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베이커리
이연 지음, 이지선 그림 / 소년한길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아무리 오랫동안 사랑하면서 관계를 맺어도 제도 속에 들어가 있지 않은 관계는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한계이다. 이성간의 결혼이라는 보편적 선택을 제외한 모든 관계는 참으로 불편하고 억울한 경험들을 낳는다. 그런 갖가지 경험들을 떠올리게 하는 동화였다.  

 제도와 관계의 내용이 어떻게 늘 같을 수가 있나? 그렇게 당연한 것이 오히려 당연하지 않게끔 생각되는 사회에서 제도가 허용한 것 이외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고단함이 잘 묻어나는 글이다.  

 책을 덮고 나니, 한 편으론 참 답답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론 이런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가 더 빨리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가족은 누가 정하는 걸까? 

 어쩌면 그 답은 너무 쉬워서 질문의 가치도 없는 물음이 아닐까, 싶어진다. 

 가족은 내가 사랑하는, 내가 가족이길 원하는 사람들이 내 가족이겠지. 서류가 정하는 것도, 가문이 정하는 것도, 사회적 관습이 정하는 것도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세상살이가 너무 슬프지 않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