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날이 좋은 계절이 되었다.
아침, 저녁으로는 외투를 걸치고 낮에는 외투를 벗고 돌아다녀도 되는 정도의 날씨!
이 정도가 개인적으로 딱 좋아서 좀 더 오래 유지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조금만 지나면 낮에도 스산한 바람이 불테니 지금을 즐겨보려고 한다.
필라테스는 어느덧 선생님과 6번의 수업을 했다
왜 매번 근육통은 생기는지... 나의 몸뚱이를 한탄한다.
처음에는 소심하고 민망해서 선생님과 잘 이야기못하다가 이제는 힘들기도 하고 아파서 엄살을 부렸더니 엄살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 운동은 몇 번을 해도 힘들고 몇 년을 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결국 자기와의 싸움 아니겠는가.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귀찮아도 해야 하는 일 말이다.
1만큼을 투자했는데 10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빨리 얻으려 할수록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자신을 옭아매서는 안 되겠다.
오랜만에 북펀드로 책을 주문했다. <그들도 있었다 - 한국 근현대 미술을 만든 여성들>(총 2권 시리즈) 이다.
막판까지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한국 근대 시기 여성 미술가들의 이름은 익숙해도 현대 시기는 많이 알지 못하므로 주문하기로 했다.
받아보니 도판을 실을 정도로 책 사이즈가 규모가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모르는 미술가들이 허다하다. 향후에는 참고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데 책 제목은 이게 최선이었나? 좀 아쉽다. 좀 더 주목할 만한 책 제목이면 좋았지 않았을까.
<세계 끝의 버섯>은 도서관 상호대차로 신청해서 오늘 오전에 간만에 도서관에 가서 받아왔다.
요새 심신이 많이 피곤하여 읽을까 고민했는데 오늘 1부를 읽어보고 읽기를 잘했다 생각했다.
보편이라 자처하는 시선에서 계속 다르게 바라보려고 노력 중인데 그 선에 맞닿아 있는 책이다.
그동안 읽어왔던 많은 책들이 도움이 되었는데(도나 해러웨이, 발터 벤야민 등등...의 저작)... 적어도 개념이 이해가 안 되서 도움이 안 되는 일은 없었던 면에서 그렇다.
미국 오리건주의 송로버섯에 얽힌 이야기가 생각 이상으로 재밌어서 놀랐다. 송로버섯은 교란된 숲에서만 산다고 한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어야 하는 것에 익숙한, 개발과 진보에 목적을 두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시사점을 던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불확정성을 견디지 못하는 내게도 개인적으로 많은 지침을 줄 듯하다.
그리고 며칠째 <세계철학사 3>을 읽고 있다. 근대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쉽지 않은 개념들로 머리가 혼란스럽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읽어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칸트 부분을 읽었다. 그의 도덕적 인식론은 그나마 이해가 될 만했는데(정언명령... 예전부터 많이 들어와서 그런 것인가) 감성, 오성, 사변이성을 다룬 원리를 이해하는 일은 너무 난해했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한강 작가였다.
어제 일로 정신이 없다가 소식을 접하고 서재와 북플에 들어와보니 온통 한강 작가에 대한 이야기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국 현대 소설은 아직 많이 읽어보지 못한 데다가 한강 작가는 작년에서야 겨우 <소년이 온다>를 읽었을 뿐이다.
읽기는 어려웠지만 작품 자체가 좋아서 기억에 남았다. 역사적 배경이 있었고 아무래도 5.18은 여전히 한국 정치계에서 여전히 정치화시키려 하고 문제시화하여 바라보려는 시각이 있지 않나.
당분간 한강 작가 책을 종이책으로 사기는 어려울 것 같아 원서로 읽자 싶어 킨들로 <채식주의자>와 <희랍어 시간>을 샀다. 독해가 쉽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읽어보자 생각하고 있다.
이 기회에 한강 작가의 많은 작품이 읽히게 되었으니 기쁘게 생각한다.
덧)
아버지를 걱정해주신 많은 친구 분들 감사합니다. 어제까지 3차 항암 치료가 끝났고 회복 중이세요. 다행히 수치가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마음 써주신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