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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지음 / 창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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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황석영의 소설을 읽을 수있다는 기쁨이 우선 앞섰다. 살아가면서 작가의 이름 석자만 믿고 주저없이 책을 살 수 있다는 것은 평생 좋은 친구를 얻는 기쁨만큼 값지고 귀한 것일 터이다. 내게 황석영은 대학 시절부터 삶으로, 작품으로 나를 배신하지 않은 친구이자 작가였다.

남북의 이데올로기 문제에 대한 진지하고도 풍부한 접근.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목 메이도록 가슴 아린 애정을 느낄 수 있게하는 그 섬세한 문체. 역시 황석영이었다.
내가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맑스의 사상에 빠져들고 젊은 시절을 온통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두 이데올로기를 저울질 하면서 살았기 때문일까? 이 작품은 내게 그야말로 바싹 다가와서 조근 조근 말을 걸어왔다.

산다는 것은 늘 느끼는 것이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그러나 간단하지 않다고해서 모르쇠 할 수는 없는 것이 또 우리 삶이 가지는 매력이 아닌가. 해방 반세기를 훌쩍 넘어서 이 시점에 우리에게 분담의 아픔을 이렇게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작품이 나타난 것에 대해서 이 땅에 살아 남았음이 가슴아픈 사람으로 정말 감사한다. 마음을 열고, 나를, 내가 배워온 역사를 기꺼이 부정하고 새로운 인간의 역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일독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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