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가 있을 곳에서 외롭게 지낼 것 같아 한층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이런 나의 마음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희석 되면서 그를 기억하는 횟수가 줄어들겠지.  지난 금요일 송별회라고 여러 사람들과 같이 만나 두군데 맥주집을 전전하면서 그 다음 날 새벽까지 이야기는 많이 한 것 같은데 서로의 속내는 채 풀어내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 우리 사이의 거리가 그것 밖에 안되는지 모르겠지만... 같이 일하면서 많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사람이다. 내가 힘들어하고, 혼자 외칠 때 나를 믿고 응원해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하필 떠나는 날 비가 온다. 지금 달려가서 가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아 망설이는 마음이 더 크다.

멀리 오래 가 있더라도 특유의 푸근함과 유쾌한 유머 잃지 말고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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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번 있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 유은실씨의 작품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우리집에 온 마고 할미>를 미리 부서별로 토론하고 작가를 만났다. 예년과는 달리 세미나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독자의 궁금점에 대한 답변을 좀 더 깊이있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일방적으로 작가가 자신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독자와 작가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인 것 같다.

삼십대 초반이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넓고 깊고 진솔하다. 작가를 만나기 전에 작품을 가지고 토론할 때 작가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만나보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서울 변두리 출신,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면서 생계를 꾸려 나갔음, 고부간의 갈등이 심한 집안에서 자랐다는 자신의 '변두리'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놓으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문화도 없고 자연도 없는 변두리' 출신임을 인정할 때 문학을 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할 때는 '할머니'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동심의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린드그렌의 엄청난 작품 세계를 만나면서 느꼈던 감동이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으로 탄생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가는 작품이 나온 뒤 린드그렌의 나라 스웨덴에 다녀 왔다고 한다. 스웨덴의 지금 어른들은 아침마다 린드그렌이 들려주는 동화를 들으면서 학교에 갈 정도로 린드그렌은 스웨덴은 국민작가 이상이라고 한다. 모두가 잘사는 성공한 자본주의 국가인 스웨덴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문화의 힘이라고 짤막하게 한마디 덧붙였다.  또하나의 좋은 만남이었다.  0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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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구 시합을 하다가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면 서로 코트를 바꾸는 것처럼,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
   들과 부자 동네에 사는 사람들도 서로 처지를 바꾸는 때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 호루라기는 언제쯤
   누가 불어 주는 것일까?

- 적어도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코트를 바꾸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지만, 부자들은
   절대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

- 가난한 사람들의 이러한 욕구를 네자로 '신분상승'이라고 보자.

- 어떤 사람이 신분상승하는가?

-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만 해도 신분상승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공부 잘하는 것이
    었다. 공부 잘해 일류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갖는것...

- 그러고 보면 우리집도 신분상승한 집안이네 그려.우리 부모님, 가진 것 없이 셋방살이부터 시작
   하셨다지. 딸린 애들이 다섯이라 셋방 얻기도 힘드셔서 부엌도 없는 단칸방,대문 바로 앞 수돗가
   서 밥지어 먹고 사셨다고.... 울아부지 가진 기술이란 나무켜는 기술, 하여 제재소서 평생 일하셨
   고 엄닌 시장서 채소장사하시며 자식 다섯을 길렀는데....
      첫째는 공부를 그럭 저럭하여 울산대학교를 졸업하여 은행에 취직해서 같은 은행원과 결혼했고
      둘째는 여상을 나왔지만 다시 대학을 가서 지금은 선생님이고
      셋째는 공고를 나와 전문대를 졸업해서 현대중공업서 배만드는 일을 하고 (엄마는 현대중공업
      에 다니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러워했다. 왜냐면 아이들 등록금이 나오니까)
      넷째는 대학을 나와 중등임용에 한번 미끄러졌지만 어찌 어찌하여 지금은 초등교사이고
      다섯째는 대학도 못갈것 같이 똥멍청이던 놈이(울 아빠는 항상 나보고 그렇게 불렀다) 신통
      하게도 교대를 졸업해서 선생질을 하네.  
  이 모두 교육 받은 덕 아닌가.

- 하여 나는 지금도 내 교실 안에서 사회의 불평등한 신분구조가 재생산되는 것을 막기위해 여러모
   로 애를 쓴다.  영어 수업은 영어학원을 다녀본 적도 없고 에이,비, 씨, 디도 모르는 아이에 맞춰
   서 하고, 그 아이들이 목표에 도달할때까지 끈질지게 물고 늘어지며, 발표는 되도록 회장이나 부회
   장 같은 임원보다 학교에 잘 찾아 오지 않는 엄마의 아이들을 시키며,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수학
   부진아는 남겨서 꼭 공부시킨다.

- 그렇다고 목표가 가난한 아이들을 꼭 신분상승시켜야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이 아이들이
   신동엽의 산문시에서처럼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럿셀 헤밍웨이,장자(莊子)'가 되었으면 한다. 적어도 이 삶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누가 호루라기를 불어줄까>/이창락/창비 를 읽고, 퍼옴

* 7여년 쯤 눈이 많이 오고 몹시 추운 겨울 날 충청도 어느 산속에서 겨울 연수가 있었다. 그 때 키가 크고 말하는 문장이 짧으면서 힘있고 시원시원한 그를 처음 만났다. 같이 밤을 새면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들과 마음의 높이가 차이나지 않아서 그 반 애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교직에 나와서 일년은 아이들을 잘 가르칠 자신이 없어 학교를 그만두고 한동안 공장에 다니다가 다시 임용고시를 쳐서 교사가 되었다는 특별한 이력은 그의 교직에 대한 생각의 깊이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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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사무엘 아우구스트와 한나의 아이로 지낸다는 것은 멋진 일이었어요. (중략) 우리의 어린 시절을 그렇게 만들었던 것은 두가지, 즉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과 자유로움 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쓰는 많은 사람들은 어린 독자들 머리 너머에 있는, 또 다른 독자들에게 교활하게 윙크를 보냅니다. 바로 어른들입니다. 어른들에게 동의를 구하면서 아이를 넘어가는 것이지요. 부디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결단코, 정말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 책을 사서 읽어야 할 어린이에 대해 몰염치한 짓입니다.'

'아이과 함께 재미있는 책 또는 슬픈 책을 읽어 보세요. 어떤 책이든 상관없습니다. 내가 하는 한 가지 사실을 이 책들이 이 세상에서 여러분과 아이를 잇는 가장 훌륭한 다리임을 여러분이 곧 발견할 거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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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그렌의 책은 어린이에 대한 일반적인 어른의 관념에 묶여있지않고 자유롭고 기발하여 신나고 즐거움을 준다. 그렇지만 결코 가볍지 않으며 삶을 깊이 있게 이야기 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마음을 탁 트이게 하는 자유로움, 삶을 꿰뚫어 보는 진지함은  어떤 다른 작가보다도 탁월하여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롭고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이 어른이 되어 그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사람들은 그로 인해 행복하나를 얻는다.

요즘 아이들은 성공한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서 어린시절을 살고 있다. 얼마나 단 열매를 얻으려는지 현재를 담보로 오직 미래만 바라보고 살고 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어린시절이 어른들에게 '사육'되면서 '손상'되는 것이다.

린드그렌이  100여년 전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자랄수 있었다고 넘겨 버린다면, 우리는 삶에 있어서 중요한 그 무엇을 놓치고 사는 것이다.0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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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운영위. 큰 변화 뒤에 또다시 제자리에 정착하는 분위기다. 내 아이와 공부를 표면에 내세우지 않고 일 위주로 드러내기는 하지만 웬지 좀 불안하다. 구성원들의 성향이 바뀌기를 희망하지만 어려움이 크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사람들은 좋은 일을 할려는 기본 심성이 있지 않은가? 제자리에 안정되어있음을 만족하지 말고 늘 고민하고 되돌아보면서 조금씩 같이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우리의 장점을 살리고 모아서 사회를 바꿔가야 할텐데 개별적인 시야에 머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늘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말이 통하기 때문이다. 비록 말과 마음에 비해 몸이 좀 늦게 오지만 사람들은 합리적인 생각을 지지해 준다. 그러면서 조금씩 행동으로 실천해왔다. 그 마음과 행동의 변화의 폭이 더 넓어지기를 기대해본다.0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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