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 -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 이야기
가브리엘 벵상 지음 / 열린책들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글자가 하나도 없는 그림책이다. 그림도 연필로만 그려져서 알록달록 색깔도 하나도 없고. 재미없을 것 같고, 설명이 되어있지 않으니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고?

  

  혹시 그런 경험이 없는가? 마음이 너무 아픈데, 그걸 말로 ‘아파요.’라고 해 버리면  내 마음이 그 말에 다 담기지 않아서 말하기가 두려웠던 일. 어떤 말로도 그 기분을 다 설명하지 못 할 것같이 기뻤던 일. 아마 그것처럼 이 그림책을 만든 가브리엘 뱅상도 그래서 글자를 넣지 않은 것 같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글자가 다 해 주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들려주는 거지.

  

  버림 받은 개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그 눈길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난다. 차에서 버려져 고속도로로 튕겨나가는 개의 작은 몸뚱이를 보면 내 몸도 막 멍드는 것처럼 아파 온다.

 

  책을 덮고 나서 가슴 한 구석이 마구 저려와서 아주 오랫동안 몸을 말고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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