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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바다
다지마 신지 지음, 강우현 옮김 / 여성신문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커다란 바다거북 가우디의 이야기란다. 가우디는 도시의 높은 빌딩에 세워진 대형수족관에서 살아가고 있지. 그러나 이 바다거북이는 자기가 자라고 난 대자연의 바다를 그리워하며 날마다 눈물로 살아간단다. 그러나 인간들은 이 바다거북이의 슬픔에는 관심이 없어. 관리인은 이렇게 말해.
“우리는 수족관 생물들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관심 없습니다. 저희들이 해야 할 일은 그 동물들을 잘 다루어서 구경 온 손님들이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수족관은 동물보다는 인간을 위한 곳이거든요.”
혹시 너희들은 동물원이나 수족관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정말 행복할까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니?
그래서, 가우디는 연기를 한단다. 아픈 척을 하지. 그러면 사람들이 불쌍해서 놓아줄 거라고 생각한 걸까? 그게 아니라, 병든 물고기는 수족관의 물을 더럽히기 때문에 박제로 만들거나 놓아주는 걸 알게 된 거지.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은 박제를 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가우디를 바다로 돌려보내 준단다. 대단한 자선사업이라도 하는 양, 성대한 행사를 벌이면서...
“그래서 가우디는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이 이야기는 끝날까? 설마, 아니겠지? 줄거리를 다 말해 주면 무슨 재미로 책을 읽겠니, 그치?
이 이야기는 그래서 끝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된단다. ‘에? 이게 시작이라구요?’하며 놀라는 친구들에게 살짝만 이야기를 더 해볼까?
가우디가 돌아간 바다는 30년 전 그때 그 바다가 아니었지. 눈 먼 물고기들이 떠 다니고, 목 쉰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이상한 빛에 쏘여 병들어 버린 바다거북들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바다... 숨이 막히고, 미끈거리고, 따갑고...
그 바다에서 가우디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란다.
가슴이 아픈 이야기야. 내가 인간임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이야기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듯한 절망 뒤에 새로운 희망이 솟아나는 이야기이기도 해. 그래서 너희들이 가우디의 이야기를 꼭 한번 읽어줬으면 해. 그건 내 바람이 아니라, 바로 바다거북 가우디의 간절한 바람이란다.
애들아, 가우디가 너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를 꼭 한번 들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