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려도 관장님이 부친상을 당했어도 마을 잔치는 예정대로 잘 치러졌다. 누가 나서서 전체를 총괄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즐겁게 해냈다.

책전시 코너에 앉아서 그림책 10권을 읽다가 손님을 맞았다. 아이들의 어두운 면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풀어주려고 애쓰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아이들에게 줄 교훈으로 가득찬 많은 책들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행복하지 않은 것같은 가족이 엄마 생일 날 미술관에 같이 간다.  그림을 좋아하는 엄마, 그림에 관심을 가지는 나, 억지로 따라온 형, 썰렁한 농담으로 형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아빠. 첫장면에서 식구들이 미술관으로 향하는 모습은 전혀 즐거워보이지 않으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하고 상상하면서 웃음을 되찾는다. 책을 보면서 우리 가족이 미술관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이 가족의 모습과 비슷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나만 뿌듯해하고 행복해했다. 이 가족처럼 같이 그림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했다면 더 행복한 미술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30대 초반 처녀의 연애와 일에 대한 상큼한 현재 이야기다. 삭막하고 냉정한 사회 속에서 일에 대해서는 독립성과 자립성을 찾아가는 나이이지만 연애는 결혼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한다.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것 빼고는 나무랄데없는 감성 풍부하고, 배려 깊고, 멋진 7살 연하의 태오를 받아들이기에는 은수는 현실적이다. 그래서 평범하고 이상적인 결혼을 하고 싶어 영수에게 다가가보지만 그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허상)이다. 낭만을 쫓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지도 못하는 이 시대 나이 찬 미혼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쉽고 재미있게 나타냈다. 편하고 발랄하게 자기또래의 모습을 이야기 할 수있는 정이현을 표지의 사진처럼 귀엽고 매력적으로 보이게하는 작품이다. 2006 10 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관 만들기 모임,  어느 순간 갑자기 일의 진척이 빨라졌다. 게다가 큰 비용이 지원된다는 날 벼락에 다들 놀라면서 어떻게 하든 이 기회를 잡으려고 한다. 안되고 있는 일도 되게 할려고 상황을 급박하게 억지로 끼워 맞출려고 하는 조짐도 보인다. 어떡하든 만들고 보면 저절로 굴러 갈 것 같은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옆에서 지켜 보고 있는 나는 불안감을 느끼고 잡아주고 싶은데 그들의 속도가 더 빨라지면 제어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좋은 일이든 나쁜일이든 우리 사회는 빨리 가야 된다는 강박증을 갖고있다. 천천히 제대로 가자! 200610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제 오후에 친한 엄마와 작은애 학교 축제에 가는 차 안에서 그 엄마가 나에게 학교에 대한 푸념을 털어놓았다.

"오늘 축제 스케줄 학운위에서 잡았어? 왜 하필 이 시간이야." 부터 시작해서

"우리 담임이 아침 자율 학습 시간에 아이들 너무 안챙긴다 하더라. 공립학교 중3담임하고 있는 우리 반 엄마가 하는 말이 그 시간에 담임이 신경 써주면 아이들 성적이 많이 향상된다던데. 이제 보니 우리 담임 순 말뿐이고 아이들한테 신경쓰지 않더라."

"이 학교, 교생은 왜 이렇게 많이 받아.  과학은 2달 동안 교생이 수업 했다며. 사립학교라 선생님들이 다 타성에 젖었어. 이렇게 공부 시키다가 고등학교에 가서는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몰라."

그러다가 결국은 "나 딴 학교로 전학 보내고 싶어."로 끝을 맺는다.

학운위 위원인 나에게 건의를 하는 것이다. 학교 운영위 회의 때 가서 이야기 하라고.  다른 학운위 위원이 졸업 여행 답사 다녀와서 숙박업소 싸고 괜찮은 곳에 정했다는 사실을 전해 줄 때, 앨범 소위에서 신경을 써서 질좋은 앨범을 싸게 제작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줄 때는 전혀 반응이 없더니만...

그때부터 머리가 아프더니만 오후 4시 반에 시작된 축제는 밤 9시 반에 끝이나 몸까지 파김치를 만들었다. 전교생이 무대에 선다는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12개 반이 나와서 합창을 하고 쾌 많은 팀이 장기 자랑을 했는데,  중간고사 끝나고 연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어슬픈 반이 많았다. 공연은 3부까지 이어졌는데 학생들은 2부 끝나고 학교에서 준비한 빵과 우유로 저녁을 때웠는데 아무 준비없이 온 학부모들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배를 골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어수선하면서도 그런대로 재미있어했다. 학운위 위원이라 교장 선생님과 나란히 앉아있어야하는데  내키지 않아 뒷자리에 앉아있다가 중간 휴식 시간에 가서 인사를 드렸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 얼굴이 영 편치 않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이 끝날 때

"옛 말에 모자란 자식이 더 사랑스럽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 그 말을 실감한다..."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셨다.

아이들을 위한 ( 아이들이 마음 껏 즐길 수 있는, 행복해 질 수 있는) 축제라는 본래의 목적보다 어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더 우선시 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교장 선생님께서 많이 불편하셨는지도 모른다. 두마리 토끼 다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어정쩡한 분위기 였다.

집에 와서 10시쯤 늦은 저녁을 먹는데 나도 전학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학교, 내가 학교 다닐 때 보다 더 낮은 수준(?)의 학교 문화(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이 주범이겠지요. 작은 애 학교 탓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에 많이 실망했기 때문이다. 학운위 위원이 되어 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될 수록 느는 것은 실망감이다.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든다. "왜 내가 학교 일에 뛰어들었는지? 그냥 무관심하게 가만히 있었으면 모든 것을 그런대로 좋게 볼 수 있었을 텐데..."

 

* TV에서 우연히 봤을 때 보기 드물게 실천하는 지식인이라 놀라워했는데 알고 보면 나의 지인들과 잘 아는 사이였다. 언제 한 번 뵙고 싶었는데 강의를 통해 만났다. 2시간 동안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압축된 강의를 했다. 칠판 빡빡하게 판서하는 것도 잊지 않고서...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 그대로 였다. 이장일로 아직도 많이 힘드실텐데 피곤한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힘차고 밝은 기운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표정은 부드러운데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수직적 사다리 위계질서를 지향하는 패러다임을 원탁적 수평적 패러다임으로 바꾸어야만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 관념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깊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생각과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행복한 곳이 될 수 없다. 200610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이 좋은 사람이 간혹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야 그 사람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되어 놀라고 감동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먹을수록 고정되고 안정된(?) 일상속에서 변화를 두려워하며 테두리를 굳건히 하고 있을 때 다시 사람이 새롭게 보이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은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게 한다. 어제 밤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조금 달떴다. 잠깐 만났다가 헤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손을 잡았다.  따뜻한 듯 했는데 손끝이 차가웠다.  그 순간 애처로움이 잠깐 느껴져 잠시 그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2차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급하게 돌아왔다.  2차는 집에서 맥주로 대신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막내시고, 우리 남편 외동아들이라 명절 때는 손님이 거의없다. 시누이들은 어머님 생신 때나 휴가 때에 친정에 오는 편이라 명절 때는 오히려 조용하게 보낸다. 긴 추석 연휴 동안 차례음식 잠깐 준비하고, 차례지내고, 미사드리고 계속 집에 있었다. 매일 앞산이나 근처 ****트 캠퍼스에 산책을 갔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다리에 제법 힘이 붙어서 속도를 좀 내면서 산을 탔다.(나지막한 동산이라 이렇게 표현하기가 뭐하기 한데...)추석 날 대학 캠퍼스는 얼마나 조용하고 한가롭던지, 한국 사람은 거의 없고 유학온 인도 사람들만 보이는데 꼭 외국에 있는 것 같았다. 천천히 걷다가 학생 회관에서 자판기 커피 한잔 빼서 마시면서 벤치에 앉아 남편이랑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한가로운 한가위였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한창 황우석 박사의 줄기 세포로 희망에 부풀었던 작년 여름 도서관에서 생명공학 전공의 교수님(도서관 자원 봉사자 남편)을 모셔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주 대상을 중 고등학생으로 잡았는데 초등학생들이 더 많이 왔었다. 그런데 강의 말미 부분 그 분이 줄기 세포의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으로 말씀하시지 않으셔서 의아해 하면서 그 분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줄기세포의 진실이 밝혀졌다.

한미FTA가 우리나라에 미치는영향은 줄기세포보다도 대통령 선거보다도 훨씬 크다는데,  내 주위의 사람들은 별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사기성이 있더라도 희망적인 일에만 관심을 갖는 듯하다. 현실이 밝지 않아서 그런지 부정적인 미래는 알려고 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정부의 홍보 작전이 성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지난 여름 정태인 전 청와대 수석의 강의 듣고 한동안 흥분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말을 꺼냈다가 시큰둥한 반응에 지금은 한풀이 꺽인 상태다. 그러나 이 책 읽으면서 한미FTA에 대한 명확한 실체를 다시금 깨닫게 되면서 지켜 보고만 있지 말고 뭔가 작은 일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한미 FTA가탄생하기 까지의 세계 무역 협상이 진행되어온 역사적인 배경과 한미 FTA진행과정과 체결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영향을 업종별로 자세히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이 폭주를 멈추게 할, 그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할 만한 작은 희망도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황우석 사태 처럼 '까막눈'으로 있지 말고,국민 개개인이 '더 똑똑해지는 것'외는 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전제한다.

 -------------------------------------------------------------------------------------------------

제목이 마음에 든다.  역자는 '영재'라는 말을 쓰지 않고 <과학 재능의 교육>, '재능'이라는 말을 택했다.

미래의 과학자를 길러내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을 세가지로 들고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지능, 어휘력(읽기능력), 수리력을 들 수 있으며 탐구심과 인내심은 성향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고무적인 교사로 부터 상위의 교육의 기회를 제공 받는(고등학교 시절) 활성적 요인이 작용해야만 -세가지 요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과학 재능은 발달할 수 있다고 한다. "가르치는 행위는 개인적인 발명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초등학교 때 부터 과학 영재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들은  수학 과학 선행학습과 영재원 선발 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영재가 되는(영재로 뽑히는)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의 연구 성과물을 알리기 위한 의사소통의 기능인 어휘력도 지능과 수리력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어렸을 때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과학자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고등학교 시절에 높은 유전적이고 성향적인 과학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과학교과에 정통하고, 토론식 수업을 이끄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교과목 뿐만 아니라 인생의 스승으로 추앙받는 교사를 만날 수 있을 때 그들은 과학자로 길러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한다. 근 25년에 걸친 사례 연구를 예를 들고 있는데, 저자가 미국의 한 고등학교를 택해서 과학자를 길러내기위한 조작적인 연구를 행하면서도 학생의 선발에 있어서 무엇보다 학생의 자발성을 우선으로 하였고, 다른 방면에서도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을 수있도록 한 점이 인상깊었다.

 ----------------------------------------------------------------------------------------------------

큰 애가 올해 생일 선물로 준 책이다. 받은지 두달이 지났는데 다른 책들에게 밀려 읽지 않고 있으니까 언제 읽을 거냐고 몇번 묻더니 더 이상 아무 말이 없다. 내년에는 책 선물 받으면 성의를 생각해서 빨리 읽어야지...

사실 작은애 독서 동아리에서 다음 주에 같이 읽을 책이라 이번 연휴동안 후다닥 읽었다. 그래도 전쟁과 자연 재해(인재?)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기위해 아무리 힘든 오지라도 마다않고 달려가서 그들을 도와 주는 월드비전 긴급 구호 팀장 한비야의 '가슴 뛰는 일'은 마음 속에 조용히 감동을 일으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어린이)이 많음에 놀랍고 가슴 한구석이 시렸다. TV화면으로 스쳐가듯이 보는 것보다 더 진하게 와닿는다. 자발적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라는 매체의 특징과 저자의 인류사랑이 활자를 통해 독자에게 바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들뿐만아니라 어른들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어른들 시야가 조금만 넓어져도 세상은 훨씬 살기 좋아 질텐데...

--------------------------------------------------------------------------------------------------

"<책 돌려 읽기>는 10월 22일에 열릴 <마을 축제> 행사 중 하나입니다. 책을 읽은 후 책 뒤에 있는 활동지에 꼭 흔적을 남겨주시고, 친구들에게 권해주세요. 책은 10월 15일까지 반납해 주세요.      -***어린이 도서관"

* 흔적 : 중학교 때 세계사 시간에 중국역사를 간략하게 배운 뒤 제대로 된 중국 역사 책을 접한 적이 처음 인 것 같습니다. 나라와 유명 인물의 인물이 어렴풋하게 떠올리면서 고우영선생님이 그리신 이 만화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달기가 은나라 주왕을 제거하기 위하여 주나라 단이 키워서 주왕에게 보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역사의 이면에는 늘 책략가들(?)이 존재하고 있나봐요.

우리 도서관에서는 청소년용으로 이 책을 우선 1권만 구입하였는데, 읽어보시고 다음 편이 궁금하시면 도서관 까페 신간도서구입 코너에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6-10-0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있게 책읽는 추석명절 부럽네요. ^^
뭔가 희망이 좀 생겼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늘 참 갑갑합니다.

리즈 2006-10-1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오늘은 피로가 조금 풀리셨는지요? 어제 동네 아줌마들 만나서 수다를 떨었는데 다들 결혼 생활 15년 이상된 사람들이라 그런지 이제는 명절이 좀 적응된다며 여유있는 얼굴이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사람을 단련시키기를 기다리는 것은 가장 최후의 방법이 아닐까요?
희망... 늘 찾으려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데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