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안 되겠죠?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이 멋진 여자아이의 ‘왜요’ 한 마디가 어떻게 세상을 구하는지...

 

  지구를 구하는 건 더 이상 로봇을 조종하는 소년들이 아니랍니다.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수지 모건스턴 지음, 최윤정 옮김, 비룡소


  한 겨울에 샌들을 신고 학교 가는 아이, 하고많은 예쁜 옷을 놔 두고 체육복을 입고 외출을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 구멍이 났는데도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양말만 신겠다고 우기는 아이... 아이들의 종잡을 수 없는 패션감각에 혀를 내두르는 부모님들께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4개월 때 마음에 안 드는 옷을 입혀놓았다고 울고, 다섯 살에 그림책보다 패션잡지 뒤적이는 걸 즐기는 소피. 이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주위의 어른들은 골치 아파집니다. 짝짝이 구두를 신고 학교에 오고 타조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학교에 가는 이 아이는 순식간에 ‘문제아’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마지막엔 용감하고 총명하고, 독특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지요. 그 사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에 온 학교 아이들이 다 소피의 패션을 따라할 때, 소피가 입고간 옷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게 된다면 이 별난 아이의 마음이 이해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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