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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일하게 하라 - 당신도 행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박영옥 지음 / 프레너미 / 2015년 10월
평점 :
동어반복적이라는 서평을 읽고 선택을 할지 말지 고민을 참 많이 한 책이다. 팔을 뻗어, 책을 펼쳤고,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주식투자만으로 거부가 된 사람의 자랑 섞인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그닥 유쾌하지 않는 부분들과 어쩌면 귀에 거슬리는 충고 등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류의 책들이 다 그렇듯, 한 두가지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 제법 있었다. 그러한 이야기들만 귀 기울여 들어주면 이러한 류의 책도 한번쯤은 읽어봄직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다음의 한 문장이었다.
p140. 시세라는 창으로는 세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차트 맹신자들은 볼찌어다)
개인적으로는 뒷편에 붙어 있는 투자 아이디어 부분이 가장 흥미로왔다. 그의 로직을 엿볼 수 있어서 말이다.
1. 고려제강, 씨디엠 - 컬러 강판, 넥슨지티 -게임하이, 대동공업 - 농기계, 쎄트랙아이 - 인공위성, 아이에스동서 - 건설:제조 조합우수, 에스피지 - 모터제조, 와토스코리아 - 절수용 부품생산업체, 코엔텍 - 폐기물 처리(방사성 폐기물 포함), 태평양물산 - 40년 패션업체(오리털, 거위털), 조광피혁 - 가죽업계 1위
2. 창투사 -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디피씨
뱀발...취사 선택의 자유는 책을 집어든 개인에게 있고, 그 책임 또한 책을 읽고 해석하는 이들에게 있다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덧붙여본다.
p7. 과거는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재해석의 기준은 현재다. 현재 성공한 상태라면 과거의 고생은 빛나는 훈장으로 해석되지만, 고생스럽던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면 그것은 지긋지그산 불행으로 해석되기 십상이다.
p8. 중요한 것은 `가난에서 비롯한 불가피한 고생을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 어떻게 해석하게 될 것인가`이다. 여러분은 10년 후에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가.
가장 끔찍한 일은 10년 후에도 이 책과 비슷한 내용의 책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더더욱 끔찍한 일은 20년 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20년 전에 무엇이든 했어야 한다고 후회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돈 걱정은 집어치워라. 부자들은 부자가 되기 전에도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돈 걱정을 할 때 부자들은 돈 생각을 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려는 의지는 잃어버린 채 부자가 되려는 욕망만 가지고 살고 있다. 욕망만 가진 사람들은 요행수를 바라면서 불평으로 인생을 허비하지만, 의지를 가진 사람들은 방법을 찾고 행동으로 옮긴다. 행동을 동반하지 않는 욕망은 불행 그 자체다. 건강한 몸을 원하면 운동이라는 행동을 해야 하듯이, 부자가 되려면 이를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 이것이 `걱정`과 `생각`의 차이다.
p94. 상당수의 투자자들, 특히 `개미`라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 사례의 `투자한 친구`와 같은 행태를 보인다. 이들은 대개 투자한 기업이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 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무엇인지 정도만 파악하고 간략하게 정리된 재무제표를 본 뒤 알아야 할 건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한다.(정확한 표현은 `투기`다.)
상황이 이러니, 매출은 늘었는데 수익률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해도 그 원인이 원재료 가격의 상승 때문인지,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업종 전망이 밝다는 것까지는 알지만 경재사들 사이에서의 위상은 모른다. 일시적인 수급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외에 지속적인 하락이나 상승의 원인을 모르니 이래저래 불안하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면 `팔았는데 더 올라가면 아까워서 어쩌지? 해서 마음이 편치 못하고, 그 반대면 `이러다가 완전히 바닥까지 가는 거 아닐까?`해서 불안하다. 이래서는 `동행하는 투자`가 불가능하다.
p96.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라는 행위에는 기업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포함되어 있다. 기업이 현재보다 성장하면 주가는 상승할 것이고 쇠락하면 주가는 하락할 것이다. 물론 기업의 성장이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반드시 기업의 성장과 쇠락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그 기업의 과거와 혀냊를 봐야 한다. 그래서 기업의 역사도 보고,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의 역사도 보고,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업종의 역사도 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모든 행위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도박이라는 말이다.
p130. 먼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는 재무제표를 확인한다. 지난 몇년 동안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주당순이익 등의 지표들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면 긍적적이라 할 것이고, 반대라면 위험한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일관된 흐름 없이 들쭉날쭉한 기업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된 이유를 알지 못하면 모르는 것과 같다. 빚을 갚았더거나 투자를 해서 이익이 감소했을 수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을 수도 있다. 출혈경쟁을 했다면 매출이 늘어도 이익은 감소한다.
이유를 알려면 지난 몇 년간의 공시와 뉴스를 주가 그래프와 비교해가면서 체크해야 한다. 꽤 지난한 작업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이 기업은 투자하기에 적절치 않다`라는 결론을 얻기도 한다. 여러분이 어떤 기업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해서 그 기업의 내용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 마음의 장난에 속지 말기를 바란다. 공부한 것이 아까워서 사실을 곡해하는 경우가 없지 않으니까. 투자 대상이 아니더라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공부였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p140. 시세라는 창으로는 세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p165. 원재료를 어떻게 조달하는(수입인지, 국내산인지), 어떤 기술이 핵심 역량인지, 비약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해줄 기술은 없는지, 유통과 판매는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알아야 한다.
p191. 2013년 금융감독원은 상장폐지되기 2년 전부터 기업들이 어떤 증상을 보였는지 조사해 발표했다. 대표이사 또는 최대주주의 변경, 관련없는 분야로 목적 사업을 수시로 변경, 자기 자본의 61%를 타 법인에 출자, 공급계약 공시 후 철회 등의 공통점이 있었다.
이 공통점은 누가 봐도 좋게 봐주기 어렵다. 기업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가능한 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또 하나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다. 장사를 못했으니 돈이 없고 돈이 없으니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상황이 안 좋은 기업이 BW나 CB를 발행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자금 조달을 항상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합리적인 결정이다. 중요한 것은 발행의 이유다.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성장을 위한 투자인지 알아야 한다. 대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p191. 여러분이 발행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지만 동의해줄 수는 있다. 발행 목적에 동의한다면 투자하고 아니라면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마찬가지다. 동의한다면 투자를 지속하고 아니면 철회해야 한다.
p252. 건설업종의 성격을 꿰고 있고 해당 기업의 상황과 시공 능력 등을 샅샅이 공부한 사람이 `1000억원 수주`라는 공시를 보았다면 단번에 그 가치를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주가의 흐름을 보지 않고 투자금을 늘리거나 투자를 철회할 것이다. 주가의 흐름을 참고한다는 것은 뉴스의 가치를 모른다는 의미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뉴스는 그 자체로는 가치 있는 정보가 아니다. 전체 판을 읽고 그 판도 내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읽을 수 있어야 뉴스의 의미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분이 어떤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동안, 혹은 투자금을 마련해 기업을 고르고 있을 때 관심을 가져야 마땅할 것 같은 종목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기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관심 종목 전체를 공부하지는 못한다. 전체를 다 공부하려고 욕심을 내다보면 한두 가지 정보를 가지고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냥 감으로 홀짝을 맞추는 것과 다르지 않다.
p252. 주식시장에는 `기막힌 기회`가 참 많다.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치지만 않았어도 단기간에 수십 %의 수식을 가져다 주었을 종목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기회는 독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하는 기회는 모두 달콤한 독일 뿐이다. 마음에 살랑살랑 바람이 불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라.
`나는 저 기업과 업종에 대한 내용을 꿰뚫고 있는가?`
자신있게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어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 운은 반드시 칼이 되어 돌아온다. 오만한 투자자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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