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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이야기
이토 마사하루 지음, 최병학 옮김 / 대성의학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전공은 사회계열, 하는 일은 불공장.....그러다보니 저자의 직업군(제약업계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하다고 할만큼 아는 것이 없었다.
헬스산업 - 특히 신약개발로 대표되는 제약업계 - 의 놀라운 성과들을 보면서, 저 분야에도 한번쯤 관심을 가져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다.
전혀 몰랐던 분야를 접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주로 책이나 신문 등의 활자매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지라,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수기형식의 신약개발 이야기는 정말이지 흥미 진진했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부분은......지금은 불확실한 상황 - 완벽한 판단을 내릭에는 턱없이 부족한 데이터의 바다 한 가운데서 개발진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과 그러한 판단의 결과가 5~10년 뒤에나 온전히 내려질 수 있다는 완전 도박판 같은 곳이 신약개발 산업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이 책을 읽은 덤이라 할 것이다.
제약산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일독을 강추하는 바이다.
p12 저의 경우 50엔으로 무엇을 산 것인가 하는 아주 작은 판단에서부터 자신의 진로를 결단하는 데 있어서도 충분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한정된 정보를 종합시켜 그 상황에서 어쨋든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판단을 스스로 내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오히려 열등감이나 불안을 동반한 체험이야말로 신약개발의 담당책임자로서 일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자질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서 자신이 체험한 테마의 잠재능력을 어떻게 최대한 이끌어낼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은 담당 테마를 추진해야 하는 신약개발 담당책임자에게 있어 근간을 확립하는 기본적인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열등감의 체험 없이 신약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이른 불가능하고 많은 동료와의 만남과 신약개발을 통해 약을 출시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되는 체험을 실감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열등감의 체험은 저 자신에게는 보물과도 같습니다.
p12 한편 경제적으로 축복받고 교육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교육받은 많은 연구개발 담당자는 이와 같이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특히 엄청난 투자로 이어지는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교육이나 훈련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은 중요한 일을 판단하기에는 충분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 상세하게 데이터를 수집해 판단해야 합니다. 또 아직 과학적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불명확한 일에 거액의 투자를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판단하도록 훈련을 받고 교과서 정답에 충실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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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우 연구개발 담당자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시점에서 정답은 불확실합니다. 정답인지 잘못된 판단인지는 5년, 10년 후에 되돌아보았을 때 비로서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평가와 판단에 관련된 다른 영역의 사람들은 오히려 접급하지 않도록 교육훈련을 받아 선발된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테마에 도전해야 하는 경우 이 구도는 연구개발 담당자 및 다른 영역의 사람도 그동안의 훈련에 역행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강요당하는 불행한 상태로 언제나 불안이 뒤따릅니다.
p102 그러나 신약으로 발매될 때는 이러한 혼돈된 상황이나 고민을 말할 기회가 사라진다. 그 신약이 처음부터 논리적이고 정합성이 있고 획기적인 신약으로 미래를 약속하는 특별한 화합물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성실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또는 특정한 사람이 특정한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영웅이야기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임상효과가 확인되어 신약으로 승인을 받은 후의 이야기이다.
나중에 만들어진 신약스토리를 그대로 자신들이 한 매일매일의 업무나 실험과 비교했을 때 많은 연구개발 담당자는 그 큰 차이에 강한 불안과 초조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획기적인 신약이나 대형 신제품도 연구개발 초기에는 현재 많은 개발연구자가 담당하고 있는 테마 중 하나인 단순한 하얀 가루로, 정제나 캡슐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단순한 화합물에 지나지 않았다.
문제는 이 혼돈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가운데 어떻게 상황을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초점을 맞추고 결단하고 테마를 추진해갈 것인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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