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관계에서 참 중요한 부분입니다.
둘 다 똑같이 달려도 안 되고, 똑같이 피곤해도 안 되지요. 서로 같은 문제나 동일한 시기에 힘들어하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어도 짜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도 힘든데 상대까지 지켜보자니 그 힘듦이 배가되는 것 같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그림은 휴식이 되어줄 수 있는 관계를 보여줍니다. 왼쪽 석상을 통해 신이 이들을 보고 있다는 종교적 관점도 생각해볼 수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의자라는 휴식공간에 지쳐 잠든 순간에, 신이아닌 인간이 다가와 잠을 방해하지 않고 숨소리를 듣는다는 행위 자체가참 예쁩니다.
눈앞의 현상이 아니라 이면의 지친 모습을 보는 사람.
이 피곤한 인생을 깨우지 않고 지켜봐주는 한 사람.
그런 사랑 덕분에, 여성은 지금 당장 피곤해도 인생의 큰 측면에서 무르익은 가을을 누리고 있습니다. 레이스가 달린 예쁜 옷을 입고, 햇살이 내려앉은 쉼터에서요.
<마커스 스톤 - 훔친 키스> - P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