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팔다 - 우상파괴자 히친스의 마더 테레사 비판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정환 옮김 / 모멘토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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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란 생각이란 대상이 다다를 수 없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사춘기 시절 좋아해서 외우고 다녔던 칼릴 지브란의 말이다.

그런데, 그 자체에 대해서 사유할 필요도, 회의할 필요도, 검증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면 그게 과연 인간에게 필요한 것일 수 있을까?

마더 테레사, 그녀의 자비로운 삶 역시 회의와 검증을 필요치 않는다. 그녀는 순수하고 궁극적인 사랑의 실천자로 존재하니까. 하지만 순수와 궁극이란 게 죽음에 다다르지 않은 그 어떤 존재도 이를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답은 하나. 순진한 오해와 갖가지 정치적 기만의 산물...

히친스의 이 책은 그런 그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해석하지 않고 그저 있는 사실을 보여줌으로 해서 그녀의 자비가 어떻게 잘 포장되어서 판매되었는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마더 테레사에 대해서 적힌 이 책의 사실이 그녀를 성녀로 떠받드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실이라 할 지라도 나는 여기 비친 모습이 오히려 그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맹목적인 종교적 해석이 내가 오랫동안 봐 온 '착한 종교인'들과 더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그녀는 수녀이고 종교인으로서 자비를 실천했다. 그렇다면 이 모습이 오히려 그녀답지 않은가?

그녀가 너무도 유명하고 사람들이 너무도 그녀을 오해했기에 이렇게 비난(?)당하는 것이지, 사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자기 종교에 대해서 그것만으로 삶을 해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렇지 않나?

선행, 자비, 나눔, 베품...

가장 비정치적일 것 같은 이 단어들이 왜 가장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 휘리릭 읽어보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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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2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히친스의 관점에 공감하는 편이랍니다.


산딸나무 2008-01-2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꽤나 공감하는데...
제가 쓴 리뷰가 오해의 소지가 있나요?
어, 다시 읽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비로그인 2008-01-2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딸나무님 논지에 공감합니다.
저는 -> 저도. 하하


산딸나무 2008-01-28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