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저녁을

 오규원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달빛

 

마당위에는

멍석

멍석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숲속에서는

바람이 잠들고

마을에서는

지붕이 잠들고

 

들에는 잔잔한 달빛

들에는

봄의 발자국처럼

잔잔한

풀잎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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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2007-07-10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시집을 선물 받았다. <어린 영혼들은 쉬지 않는다>를 준 이의 얼굴은 점점 작아지고 어색한 미소를 간간히 짓기만한다. 여름 저녁 환한 달빛을 먹었던 밥상의 아련하고 정겨운 추억은 가족을 떠올리게한다.
 

  도쿄 근처의 가난한 변두리 동네, 전쟁이 끝나갈 무렵,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조선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 모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식량 배급을 받으면서 어렵게 끼니를 때우며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 그 와중에서도 자기들만의 놀이로 재미있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작가는 오밀 조밀하면서도 그리고 시대 배경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놀이와 질투, 다툼, 화해 민족 차별 등  작가의 경험이 묻어나는 그 당시의 골목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작품을 읽는 동안 내내 마음 한 구석에는 슬픔이 다른 한 쪽에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 반감으로 이분법으로 나누기 보다는 작가는 단순한 듯하면서도 사실적인 인물 묘사로 인물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등장 인물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한다.

30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작가의 평화에 대한 염원,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절실하다.  이런 작품을 쓸 수 있는 작가를 다시 만나기 힘들 것 같은 아쉬움에 가슴 한 쪽이  저려온다.200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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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야스 도서관 개관 1년 후 1983년도 통계를 보면 총 대출권수는 90만4,670권으로, 인구 1인당 10.8권이라는 일본 전국 최고의 연간 대출률을 기록하게 된다.

 

우라야스 도서관은 소통을 통한 모든 사람의 합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유능한 전문가 다케우치 노리요시 관장의 안목과 노력과 열정과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지만 시민의 사회 교육을 위한 훌륭한 도서관을 만들고자 전문가를 외부에서 초청한 시장, 그것을 가능하도록 요구한 시민의 ‘이런 도서관을 바라는 모임’ 그리고 헌신적인 사서들, 새로운 도서관 건립 역사에 한 장을 장식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성심껏 도와준 납품업자와 건축업자 등도 빠뜨릴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일의 진행 과정에서 합리적인 생각을 제시 하면 절차와 권위를 따지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해준 우라야스시 공무원들 역시 큰 몫을 하였다.

 

타 도서관에 대한 끊임없는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좋은 점을 본뜨고 발전시켜 더 나은, 믿기 어려운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질 높은 도서관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편 신기하고 부럽기도 했지만 우라야스가 일본 전국에 파급 되었듯이 일본에 비해 많이 늦었지만 우리에게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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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소위 규정 개정을 위한 회의,

1.투명하고 공정한 납품업체 선정을 위해 교원을 배제 시키고,

 2.전년도 업체 선정에 참여한 소위위원은 가급적 2007년도 납품업에 선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3.최종적으로 두 업체를 선정하여 매 월 비교 견적에 의해 납품업체를 선정(제3안)하고,

4. 영양사는 급식소위의 간사로 참여한다.

라는 공문에 따라 규정을 개정했는데 생각보다 회의가 길어졌다.

급식 소위 일을 하고자 올해도 학운위에 들어왔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히면서 식자재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 학운위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으니 2번 항목이 필요할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실장은 지침에 따라 운영하지 않으면 책임을 추궁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참석한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의 의견을 물어 결국 규정에 있는 항목 '임원의 임기는 1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를 수정하지 않기로 하였다. 납품업체 선정을 위한 업체 방문시에 경험자가 있으면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4번 항목 역시 굉장히 미묘한 내용이다. 이 학교는 이상하게 급식에 관한 행정적인 업무를 나이 많은 행정실 직원이 맡고 있다. 행정실장은 일의 편의와 관례에 따라 기존대로 그 행정실 직원이 간사 역할을 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영양사 자신도 급식소위 일을 자신이 맡게 되면 업무의 양이 늘어난다면서 꺼리는 분위기이다. 학부모들은 일의 일원화를 위해 영양사가 실질적인 간사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앞으로 급식소위 일을 영양사가 간사로서 모든 일을 맡아서 하기로 하였다. 회의 끝나고 급하게 나오는데 영양사가 따라 나와서 급식 소위 간사의 실무를 그 행정실 직원이 예전대로 하게 해달라고 부탁을한다.

개정안은 3월 말경에 있을 학운위에서 심의하고 최종 결정될 것이다. 학운위 회의 때 논란이 많았던 부분은 다시 한번 상세히 상황 설명을 할 예정이다.  200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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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년 사순절 기간 때만 되면  종교와 상관없는 나자신의  일로 마음이 복잡해진 적이 많았다. 학운위 활동이 시작되는 때가 되면 부담스러움으로 많은 망설임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보지만, 다시 뛰어들고 싶지 않다는 느낌을 뿌리치지 못하고 또 다시 학운위 위원으로 참가했다.  처음에 같이 일했던 대부분 사람들은 1년도 징하다고 뒤돌아 보지 않았는데 나는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제는 관성(?)이 되어 다시 시작을 한다. 한번 시작하면 좀처럼 그만두지 못하는 나의 성격이 문제인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하나였는데 가지가 뻗어나가 같이 하고 있는 일들이 이제는 일상을 버겹게 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늘 일의 확장을 경계한다.

힘든일도 많았지만 좋았던 일이 더 많았다. 늘 나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자신을 다독거리면서 상처에 무뎌지려고 무던히 노력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만 남을 것 같았지만 상처는 아물고 스스히 흔적이 없어지는 대신에 멋지고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남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패턴을 찾고 자의적으로 사람들은 해석하고 원밖으로 내보지만 그래도 사람들 덕분에 아직도 내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기적과 같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고, 그들은 학교를 바꾸고자 꿈을 꾸고 실천한다. 서로 힘이 되어 여기까지 왔다. 더 많은 사람들과 도약을 꿈꾸기 위해 중간 점검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민을 나누고 생각과 희망을 구체화 할 방법을 같이 찾으면서 어렴풋이 길이 보이는 것 같다. 200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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