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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스테이트 의과대학 졸업생 여러분.

학장님께서는 제가 졸업식 축사를 맡으면 대단한 영광이겠다고말씀하셨습니다. 권위 있는 심장병 전문의이자 철학자이며 건강에 관한 전문가에게서 졸업생들이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듣기를 원한다고 말입니다. 말하자면 제가 안내하는 유적 답사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선것은 아닙니다.

진짜 동기는 간단합니다. 초대장을 보낸 여러분들의 학생 대표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람들이 졸지만 않으면된다구요. 게다가 강연비도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학생 대표는 그래서 제게 미안한 모양인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쉰일곱 살이 되고 보니, 듣는 사람만 있으면 떠들게 되더군요.

제가 심장병 전문의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대단한 건아닙니다.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 전문가가 될만큼 머리가 똑똑하지 않았거든요. 다른 전문분야도 그렇지만,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심장학만큼 쉽고 편안한 일이 없습니다. 심장병 전문의들이란 그런 사람들입니다. 언제나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뇌하는 햄릿이죠. 혼자서독백하다 보면 운 좋게도 환자들의 상태가 호전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완치가 되기도 한답니다.

제가 독학 철학자라는 사실도 밝혀야겠습니다. 개똥철학에가깝지만 우리 의사들에게는 방법이 없습니다. 아마 우리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받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의과대학에 다닐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의과대학에들어와 의과대학을 졸업합니다. 인성이니 생명의 소중함이니따위는 배울 겨를이 없어요. 알다시피 과학자란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알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 배우는 공부 속에 과거의 모든 지식이 들어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먼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창세기‘ 부터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정신을 바짝차리고 진짜 거인을, 작가를, 사상가를, 성자를, 운동선수를 만날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자신의 본성과 기질과 육체와 마음과취향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실 저 같은 사람이 이런 자리에 선 게 꼭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마흔네 살의 나이에 이미 저는 의학이 지겨워졌거든요. 그때 러처스 의과대학 교수 채용 공고에 신청서를 냈는데, 사유를 쓰라고 해서 "의사 일이 너무 지겨워졌습니다"라고 썼습니다. 바로 반려되더군요. 그래서 좋다, 더 높은 꿈을 품어보자. 그렇게 해서 마흔네 살의 나이에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그 일에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이고 단순무식하게 몰입했습니다. 아, 그랬더니 내 몸이, 내 움직임이, 내 시야가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삶이열린 것이죠. 아, 진리란 여기에 있었구나. 그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깨달은 그 진리 몇 가지를 좀 들려드릴까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일단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늙은이 말의 반은 거짓말‘이라고 손톤 와일드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짓말을 한다고 해도 졸업식 축하 연설보다 더 심하겠습니까?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는 연사들이 수두룩하지 않습니까? 사회에나가서도 쉬지 말고 공부하려면, 훌륭한 어른이 되려면 열심히일하라고 말입니다. 졸업생들에게 성공하라고, 봉사하라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라고 그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조금 다른 말을 하겠습니다. 저는여러분들에게 제발 일하지 말고 좀 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신을 뛰놀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몸을 뛰놀게 하라는 말입니다.
이제 어른이 될 게 아니라 아이 시절로 다시 돌아가라고 말하고싶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사회적 성공은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회에 봉사하다 보면 당연히 자기 자신과 가족과 환자에게는 봉사할 시간이 없어집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삶을 바치다 보면 자기 삶은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숨을 거둘 것입니다.

살아보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신의 참된 모습을꾸준히 찾아 나서는 일이었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온몸을사용할 때, 놀이 속으로 푹 빠져들 때, 운동선수가 견뎌야 할 그

모든 시련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자신의 참된 모습을 되찾게됩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자기 마음 하나는 꼭 지켜가야만 합니다. 아이처럼 쉽게 감동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능하다면 태평스러워지는 방법을 드러난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는 방법을,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 모든 것을 향해 웃을 수 있는방법을 익혀야만 합니다.

그래도 성공하고 싶다면 항상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합니다.
뭐가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해놓으세요. 방해받지 않을 시간을 하루에 한 시간은 마련하세요. 그 60분 동안에는 신이든, 국가든, 가족이든, 일이든 들어오지 못하게 하세요.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는 꼭 혼자서만 보내십시오. 자신을 아끼는 법을,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십시오. 여러분도 자기 삶의 영웅이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하십시오.

이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온갖 일들을 들고 와서 여러분의삶을 뺏으려 드는 사람이 세상에는 수두룩합니다. 하루에 열여덟 시간만 내달라고 하죠. 그러다가는 스물 네 시간을 다 내달라고 할 겁니다. 가능하다면 서른여섯 시간도 뺏어갈 겁니다.
왜 그런 노래도 있잖습니까? "놔두면 그들이 너를 죽일 거야.
그렇게 내버려두지 마. 네게는 친구가 있잖아"

하지만 여러분에게는 친구도 없습니다. 성과 이름을 다 부르는 사람들을 특히 조심하세요. 밤이나 낮이나 언제라도 여러분을 호출할 것입니다. 집에서 쉴라 치면 꼭 불러내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만이 여러분의 친구입니다. 자기 몸과 그 아름다움을지키는 사람은 여러분입니다. 노는 시간의 즐거움을 마련하는사람도 여러분입니다. 어린이처럼 꿈을 지니고 살게 하는 사람도 여러분입니다. 절대 재방송되는 일이 없는 삶이라는 드라마의 각본을 쓰고 주연을 맡은 사람도 여러분입니다.

그 모든 것에 분연히 맞서십시오. 자신의 삶을 사십시오. 성공은 자로 잴 수도, 몸에 걸칠 수도, 두고 바라볼 수도, 벽에 걸어놓을 수도 없습니다. 동료들의 찬사, 사회의 존경, 환자들의감사 인사가 성공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성공이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똑똑하게 아는 일, 자신이 원했던 모습대로인생을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보상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느끼는 즐거움이 그 중 제일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여러분은 자신만은 치유할 수 있습니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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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 우리가 가진 솔루션과 우리에게 필요한 돌파구
빌 게이츠 지음, 김민주.이엽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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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재앙보다 더 무서운게 지금을 살아가는데 장애가 되는 문제들인 모양이다. 인플레이션도 그렇고. 남들을 가르치려던 유럽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올라가는 연료비 문제에 두손 두발 다 드는 모양새를 보니 더욱 그렇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미래를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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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공자의 천상수훈 대목에서 물의 두 가지 미덕을 뽑아낸다. 첫째는 ‘영과후진(後進)‘, 즉 웅덩이를 다 채우고 포용하며 흘러가는 것이다. 둘째는 원천이 되는 것이다. 근본 없는 물은 가뭄에 금방 말라버리는것처럼, 군자도 근본 없이 겉으로 흐르는 물처럼 돼 실체 없이 과도하게 인정받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한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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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먼저다 - 나를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결심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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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에게도 식도락 기질이 있다. 맛난 것을 찾아 먹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기쁨이다.

비빔밥으로 유명한 진주 중앙식당, 군산의 일해옥과 내갈비, 예산의 소복식당, 천북면의 터가든 등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들이다. - P94

저녁이 제일 중요하다. 일본 스모선수들의 평균 체중은270kg에 달한다. 이들은 일정 몸무게가 되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몸을 불린다. 방법은 간단하다. 굶다가 한꺼번에 실컷 먹는 것이다. 보통 오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하루에 한두 번만 식사한다. 단 한 번 먹을 때 어마어마한 양을 먹는다. 지방축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먹은 뒤 바로 잠을 잔다.

요즘 직장인을 보면 이런 스모선수처럼 살고 있는 것 같다. 아침은 굶는다. 점심은 대충 때운다. 그러다가 빈속에 저녁 약속을 잡아 왕창먹는다. 일차는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이차로 통닭에 맥주로입가심을 한다. 마지막은 달달한 라떼로 마무리를 한다. 수천 칼로리의 음식을 먹고 집에 가서 쓰러져 잔다. 막상 칼로리가 필요한 아침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칼로리가 필요 없는 밤에는 스모선수처럼 음식을 집어넣는다. 이러한 생활이 몸에 어떤 영향을줄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기 바란다.

건강에는 음식, 운동, 휴식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다. 그중으뜸은 음식이다. 운동하는 시간은 기껏 한 시간이지만 음식은나머지 스물세 시간 동안 우리 몸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을 어떻게 섭취하느냐가 우리의 건강을 좌우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음식은 무엇인가? 현재 여러분의 식사습관은 어떤가? 버릴 것은 뭐고, 새로 만들 습관은 어떤 것인가? 먹는 것이그 사람의 건강을 결정한다. 아니 먹는 게 곧 그 사람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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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본미술 순례 1 - 일본 근대미술의 이단자들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연립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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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일본 작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하게끔 해준 고마운 책. 가볍게 일독을 권하기엔 세월이 녹녹치 않네....아울러 시리즈로 발간할 모양인듯. 제목을 다시보니 1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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