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질문에 더불어 떠오르는 책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다. 더 정확하게는 그 책으로 지은 '모모'라는 노래 가사이다.

'인간은 사랑없이는 살 수 없단 것을 ...'

인간들은 그 둘도 없는 진리를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잘 기억하지 못한다.삶을 걱정하고 염려해서 적금을 들고, 보험을 들고, 집을 사고, 돈을 벌고... 그렇게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인간을 살아가게끔 만드는 것은 인간들의 사랑, 그것 뿐이다. 물론 나 역시도 이 진리를 실천하며 살기엔 이 세상이 너무도 부조리하게 느껴져 헤매고 있음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톨스토이가 지은 다른 여러 작품들에서 나는 리얼리즘이란 무엇인가를 배웠다. 글이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나를 빨아당기는지 생생하게 체험했다. 그러나 이 작품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작가가 인생 말년에, 살아오면서 깨달은 철학적 질문을 답하는 작품들이다. 그러다 보니, 마치 성경을 읽는 것처럼, 때론 교훈적 동화를 읽는 것처럼 빤한 이야기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이 주는 감동은 독특하다. 동화라곤 하지만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너무도 난해한 삶의 진리, 그리고 줄거리의 작위적 구성 따위들을 먼저 인식하면 같은 사람이 쓴 글이 맞는가 의심스러울 만치 엉성하다고 느껴지는 글일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런 생각을 가질 수가 없다.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였다) 다닐 적에, 그리고 중학교 독서토론시간에, 그리고 서른이 넘어서 다시 이 책을 접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이토록 심오한 것이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내일 일을 걱정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내 삶에 어린 시절 성경학교에서 배운 얘기를 떠올리게 했다.

'너희는 내일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걱정하지 말라. 하늘을 나는 새와, 들의 꽃들도 다 살아가게 하시는 하느님이 설마 사랑하는 너희의 삶을 예비하지 않으셨겠느냐.'

그때는 그 말이 하느님만 믿으면 아무 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 말의 답을 톨스토이는 이렇게 멋진 비유로 풀어놓았다니. 인간은 자신에 대한 걱정과 염려로 살아가지 못한다.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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