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이야기
이토 마사하루 지음, 최병학 옮김 / 대성의학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전공은 사회계열, 하는 일은 불공장.....그러다보니 저자의 직업군(제약업계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하다고 할만큼 아는 것이 없었다.

 

헬스산업 - 특히 신약개발로 대표되는 제약업계 - 의 놀라운 성과들을 보면서, 저 분야에도 한번쯤 관심을 가져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다.

 

전혀 몰랐던 분야를 접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주로 책이나 신문 등의 활자매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지라,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기형식의 신약개발 이야기는 정말이지 흥미 진진했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부분은......지금은 불확실한 상황 - 완벽한 판단을 내릭에는 턱없이 부족한 데이터의 바다 한 가운데서 개발진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과 그러한 판단의 결과가 5~10년 뒤에나 온전히 내려질 수 있다는 완전 도박판 같은 곳이 신약개발 산업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이 책을 읽은 덤이라 할 것이다.

 

제약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일독을 강추하는 바이다.

p12 저의 경우 50엔으로 무엇을 산 것인가 하는 아주 작은 판단에서부터 자신의 진로를 결단하는 데 있어서도 충분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한정된 정보를 종합시켜 그 상황에서 어쨋든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판단을 스스로 내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오히려 열등감이나 불안을 동반한 체험이야말로 신약개발의 담당책임자로서 일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자질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서 자신이 체험한 테마의 잠재능력을 어떻게 최대한 이끌어낼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은 담당 테마를 추진해야 하는 신약개발 담당책임자에게 있어 근간을 확립하는 기본적인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열등감의 체험 없이 신약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이른 불가능하고 많은 동료와의 만남과 신약개발을 통해 약을 출시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되는 체험을 실감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열등감의 체험은 저 자신에게는 보물과도 같습니다.


p12 한편 경제적으로 축복받고 교육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교육받은 많은 연구개발 담당자는 이와 같이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특히 엄청난 투자로 이어지는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교육이나 훈련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은 중요한 일을 판단하기에는 충분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 상세하게 데이터를 수집해 판단해야 합니다. 또 아직 과학적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불명확한 일에 거액의 투자를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판단하도록 훈련을 받고 교과서 정답에 충실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

대부분의 경우 연구개발 담당자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시점에서 정답은 불확실합니다. 정답인지 잘못된 판단인지는 5년, 10년 후에 되돌아보았을 때 비로서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평가와 판단에 관련된 다른 영역의 사람들은 오히려 접급하지 않도록 교육훈련을 받아 선발된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테마에 도전해야 하는 경우 이 구도는 연구개발 담당자 및 다른 영역의 사람도 그동안의 훈련에 역행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강요당하는 불행한 상태로 언제나 불안이 뒤따릅니다.

p102 그러나 신약으로 발매될 때는 이러한 혼돈된 상황이나 고민을 말할 기회가 사라진다. 그 신약이 처음부터 논리적이고 정합성이 있고 획기적인 신약으로 미래를 약속하는 특별한 화합물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성실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또는 특정한 사람이 특정한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영웅이야기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임상효과가 확인되어 신약으로 승인을 받은 후의 이야기이다.

나중에 만들어진 신약스토리를 그대로 자신들이 한 매일매일의 업무나 실험과 비교했을 때 많은 연구개발 담당자는 그 큰 차이에 강한 불안과 초조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획기적인 신약이나 대형 신제품도 연구개발 초기에는 현재 많은 개발연구자가 담당하고 있는 테마 중 하나인 단순한 하얀 가루로, 정제나 캡슐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단순한 화합물에 지나지 않았다.

문제는 이 혼돈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가운데 어떻게 상황을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초점을 맞추고 결단하고 테마를 추진해갈 것인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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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작 : 개인투자자 수익 대박 작전 - 세력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개미를 위한 투자 전략서
김대권.양순모.전다원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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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가져온 여러가지 변화 가운데 가장 큰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다양성이라는 것이 빠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시간의 제약과 전파의 제한 등을 극복할 수 있게 된 것도 빠지지 않을테지만 말이다.

 

이전의 방송전파라는 소중한 자원을 활용하기 쉽지 않았던 일반인들에게도 마이크를 돌려준 셈이 되었고, 그 결과 다양성이 꽃 피우게 된 것이다. 물론 테이프나 기타 비디오 등을 통해서도 암암리에 전파되기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몇몇 사건의 경우에 한정된 것이고, 다양성이 폭발하게 된 것은 아마도 나꼼수의 역할이 지대하다 할 것이다. (새삼 잡스형에게 고마움을.......)

 

마이크 하나와 이야기꺼리만 있으면 누구나(?) 제작할 수 있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들을 수 있는 신세계. 수많은 팟캐스트라는 혹성의 탄생과 소멸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우주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 어느 팟캐스트는 인기를 먹고 쑥쑥 자라 별이 되고, 어느 팟캐스트는 인기를 먹지 못해 행성과 위성으로 머무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이라는 자원을 다 투자해도 다 들을 수 없는 팟캐스트 가운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그만큼 한번쯤 들어봄직한 이야기 라는 이야기일 확률이 높고, 그러한 팟캐스트 가운데서 활자화 된다는 건, 더더욱 검증이 끝난 콘텍스트라는 이야기일 확률이 더 더 더 높은 셈이다.

 

팟캐스트 방송에 대한 이러한 나의 선입관이 작용한 결과,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이번 리뷰는 그러한 선입관의 어떠한 작용을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여러명의 저자들이 방송에서 보여준 케미가 활자화 되면, 저자의 필력에 따른 편차가 발생하는 것을 어쩔 수 없지만, 그러한 편차를 조정해주는 것이 편집자의 노력일 텐데, 이 책은 그러한 미덕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뱀발........여전히 책을 읽어내는 것은 독자의 온전한 몫이다.

 

 

40p 자사주를 매입한 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6개월간 팔지 못하지만 거꾸로 제한 기간이 끝나는 시기가 되면 기업은 다시 현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내다 팔기도 한다. 자사주 처분이 다시 악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6개월이 되는 시기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배당 가능한 이익 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그만큼 전체 배당 이익이 줄어든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배당 감소라는 악재보다 자사주 매입의 호재성, 즉 해당 기업의 주가 부양 의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배당을 늘리는 것은 앞으로 그만큼 회사으이 이익을 주주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의 발현이지만, 자자수 매입은 일회성에서 끝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배당에 민감한 외국인이나 기관의 장기투자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악재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수익을 기술이나 신사업 개발 등에 재투자해 성장해야 할 기업이 자기주식을 매입하는데 돈을 쓴다는 것은 성장할 만한 사업 영역을 찾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p41 자사주 매입과 다른 개념으로 자사주 소각이 있다. 이는 배당 가능한 이익으로 자기주식을 사들여서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하루에 사들일 수 있는 주식량과 매입방법, 매수가는 자사주 매입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자사주 소각 사실을 모른채 단순히 납입자본금을 기초로 한 주당순이익(EPS)만을 보고 계산하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은 매입한 주식을 태워서 없애는 것이므로 물량이 쏟아져 나올 일은 없다. 그런 점에서 매도 부담 없이 주식의 총수 대비 가치 증가 효과만 있기 때문에 주가 부양 효과는 확실하다. 그러나 배당 가능한 이익을 자사주 매입으로 쓴 탓에 자기자본이 감소해서 부채 비율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 무리하게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각이 없었다고 해도 배당금이나 재투자 자그므이 형태로 주주에게 돌아올 수 있었던 돈을 날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주식 수가 줄어들더라도 배당금 총액이 감소했기 때문에 1주당 들어오는 배당금에는 큰 차이가 없다.

p45 유상증자는 주식을 발행해서 회사의 자본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주식 수가 늘어나고, 자본금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럼 자본금이 늘어났다고 해서 재무 건전성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식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유상증자의 목적에 따라 자본금 확보가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은 유상증자를 할 주식의 가격을 현재 주가보다 10~20% 낮게 책정하기 때문에 그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급락이라는 상황까지 맞이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상증자는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되는 민감하고 중요한 내용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공시하기 전날 특별한 이유 없이 대규모의 거래량이 발생하며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p49 투자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공시 중 하나가 바로 `감자(자본 감소)`일 것이다. 이미 납입된 주식의 일부를 주주의 손실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감자에 관한 공시가 나오면 곧 주가급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자 또한 작전에 이용되는데, 부실기업에서 결손금을 보전해 상장폐지를 모면하려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자본잠식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은 반기 말 또는 사업연도 말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이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 해당된다. 그래서 이 조건에 해당되는 부실기업은 상장폐지의 위기를 느껴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줄여 당장의 위기를 넘긴다. 추후에 유상증자까지 진행해서 자본금을 증액하면 상장폐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p50 이 과정에서 감자를 시행한 이후 유상증자에 대한 명분을 얻기 위해 신사업 발표로 기대감을 높이고 더 나아가 신사업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우량한 투자자가 들어올 것이라는 내용을 흘리기도 한다. 혹은 액면가 이상의 유상증자 발행가격을 맞추기 위해 회사 주도하에 주가를 고의적으로 부양시키기도 한다. 그렇게 유상증자에 성공한 기업은 상장폐지의 위기를 넘기지만 그 과정에서 사측이 퍼트린 막연한 기대감에 몰려든 개인투자자는 한껏 부푼 거품이 꺼지면서 큰 손실을 보는 것이다.

p53 공매도를 이해하기 전 `업틱룰(up-tick rule)`에 대해 알아보자. 이는 공매도를 할 때 시장가 매도를 할 수 없고 현재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만 호가를 제시하도록 제한한 제도이다. 결국 공매도는 주가를 하락시키는 원인이 아니라 현재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이 쌓여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마는다는 것은 더 적절한 해석이다. 어떤 기업의 주식이 단기적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급락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공매도 물량으로 인한 하락은 아니라는 뜻이다.

p54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공매도가 많이 발생하는 종목을 단기 하락 신호로 해석하고 매도 포지션을 취하거나 신규 매수 접근을 재고해보는 것이 맞다. 공매도가 주사를 하락시킬 수는 없지만 해당 종목의 주가하락을 에측하는 세력이 많기 때문에 공매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고, 그만큼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를 보는 투자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매도 발생한 기업은 결국 공매도를 했던 물량을 되갚기 위해서라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에 다시 매수세가 들어온다. 공매도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결국 주식은 제 가치를 찾는다는 뜻이다.

p155 애널리스트의 속내를 알기 위해서는 목표 주가를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투자 의견은 매수지만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목표 주가가 현재 주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는 애널리스트가 해당종목에 대해 `매도의견`이나 `보유의견`을 낸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현재주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종목은 해당 리포트를 쓴 애널리스트가 강하게 미는 종목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현재 주가가 1만원인 주식의 목표가를 애널리스트가 2만원으로 제시했다면 앞으로 100% 가량 오르리라고 전망한 만큼 이는 `강력매수` 의견을 낸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한가지 팁을 더하자면, 증권사 리포트는 중 `다만`이라는 단어의 앞뒤 문장을 자 살펴보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해당 종목에 대해 나쁜 내용은 거의 쓰지 않는다. 업체에 악재가 될 만한 내용을 쓰더라도 다은에는 리포트를 중립적으로 만들기 위해 업황이나 기업에 대해 좋은 내용을 덧붙인다. "다만 여전히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 같은 문장이 전형적인 꼼수에 해당된다.

p279 생명보험은 일반적으로 정액보험이라고 하는데, 약관에 정해져 있는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손해보험은 넓은 의미의 실손보험이라고 하는데 고객이 실제 손해를 보고 지출한 비용만큼 보장하는 것이다. 자동차보험이 두 보험의 성격을 가르는 대표적인 보험 상품이다. 자동차보험은 발생한 손해만큼 보장하는 실손보험이고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p280 실손보험은 아무래도 손해보험사가 보장 내역이 다양하고 생명보험의 실비특약은 아무래도 손해보험에 비하면 보장 내역의 폭이 좁다. 예를 들면 현재 실손의료보험의 통원치료비와 약제비는 합쳐서 30만원 한도로 통합되어 있다. 실비보험은 5만원, 10만원, 20만원, 25만원으로 조정이 가능한 반면, 생명보험은 10만원, 20만원으로 고정되어 있다. 손해보험은 하루 동안의 치료비에 대한 비율 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일반생활배상책임과 같은 특약을 생명보험사에서는 추가할 수 없다.

그런데 손해보험의 단점도 있다. 손해보험은 기본적으로 실비 보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객이 지출한 비용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만 보장을 한다. 물론 암 진단금 같은 경우는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손해보험은 질병이나 상해에 대한 수술특약의 보장이 생명보험사에 비해 취약하다. 입원비로 실비를 보장하기 때문에 수술비를 추가로 지급하면 실제 병원비보다 더 지급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명보험으로는 사망보험금을 포함한 암 진단금이나 입원특약, 수술특약을 가입하고, 실비특약은 손해보험을 통해서 가입하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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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미래 - 두 번째 금융위기의 충격과 대응
김영익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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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증권계에서 잔뼈가 통뼈로 굵어진 사람이다. 'Buy Korea' 열풍과 IMF의 한파, 그리고 금융위기 등등 역사의 현장을 온 몸으로 뚫고 나온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러한 그가 업계를 떠나서,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업계 밖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담겨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계 내에서 소신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에 업계를 떠나서야 소신발언을 했구나라는 아쉬움을 표현하기 보다는, 조금 늦긴 했지만 그대로 한번쯤 들어봄직한 이야기를 내주어서 고맙구나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접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소박한 내 바람이다.

 

주로 미래에 대한 전망이 담겨있긴 하지만 소회 부분들이 많고 동어반복적인 내용도 상당히 많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러한 단점들 보다 장점에 주목해서 책을 읽어내는 것이 독자의 독력 아니겠는가라는 하나마다한 소리를 덧붙임으로서 밑줄치기 사유를 갈음하고자 한다.

p59. 미국 경제는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실질 GDP가 잠재 GDP 이하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2분기에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실질 GDP가 잠재 수준 이하로 크게 떨어졌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잠재와 실질 GDP 차이를 나타내는 `아웃풋 갭`이 2009년 3분기 -6.4%에서 2013년 4분기 -3.2%로 축소 되었으나, 아직도 미국 경제가 능력 이하로 성장하면서 드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경제가 잠재 수준 이하로 성장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총수요가 총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을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 지난 5년 동안 양적완화라는 비정상적 통화정채까지 동원하면서 연준이 돈을 풀었는데도 물가가 안정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질 GDP가 잠재 수준에 접근할 때까지 물가는 계속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다. 미 연준은 소비가물가 상승률 2%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2014년에도 그 이상 오를 가능성이 매우 낮다.

p68.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디스인프레이션은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경우이고, 디플레이션은 물가 수준 자체가 하락하는 상황이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에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가?

첫째, 실질 금리가 상승하고 투자는 감소한다. 둘째, 가계는 현금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선호한다. 일본 국민이 금리가 영(0)%에 가까운데도 돈을 은행에 맡기거나 국채를 산다. 물가 하락으로 실질 금리는 1% 이상이기 때문이다. 셋째, 가계의 현금 수요 증가는 상품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물가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면 가계는 물건 사는 것을 뒤로 미루고 그래서 디플레이션이 더 심화된다. 넷째, 디플레이션은 경제 주체(가계, 기업, 정부)에 관계없이 채무자의 실질 부채를 증가시켜 심한 경우에는 이들을 파산시키고, 나아가서는 은행까지 부실하게 마든다. 다섯재, 임금이 물가보다 더 느리게 하락하기 때문에 실질 임금이 상승하고 기업은 고용을 줄인다. 그러면 가계의 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더 줄어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p92. 디플레이션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실질과 명목 국내총샌산을 보면 된다. 실질 GDP는 물가 수준이 일정 기간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생산량 변화만 측정한다. 그러나 명목 GDP는 물가와 생산량 변화까지 고려한다. 경제가 정상적이라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명목 GDP가 실질 GDP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다. 한국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국가 경제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처럼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그 반대로 실질 GDP가 명목 GDP보다 더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본 중앙은행이 1994년부터 GDP를 수정해서 발표하는데, 이때를 기준으로 보면 2013년 4분기 현재 실질 GDP는 18.2% 증가했으나 명목 GDP는 2.7% 감소했다. 그만큼 물가가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 일본 경제의 총체적인 물가를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17.8% 하락했다.

GDP 디플레이터 -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그 나라 국민 경제의 물가 수준을 나타낸다. 즉,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적 물가 지수로 사용된다.

p148. (미국) 실질 GDP가 잠재 수준 이하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수요는 크게 내수(소비, 투자, 정부 지출)와 수출로 구성된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부실해진 가계가 소비를 줄이자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했고, 이에 따라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서 대응했다. 정부 지출 확대로 경기는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문제는 이제 정부가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연방정부 부채가 2013년 4분기 현재 17조 3520억 달러로 부채 한도를 넘어섰고 명목 GDP 대비로도 102%에 이르렀다. 앞으로 정부가 지출을 늘려 총수요를 부양하기 쉽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민간 부문에서 소비와 투자가 크게 늘어 디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할 정도는 아니다. 2009년 2분기에 민간 부문의 부채가 GDP의 2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3년 4분기에는 194%로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가계와 기업이 디레버리징 과정에 있기 때문에 민간 부문의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p180. 경상수지가 흑자(적자)일 때 금리가 낮은(높은) 이유는 저축률과 투자율 차이 때문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거둬들인 만큼 지출한다면, 즉 균형 예산을 맞춘다면 국내 저축률이 투자율을 넘어설 때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룬다. 반대로 저축률이 투자율보다 낮다면 경상수지는 적자를 보게 된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면 한국으로 그만큼 달러가 들어오는 것이다. 달러가 유입되면 한국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이는 수입 물가를 낮춰 국민 경제 전반적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 물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시장 금리도 하락한다. 또한 자금의 수급 측면에서도 저축률이 투자율을 넘어서면 자금의 초과 공급으로 금리가 떨어진다. 저축은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자금의 공급이고 투자는 자금의 수요이다. 저축률이 투자율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다.

p180. 한국은 1997년 IMF 관리 체제에서 경제위기를 겪었다. 경제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대기업의 과잉 투자에 따른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었다.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뼈아픈 구조조정을 했다. 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기업들이 합리적인 투자를 하면서 1998년 이후에는 낮아진 저축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율이 이하로 떨어졌다. 구조적으로 저축률이 투자율보다 높아지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고 시장 금리도 적정 금리 수준보다 낮게 형성되었다.

2013년에도 회사채 수익률이 연평균 3.2%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실질 경제 성장률은 2.8%에 지나지 않았고, 특히 소비자 물가가 1.3% 상승하는데 그쳐 채권시장이 저성장과 저물가 시대를 예고해주고 있다.

p181. 채권시장에 거품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시장 금리는 거시경제적 정책 방향에 어떠한 시사점을 주는가?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물가 안정이고, 2013~2015년 중 물가 안정 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5~3.5%로 설정하고 있다. 2014년 5월 현재 회사채 수익률이 3.3%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지난 24년 동안 적정 금리 수준보다 0.95%포인트 낮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이 기대하는 적정 금리 수준은 4.3% 정도이다.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 목표가 적절하다면 시장에서 보는 실질 경제 성장률은 0.8~1.8%이다. 한국 은행의 물가 목표가 지나치게 높거나 우리가 지금까지 기대해왔던 경제 성장률보다는 앞으로 성장률이 후러씬 더 낮아질 것을 시사한다.

2012년 말 국회예산정책처는 과거 5년(2008~2012년) 동안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연평균 3.9%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9% 성장에 그쳤으니, 1%포인트 정도 능력 이하로 성장한 셈이다. 2013~2015년 한국의 잠재 성장률도 연평균 3.5%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본*노동*총요소 생산성을 고려한 생산 함수 측면에서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p182. 그러나 수요가 장기적으로 위축되면 생산요소들이 고용도 그만큼 축소되고 이는 잠재 성장 능력을 낮춘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민간 부문의 디레버징과 함께 전 세게적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낮췄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근헤 정부 5년 동안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2.8%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시장과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는 인식의 차가 크다. 3%대인 회사채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이 1% 정도일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더 극단적으로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이 홀 수도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물가 목표치를 낮게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물각 목표치를 넘어섰을 때, 한국은행이 비난받은 것처럼 물가가 목표치 아래 있을 때도 질책을 받아야 한다.


p182. 물가 목표를 낮추면 당연히 목표하는 금리 수준도 낮아져야 한다. 적정 금리를 추정하는 하나의 방식인 테일러 준칙에 따라 적정 기준 금리를 시산해보면 현재의 경제 환경하에서 기준 금리 수준은 1.3~2.5% 정도이다. 한국 경제가 잠재 성장 능력보다 낮게 성장하고 물가도 목표치 이하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소비와 투자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저물가 시대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정책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대로 가고, 금리도 그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p208. 한편 한 국가에서 저축률이 투자율을 넘을 때, 균형 재정을 가정하면 경상수지가 흑자이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그만큼 달러가 들어오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상승(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해외에서 물건을 더 싸게 수입할 수 있다. 물가가 하락하면 시장 금리도 떨어진다. IMF 경제위기 이후 저축률이 투자율을 넘어서면서 직접적으로는 자금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고, 간접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환율과 물가 안정으로 구조적으로 저금리 경제가 정착된 것이다.

여기다가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 금리를 한 단계 더 낮췄다. 선진국 가계를 포함한 민간 부문의 부실이 경제위기로 이어졌고, 선진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와 더불어 과감하게 돈을 풀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경제의 수요 위축으로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잠재 능력 이하로 성장하면서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른 선진국의 금리 하락은 우리 금리를 더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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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일하게 하라 - 당신도 행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박영옥 지음 / 프레너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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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어반복적이라는 서평을 읽고 선택을 할지 말지 고민을 참 많이 한 책이다. 팔을 뻗어, 책을 펼쳤고,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주식투자만으로 거부가 된 사람의 자랑 섞인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그닥 유쾌하지 않는 부분들과 어쩌면 귀에 거슬리는 충고 등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류의 책들이 다 그렇듯, 한 두가지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한 이야기들만 귀 기울여 들어주면 이러한 류의 책도 한번쯤은 읽어봄직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다음의 한 문장이었다.

 

p140. 시세라는 창으로는 세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차트 맹신자들은 볼찌어다)

 

개인적으로는 뒷편에 붙어 있는 투자 아이디어 부분이 가장 흥미로왔다. 그의 로직을 엿볼 수 있어서 말이다.

 

1. 고려제강, 씨디엠 - 컬러 강판, 넥슨지티 -게임하이, 대동공업 - 농기계, 쎄트랙아이 - 인공위성, 아이에스동서 - 건설:제조 조합우수, 에스피지 - 모터제조, 와토스코리아 - 절수용 부품생산업체, 코엔텍 - 폐기물 처리(방사성 폐기물 포함), 태평양물산 - 40년 패션업체(오리털, 거위털), 조광피혁 - 가죽업계 1위  

 

2. 창투사 -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디피씨

  

 

 

뱀발...취사 선택의 자유는 책을 집어든 개인에게 있고, 그 책임 또한 책을 읽고 해석하는 이들에게 있다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덧붙여본다.

p7. 과거는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재해석의 기준은 현재다. 현재 성공한 상태라면 과거의 고생은 빛나는 훈장으로 해석되지만, 고생스럽던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면 그것은 지긋지그산 불행으로 해석되기 십상이다.

p8. 중요한 것은 `가난에서 비롯한 불가피한 고생을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 어떻게 해석하게 될 것인가`이다. 여러분은 10년 후에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가.

가장 끔찍한 일은 10년 후에도 이 책과 비슷한 내용의 책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더더욱 끔찍한 일은 20년 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20년 전에 무엇이든 했어야 한다고 후회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돈 걱정은 집어치워라. 부자들은 부자가 되기 전에도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돈 걱정을 할 때 부자들은 돈 생각을 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려는 의지는 잃어버린 채 부자가 되려는 욕망만 가지고 살고 있다. 욕망만 가진 사람들은 요행수를 바라면서 불평으로 인생을 허비하지만,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방법을 찾고 행동으로 옮긴다. 행동을 동반하지 않는 욕망은 불행 그 자체다. 건강한 몸을 원하면 운동이라는 행동을 해야 하듯이, 부자가 되려면 이를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 이것이 `걱정`과 `생각`의 차이다.

p94. 상당수의 투자자들, 특히 `개미`라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 사례의 `투자한 친구`와 같은 행태를 보인다. 이들은 대개 투자한 기업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 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인지 정도만 파악하고 간략하게 정리된 재무제표를 본 뒤 알아야 할 건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한다.(정확한 표현은 `투기`다.)

상황이 이러니, 매출은 늘었는데 수익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해도 그 원인이 원재료 가격의 상승 때문인지,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업종 전망이 밝다는 것까지는 알지만 경재사들 사이에서의 위상은 모른다. 일시적인 수급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외에 지속적인 하락이나 상승의 원인을 모르니 이래저래 불안하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면 `팔았는데 더 올라가면 아까워서 어쩌지? 해서 마음이 편치 못하고, 그 반대면 `이러다가 완전히 바닥까지 가는 거 아닐까?`해서 불안하다. 이래서는 `동행하는 투자`가 불가능하다.

p96.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라는 행위에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포함되어 있다. 기업이 현재보다 성장하면 주가는 상승할 것이고 쇠락하면 주가는 하락할 것이다. 물론 기업의 성장이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반드시 기업의 성장과 쇠락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그 기업의 과거와 혀냊를 봐야 한다. 그래서 기업의 역사도 보고,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의 역사도 보고,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업종의 역사도 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모든 행위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도박이라는 말이다.

p130. 먼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는 재무제표를 확인한다. 지난 몇년 동안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주당순이익 등의 지표들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면 긍적적이라 할 것이고, 반대라면 위험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일관된 흐름 없이 들쭉날쭉한 기업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하면 모르는 것과 같다. 빚을 갚았더거나 투자를 해서 이익이 감소했을 수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을 수도 있다. 출혈경쟁을 했다면 매출이 늘어도 이익은 감소한다.

이유를 알려면 지난 몇 년간의 공시와 뉴스를 주가 그래프와 비교해가면서 체크해야 한다. 꽤 지난한 작업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이 기업은 투자하기에 적절치 않다`라는 결론을 얻기도 한다. 여러분이 어떤 기업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해서 그 기업의 내용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 마음의 장난에 속지 말기를 바란다. 공부한 것이 아까워서 사실을 곡해하는 경우가 없지 않으니까. 투자 대상이 아니더라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공부였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p140. 시세라는 창으로는 세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p165. 원재료를 어떻게 조달하는(수입인지, 국내산인지), 어떤 기술이 핵심 역량인지, 비약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해줄 기술은 없는지, 유통과 판매는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알아야 한다.

p191. 2013년 금융감독원은 상장폐지되기 2년 전부터 기업들이 어떤 증상을 보였는지 조사해 발표했다.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의 변경, 관련없는 분야로 목적 사업을 수시로 변경, 자기 자본의 61%를 타 법인에 출자, 공급계약 공시 후 철회 등의 공통점이 있었다.

이 공통점은 누가 봐도 좋게 봐주기 어렵다. 기업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가능한 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또 하나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다. 장사를 못했으니 돈이 없고 돈이 없으니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상황이 안 좋은 기업이 BW나 CB를 발행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자금 조달을 항상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합리적인 결정이다. 중요한 것은 발행의 이유다.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성장을 위한 투자인지 알아야 한다. 대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p191. 여러분이 발행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지만 동의해줄 수는 있다. 발행 목적에 동의한다면 투자하고 아니라면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마찬가지다. 동의한다면 투자를 지속하고 아니면 철회해야 한다.

p252. 건설업종의 성격을 꿰고 있고 해당 기업의 상황과 시공 능력 등을 샅샅이 공부한 사람이 `1000억원 수주`라는 공시를 보았다면 단번에 그 가치를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주가의 흐름을 보지 않고 투자금을 늘리거나 투자를 철회할 것이다. 주가의 흐름을 참고한다는 것은 뉴스의 가치를 모른다는 의미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뉴스는 그 자체로는 가치 있는 정보가 아니다. 전체 판을 읽고 그 판도 내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읽을 수 있어야 뉴스의 의미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분이 어떤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동안, 혹은 투자금을 마련해 기업을 고르고 있을 때 관심을 가져야 마땅할 것 같은 종목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기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관심 종목 전체를 공부하지는 못한다. 전체를 다 공부하려고 욕심을 내다보면 한두 가지 정보를 가지고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냥 감으로 홀짝을 맞추는 것과 다르지 않다.

p252. 주식시장에는 `기막힌 기회`가 참 많다.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치지만 않았어도 단기간에 수십 %의 수식을 가져다 주었을 종목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기회는 독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하는 기회는 모두 달콤한 독일 뿐이다. 마음에 살랑살랑 바람이 불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라.

`나는 저 기업과 업종에 대한 내용을 꿰뚫고 있는가?`

자신있게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어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 운은 반드시 칼이 되어 돌아온다. 오만한 투자자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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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마진 - 캐나다의 워렌 버핏, 피터 컨딜의 투자 비밀
크리스토퍼 리소 길 지음, 김상우 옮김 / 부크온(부크홀릭)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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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가치펀드 투자자로서 33년동안 100배의 놀라운 실적과 더불어 워렌버핏의 후계자로도 거론되었던 가치투자자이다. 가치투자의 방법을 찾은 뒤 그가 걸어간 길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책.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나의 주식투자 여정에 여러모로 도전을 주는 별5개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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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장 2015-09-1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53

내재가치와 안전마진의 관점에서 저평가되었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소외된 주식을 매수하라.

1. 주가가 장부가 이하인 경우. 특히 장기부채를 차감한 순운전자본 이하일 경우
2. 주가가 전고가의 1/2 이하인 경우. 특히 역대 최저가이거나 그 근처일 경우
3. PER 10 이하 혹은 장기 회사채금리의 역수 이하일 것(둘 중 더 낮은 PER 적용)
4. 이익을 내고 있을 것. 특히 최근 5년간 이익이 증가했으며, 그 기간 동안 적자를 기록한 해가 없어야 한다.
5.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을 것. 특히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해 왔으며 향후 배당금이 증가해야 한다.
6. 장기부채와 은행부채(부위금융 포함)는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하며, 필요한 경우 부채를 늘릴 여유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