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좋은 날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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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년' 소리 들어가면서 담배를 끊은 지 두 해가 되어간다. 근데 오늘은 정말 미치게 담배가 '땡긴다'

그 동안 성석제의 소설들은 유일하게 '낄낄대며' 웃어제낄 수 있는 글이었다. 때론 호탕하게, 때론 우아하게, ‹š론 해맑게 웃는 웃음이 아니라, 정말 '낄낄대며' 웃을 수 있는 그런 글. 

근데 이번 소설집은 딱 두 군데서 피식 웃고는 내내 마음이 가라앉아 담배 생각만 간절하게 만든다.

온갖 양념범벅이 된 생선찌개를 먹다가 날 생선 그대로를 입에 갖다댈 때의 그 비릿한 내음, 그리고 뒤따라 오는 토악질이랄까... 삶을 날 것 그대로 들이대는 작가의 글 앞에선 끝도 없는 토악질에 속에서 신물만이 올라오고 눈가는 눈물로 뒤엉킨다.

아, 정말 맵다. 우리 삶의 몸뚱이를 홀라당 벗겨 놓은 꼴이란 게 이렇게 짜고 맵구나.

언제쯤 우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쯤 우리는 더 이상 '살아내야' 하지 않아도 될까 말이다. 그런 날이 오긴 할까?  

담배의 유혹을 끊기 위해서라도 찾아봐야겠다. 이 질긴 생을 이어가야할 까닭을. 열개쯤 찾으면 담배 생각이 가시려나. 안 되면 스무개, 서른개, 백개, 천개라도 찾아내야지. 내 삶을 샅샅히 훑어서라도 찾아보자.

참말로 좋은날이라... 참말로 사람 잡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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