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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모자와 무민 - 즐거운 무민가족 2 ㅣ 소년한길 동화 12
토베 얀손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한길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해마다 봄이 되면 나는 내 눈으로 처음 본 나비의 색깔이 무슨 색일까 기대한다. 노랑색이면 행복한 여름이 될 것이고, 흰색이면 조용한 여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바다를 가면 푸르게 출렁이는 바다가 모두 딸기주스가 되어 있지 않은지 꼭 확인해 본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기 전에 내 방안에 온갖 식물들이 밤사이 자라나 있지는 않은지 기대하며 살며시 눈을 뜨기도 하고, 달꺌 껍질을 버릴 때 마다 그것들이 흰구름이 되어서 방안을 떠다니지는 않을지 쓰레기통을 다시 한번 열어보기도 한다.
이 책이 내게 준 습관은 그것만이 아니다. 나는 핀란드란 나라에는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라 무민들이 살고 있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내가 무민 이야기를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마밍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그러다가 어른이 되어서 다시 만난 무민시리즈로 무민가족들의 긴 이야기를 비로소 다 만날 수 있었다. 토베얀손의 글과 그림을 다시 만나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하나 하나가 다시 눈앞에 펼쳐지는 걸 확인 할 때 그 기쁨이라니...
사랑과 모험이 가득한 무민들의 세계. 그 속에 빠져드는 기쁨은 혼자만이 맛보기엔 너무도 아깝다. 우리 아이들에게 핀란드하면 뭐가 떠오르느냐 물었더니 '자일리톨 껌'이라고 한다. 한참을 배를 잡고 웃다가 서글프기도 하다. 자일리톨 껌 대신 사랑스러운 요정들 무민 가족을 떠올릴 수 있었던 내 어린시절은 얼마나 행복했던가.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삶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