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가을 느낌이 난다. 오전에 운동을 하러 다녀왔는데 공기가 서늘해졌음을 느꼈다. 불과 2주 전 습하고 찌는 듯한 더위를 생각하면 놀랍다. 


이것은 오늘 아침 사진 나가다 찍은 사진인데 어느덧 하늘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구름이 마치 새의 모양처럼 보인다. 



지난 주말에는 책들을 한아름 주문했다. 적립금만 털어버리면 되었는데 그보다 더 책을 사버린… 뒤돌아서면 후회하는데 참 어쩔 수가 없다. 손가락을 원망해야 하나?


일단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룬 책부터 언급하기로 한다. 



최근에 <모두의 민주주의>라는 책을 보았다. 민주주의 한국사 시리즈 3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란다. 민주주의에 한국사가 키워드라니 일단 호기심이 갔다. 게다가 3부라면 1, 2부가 있다는 말? 어떤 책인지 알아는 봐야 하니까 정보를 보았다. 책을 쓴 저자와 목차를 보아하니 구입할 만한 책이라 여겼다. 여전히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시스템이 민주주의라 말할 수 있나 의문이 들지만 그럼에도 앞선 시기 민주주의를 위해 수없이 분투한 행위들이 없었다면  그나마도 현재가 있을까. 앞선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3권의 책을 통해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한 권은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이다. 사실 구입하려던 목적은 이 책이었다. 지난 달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한국 사회과학의 기원>을 읽으니 자연스레 다음 시리즈인 이 책에 호기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사회과학의 기원>에서 정치, 경제 전문가의 정책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구상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면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은 경제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보여진다. 한국 경제의 설계자들이 누구이고 이들은 과연 먹고 사는 문제를 위해 어떤 경제 정책을 구상했고 설계해나갔는지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일본 신민족주의 전환기에 국체의 본의를 읽다>도 샀다. 아마도 이 책은 몇 달전 칼럼을 읽다가 담아둔 책일 것이다. 2017년에 나온 책으로 조금 된 책이지만 한국학 관련하여 많은 시선을 던져주는 다카하시 데쓰야가 해설에 참여했다. 이 책은 중일전쟁이 시작하는 해인 1937년 일본의 문부성이 ‘국체의 본의’라는 책을 펴낸 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당시 일본 정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일본 정신과 그들이 말하는 ‘국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뜬금 없을 수도 있는데 <악부시선>을 샀다. ‘악부시선’은 한나라부터 시작하여 위진남북조 이후까지 민가에 불리던 시가들을 송나라 때 곽무천이 100권의 책으로 펴내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얼마 전 <사조영웅전>의 인물 중 동사(황약사)와 서독(구양봉)을 각색한 드라마인 <사조영웅전: 동사서독>을 보았다. <사조영웅전>은 곽정과 황용을 주인공으로 송나라 말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드라마는 동사와 서독의 앞선 역사를 프리퀄 형식으로 다루었다. 8부작인데 재밌어서 뒷 내용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황약사의 사랑과 구양봉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악부’가 사조영웅전에서는 ‘매초풍’ 같은 악한 여인을 뜻하기 때문에 나쁜 의미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악부’라는 글자만 같을 뿐 서로 다른 의미다). 




 


작년에도 계속 바빴는데 올해도 그렇다. 여름 쯤에는 좀 일이 줄어드나 했는데 하나의 일이 정리될 만하면 두 개의 일이 들어오고 있다. 사람을 더 뽑아주면 낫겠으나 작은 회사다보니 인원은 고정되어 있다. 사람을 더 뽑아달라고 했더니 말만 알았다고 해놓고 계속 그 상태라 요즘은 일이 들어오면 일정이 더 걸린다고 못박고 있다. 


그래도 지금의 회사를 다니며 좋은 것은 몇 년째 점심을 먹고 나가서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눈이 너무 많이 오거나 비가 비친 듯 퍼붓지 않는다면 나가서 걷는 것이 습관화가 되었다. 가을 초입이라 여전히 나무의 푸릇함이 남아 있다. 



이렇게 흐린 것도 운치 있지만 역시 볕을 쪼여서 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잎을 보는 것이 정말 좋다. 내 눈마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이제 한 달쯤 지나면 울긋불긋한 잎들을 볼 수 있으려나?


더워서 한동안 필라테스 센터에서만 운동을 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는 날이 그리 덥진 않길래 결혼식이 끝나고 집에 와서 동네 공원을 걸었다. 역시 센터에서 런닝머신을 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쾌함이 있었다. 동네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관찰하고 나무며 꽃들을 보고 하늘도 볼 수 있으니까. 



이제 제법 해가 짧아져서 퇴근길 무렵에는 이런 노을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날은 구름이 거의 없었나보다. 




이번 달은 아직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스스로 불만인데 그나마 읽은 책들이 만족스러워서 다행이다. 남은 2주 정도는 독서 모임 용인 시마즈 히마미쓰’에 관한 책과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를 읽을 예정이다. 시간이 더 있다면 한 권 정도 더 읽을 수 있으려나? 아무튼 읽을 시간도 부족하고 쓸 시간은 더 없고 그런 요즘이다. 모쪼록 남은 9월을 알차게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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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9-14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할 곳이 가까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게 참 좋더라고요. 그리고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바깥에 나가서 운동하는 걸 저도 더 좋아하긴 합니다. 저는 일단 집 밖을 나서는 순간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지금도 나와 있습니다. 하핫.
한국 이제 가을 날씨로군요. 저는 오늘도 너무 더웠답니다? 하핫.

거리의화가 2025-09-14 15:2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회사 다니며 가장 좋은 것이 그 점인 것 같아요^^ 걷다보면 스트레스가 좀 완화되더라구요. 그리고 운동은 바깥 공기 마시며 하는 것이 훨씬 좋고요. 땀은 좀 나지만 실내 공기보다는 실외 공기가 더 좋잖아요ㅋㅋ
ㅎㅎ 역시 나와 계시는군요. 낮에는 이곳도 아직 덥습니다. 일교차가 클뿐!ㅋㅋ 다락방 님 어느덧 그곳 생활도 잘 적응해가고 계신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남은 하루 행복하게 보내시고 그곳 생활도 계속 화이팅입니다!

자목련 2025-09-15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 님이 올려주신 사진 덕분에 가을의 기분을 느낍니다.
남은 9월 더 높고 맑은 하늘을 마주하는 산책과 독서로 채우시길 바라요!

바람돌이 2025-09-1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이 책을 얼마 못읽었다고 하면 슬퍼지는 사람 많아요. 김규식과 그의 시대도 읽으셧잖아요. 벽돌책 3권!!!
바람이 달라진다 싶더니 오늘은 습도가 너무 높아서 땀이 너무 많이 흘렀어요. 다시 여름인가? 했다죠. 여전히 낮기온은 30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