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은희경의 작품과 만났다. 대화와 서술을 구별하지 않고 줄줄이 이어쓴 문체가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중반쯤 읽으니 적응이 되었다. 그렇지만 매끄럽지 않아 읽을 때 좀 불편했다. 작가는 개성이 강하면서도 살아있는 듯한 주인공들을-정우(아버지), 영준(큰아들), 작은아들(영우)-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소설을 덮고 난 뒤에도 그 모습들이 또렷이 떠오른다. 특히 냉소적이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통속적인 방식을 거부하면서 살아가는 영준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집안의 성쇠가 처음에는 역사와 맞물려 가는 것 같았는데 결국에는 금지된 사랑이 증오를 낳아 더 큰 역할을 한다. 겉으로 보이는 진실뒤에 겹겹이 쌓인 채로 묻혀있는 '비밀과 거짓말'이 그 진실을 낳은 것이다.  은희경의 작품을 읽어야 할 것 같다.200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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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들은 많아졌지만 아직도 사람들의 인식은 성숙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은 시작되려고 한다.  하나씩 하나씩 내실을 채우며 양보다는 질로 오랫동안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일로 만들어나가야하는데 다들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마치 시작하면 다 되는 것 처럼 부푼 꿈을 꾸는 사람들이나, 새마을 운동하듯이 한꺼번에 다 해결하겠다는 사람들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꿈꿔왔던 일이 현실화 될 조짐이 보이는 듯하지만 모두들 너무 급하기만 한 것 같아 오히려 불안하다.  천천히 돌다리 두드려가면서 해야  할 일이다.0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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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잠시 그쳤지만 너무 덥고 습하여 저녁 모임 가는 길이 몹시 힘들다.  겨우 10분 걸었는데 짜증날 정도다.  중학교 강당 건립 추진을 위한 지역 두 학교 학운위 위원들이 만나는 날.  처음은 조금 어색했지만 다들 강당 건립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초등학교 학운위 위원들은 기꺼이 도와 주겠다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작은 충돌이 있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공연한 비 이야기로 시작했다. 미국 신문에서는 혹평을 했는데 우리 신문에서는 성공적인 것 처럼 떠들었다면서 별 것 아니었다는 모위원장의 말에 그렇게 볼게 아니다. 우리 가수의 공연에 대해 미국 신문에서 관심을 가져주었다는 것만해도 큰 성과라고 젊은 박 모 위원은 씩씩하게 맞받아 쳤다.  그리고 뮤지컬 명성황후 브로드웨이 진출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으로 두 분다 목소리를 높이 더니만 결국에는 강정구 교수 발언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보이지 않지만 큰 불꽃이 튀었다.  연배의 차이만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두사람은 서로 많이 다르다. 세상을 보는 시각도 얼마나 다른지 도저히 합일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두 사람 사이에서 곤란한 표정 지으면 앉아있던 나는 자리가 파할 때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보수와 진보의 만남이네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다. 그런 사람들(나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먼저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만 인정해야한다고 이성적으로 자신을 타이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마음으로 인정해주기는 정말 쉽지 않다. 학교 일을 하면서 부딪혔던 사람들을  다시 만났는데 나와 그들 사이에 아직도 보이지 않는 큰 벽을 느낄 수 있었다.  0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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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정호승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그대 잠들지 말아라


마음이 착하다는 것은

모든 것을 지닌 것보다 행복하고

행복은 언제나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곳에 있나니


차마 이 빈 손으로

그리운 이여

풀의 꽃으로 태어나

피의 꽃잎으로 잠드는 이여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대 잠들지 말아라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 http://www.napal.co.kr/bookcd/bookc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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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고 풍부하고 맛있고 영양가가 많은 먹거리가 늘 우리 주위에 넘쳐 있다. 생존을 위해, 건강을 위해, 미각을 위해 우리는 좋다는 것을 찾아 먹고 아이들을 챙겨 먹인다. 하지만 기업의 대량생산을 통한 이윤 추구가 최대 목적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거리는 사용가치 보다는 교환가치로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이 된다. 즉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이와 같이 교환가치와 사용가치가 극단적으로 갈리면서 소비자들이 식별하기 어려운 불량품과 부정상품이 대량 생산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한창 수면으로 올라와 학부모들의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학교 급식의 안전성 문제도 이러한 현상 중의 하나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급식은 식자재의 신선도 이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그런 단순한 부분이 아니다. 우리가 먹고 있는 거의 모든 음식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암 및 기형아 출산 등 많은 질병의 원인, 그보다 더 무서운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맛있고 싱싱하게 보이기 위해 농산물을 재배 할 때는 많으면 수십 번 농약을 뿌리고 유통과정에서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출하 직전에도 농약을 뿌린다고 한다.(Post-harvest) 국산 농산물보다 유통기간이 긴 수입 농산물에 엄청난 포스트 하비스트가 뿌려져서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수입 농산물들이 대량 생산을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한 작물(콩, 옥수수, 감자, 토마토 등)이다. GMO 작물의 유해성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많은 학자들이 그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단백질의 주공급원인 가축은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등으로 키워지고 있으며, 과자, 아이스크림, 빵과 냉동식품, 음료수, 통조림, 패스트푸드 등 많은 가공 식품은 방부제, 합성 감미료, 산화 방지제, 표백제, 살균제, 타르 색소 등 인체에 유해한 많은 화학 첨가제가 들어가 있어 우리 몸에 해로운 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바다가 폐수, 폐유 등으로 오염되면서 근해 해물도 몸속에 오염물질이 축적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의 환경 파괴가 오염된 식품(농산물, 해산물 등) 생산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놀랄 정도로 많은 식품들이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이런 먹거리의 최종 소비자인 사람들의 몸에는 유해한 물질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그 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면역체계와 신체 여러 기관이 아직 덜 성숙된 아이들이 받는 피해는 어른보다 훨씬 더 큰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교육환경만큼이나 먹거리 환경에서도 보호 받아야’ 한다.


가정에서는 유해 식품을 먹이지 않고, 제철, 우리 전통 먹거리, 유기 농산물을(비용 증가 부담의 측면이 있지만 )먹여야 하며, 아이들이 그런 식습관을 갖도록 부모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해 식품을 만드는 회사에 항의하고, 환경단체나 소비자단체에 힘을 실어서 같이 대응해야 한다고 맺는 글에서 언급하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제일 먼저 신경 쓴 것은 먹거리였고 그 다음이 책이다. 육체와 정신을 형성하는 이 두 가지가 아이의 성장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좋은 책을 골라 읽어주었더니, 아이 둘 다 책을 멀리 하는 편은 아니고 좋은 책을 고르는 눈도 어느 정도 생긴 것 같은데 먹거리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첫아이 모유 먹이기에 실패하자 둘째 아이 가졌을 때는 모유 수유에 관한 책을 정독하면서 대비를 했고 출산 후 아이와 격리시켜 분유를 먹이는 큰 병원을 피해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래서 생후 6개월까지 모유를 먹일 수 있었다. 이유식도 모두 만들어 먹이면서 신경을 썼지만 지금 작은 아이와 나는 먹거리 문제로 늘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엄마의 바램과 노력보다 주위 먹거리 환경의 유혹이 더 강하고 큰지 아니면 엄마의 노력이 부족한지 아이는 늘 과자와 인스턴트식품을 목말라 한다.


그리고 학교 급식은 어떠한가? 그나마 작은애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영양사의 관심으로 친환경 식품이 조금 들어가 구색을 맞추었는데 중학교에서는 급식비 인상 요인을 이유로 친환경 식품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다. 고2인 큰애는 밤 10시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2끼를 먹고 온다. 집보다 학교에서 먹는 음식의 양이 더 많은데 이곳의 음식 질도 맛있고 없음으로 평가 되는데 그나마 맛이 있다고 하니 다행으로 여기지만 거의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듯하다. 그나마 작은애가 다니는 학교의 학운위 학부모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공정하고 꼼꼼하게 급식 식자재 업체를 선정하고, 작년에 비해 더 자주 납품되는 식자재를 검수하게 하면서 급식의 질을 조금이나마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납품되는 식자재가 더 신선하고 좋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유해 물질에 안전한 식품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급식을 공급되는 것이 나의 바램이지만 급식비 인상 요인을 수반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교육청이나 지자체의 지원이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몇몇 지자체에서 학교 급식을 지원하여 친환경 제품의 비율을 높여가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많은 학부모들의 바른 인식과 관심, 적극적 요구가 있다면 우리 나라 학교 급식에 안전한 친환경 식품을 아이들에게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다. 먹거리 역시 내 식구 내 자식만을 위해 개별 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모든 부모가 먹거리 환경을 개선을 위해 같이 노력한다면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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