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숟가락 1 - 작고 소박한 밥상위의 이야기
김수정 지음 / 행복한만화가게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일러두기: 이 리뷰는 개인홈피에 올린 글을 다시 붙여넣기 하였습니다. 아울러 제가 읽은 책은 옛날판, 전권이 7권인 책입니다.

서투른 글 잼나게 읽어 주세요^^ 

 지나친 과격주의보다 잔잔한 일상이 보다 감동적인 설득력이 있다. 폭력과 저급한 선정에 의해 길들여지는 험악하고 치졸한 세상가 세태를 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일곱개의 숟가락]이 곧 그 방법은 아니겠지만 웃음 속에 울음을, 울음 속에 웃음을 담아 사랑의 아름다움과 함께 삶의 진실을 한 꺼풀쯤 벗겨 밝혀 볼 수 있다면 조금은 갈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은이의 말 중에서--


 일룡이는 진선이라는 여자아이한테 반하지만,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아무말도 못하고 빙빙 주위만 돈다. 더구나 상대 아가씨는 부잣집이라 언감 생시 사귀게 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하지만 복싱에 대한 재능을 통하여 한발짝 꿈을 향해 나아간다. 가슴은 무엇보다 착하지만 표현은 바보보다 못한 사내아이!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든데... 명주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는 자리를 메꾸어 가며, 집안에서 엄마 내음을 풍긴다. 꼼꼼하게 살림을 살기도 하면서 아이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영화 배우를 꿈꾸는 소룡이는 항상 불만이다. 무엇이 그리 못 마땅한지... 아직은 엄마 품에 안겨서 뛰어놀아야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지만 마음 한 구석에 엄마와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풍긴다. 조금 지적 성숙이 느린 삼룡이는 동생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지낸다. 여동생 몽이가 지극히 오빠를 생각하며, 친구의 생일 초대에도 가지 안는다. 그에게서 오빠는 어쩌면 전부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직 청춘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영화 주위를 맴도는 할아버지. 경제적인 고민보다는 소시적에 피우지 못한 꿈에 더 집착하는 듯하지만 집안의 대소사를 잘 처리한다. 아마도 삶의 연륜이 묻어나서이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아직 영화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가슴 조마조마하게 하며 쉬이 안정을 주지 않는다. 이들은 한집에  살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이며, 울음을 거치지 않는다. 어쩌면 조용한 날이 더 이상할 정도이다.

 싸움이 많다는 것은 자제 능력이 없다는 것이며, 이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나타낸다. 울음이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가슴 가득 사랑 대신에 외로움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리라. 이 모든 아픔을 가슴 속에 앉고 살아가는 명주는 어머니 노릇까지 하면서,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현실이 그를 키우고 있는지 모른다. 큰 오빠(형)인 일룡이의 무뚝뚝함도 이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가 쉬이 감정에 휩쌓인다면, 가정은 거친 바다에 조그마한 배를 탄 격이 될 것이다. 그의 무뚝뚝함이 때론 가정을 지켜주는 힘이 될는지도 모른다. 여섯식구들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사랑 가득, 가슴에는 그리움을 한가득 묻은체... 우리곁에서 살아간다.

 일곱개의 숟가락은 몇 몇 아쉬운 장면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권투를 하고 나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일룡이 마지막에 안주하여, 관장님과 영빈씨(딸레미), 백오동(학교 형)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묻혀 있음을 쉬이 느낄 수가 있습니다. 티격태격하는 장면은 멋있지만 자칫 영빈이라는 인물의 자아가 두 사내사이에서 오고가는 인형으로 비춰질 수가 있습니다.  차라리 백오동과 좋은 관계를 암시하든가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 냈다면 조금은 유치하다는 말은 들을 수 있더라도 위와 같은 비판은 모면했을 것입니다.


 두번째로 뒤로 갈수록 가족 관계의 갈등과 지친 삶에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작은 대신에 일용의 권투 장면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영화에 투자하여 큰 돈을 날린 반면에 학교도 중도 포기 하고, 프로 권투가 되어 돈을 본격적으로 벌어모으자 그의 비중이 너무 커졌습니다. 할아버지의 연륜을 통한 세상살이의 지혜가 부족하며, 어린 아이들은 항상 챙기며, 집 나간 할아버지와 권투하는 오빠 사이에 줄다리기를 하는 명주의 삶도 엷게 드리워졌습니다. 할아버지의 철부지가 일룡과의 갈등을 불러 일으킨 점은, 일룡 역시 어른스럽지 못함을 나타냅니다. 그 중에서 이 모든 상황을 조율하며 꾸려가는 명주의 삶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터인데, 명주 대신에 일룡의 삶으로 이야기가 흐른다는 것은 남성우월주의나 물질주의의 경향으로 흐를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끝의 마무리가 너무 순조롭게 풀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부모님의 교통사고로 인해 사고무친격이 되었다고 하지만 조일룡의 삶이 너무나 순탄합니다. 편안하게, 집에 돈을 넣어 줄 수가 있는 것도 힘겨운 고비를 겪지 않아도 되는 지은이의 배려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조금은 시야를 넓고 깊게 가졌으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가 있었는데, 부족하지 않나 생각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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