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런 우스개가 있다. 부부 사이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 있다면 그건 바로 '당신 나 사랑해?'라고.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지금 이 평화가 거짓을 딛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지만, 그 역시 모르는 사람이 없으므로 던져서는 안 되는 질문이란 건가. 그렇다면 아마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 '나는 지금 행복한가?'가 아닐까? '부자 되세요!'라는 주술에 걸려있는 인간들에게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게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너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읽으면 이 책은 끝도 없이 묻고 또 묻는다. '당신은 지금 행복해?' 당신은 당신의 이웃보다 더 많이 가져서 행복한가? 당신은 미래를 위해 돈을 모아두었기에 지금 행복한가? 당신은 지적으로 우뤌하다고 느낄만큼 책을 읽고 또 읽었으므로 행복한가? 책의 물음은 끝이 없다. 그리고 책은 인디언의 말을 통해서 답을 하고 있다. '베푸는 삶은 아름답다. 그러나 문명인이 된 당신은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고.

우리가 잃어버린 게 어디 그 뿐일까? 우리는 더 이상 바람의 말을 들을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땅의 충고를 들을 수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동물 형제들을 만날 수도 없고, 우리 안에 존재하는 신도 만날 수 없다. 그러고도 우리는 행복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돈이 있으면 행복 할 수 있다고. 땅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다고. 하나로도 족하지만 두개, 세개가 있으면 행복하다고. 열심히 적고 읽어서 외워두면 행복하다고.

이 책은 그래서 무겁다. 종이의 무게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진실의 무게때문에 읽기가 버겁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니 두려워진다. 내게 행복하냐고 묻기가 두렵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떨치고 진실을 똑바로 쳐다본다면 참된 행복이 그리 멀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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