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보 까보슈 - 3단계 문지아이들 3
다니엘 페나크 글, 마일스 하이먼 그림, 윤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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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하지 않은 존재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노예가 주인을 사랑할 수 없듯이-개인은 사랑이라고 믿을 수 있을지 모르나 역사가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불평등한 존재들끼리 사랑은 있을 수 없다.

이 책은 동물을 인간 다음 가는 2등생물쯤으로 취급하는 현대인들에게 통쾌하게 한방 먹여준 수작이다. '개'를 통해서 개란 존재를 일방적으로 외로운 감정의 찌꺼기를 퍼붓다가 싫증나면 인형처럼 처박아 버릴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약자들은 항상 역사가 나아갈 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그것처럼 우리의 '개'도 '사과'를 비롯한 인간들에게 진정으로 개와 인간이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보여주었다.

진정으로 사랑에 이르는 길은 바로 '나를 지키는 것' 아니던가.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내가 나를 버리지 않고 내 자존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과정이 바로 사랑하는 상대를 버리지 않고 그 사랑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개는 가르쳐 주었다. 서로 사랑하고 싶다면, 길들이지도 말고, 길들여지지도 마라. 소유하지도 말고 소유당하지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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