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편 읽었을 뿐인데 이리 좋을 수가 있나.
물론 저자가 해설을 워낙 친절하게 해주셔서 그런 것이겠지만.
긴 감상평을 하고 싶지만 그런 재주는 없고 느낀 바를 짧게만 표현하려고 한다.
< 늙은 갈대의 독백 >
해가 진다 갈새는 얼마 아니하여 잠이 든다
물닭도 쉬이 어느 낯설은 논두렁에서 돌아온다
바람이 마을을 오면 그때 우리는 섧게 늙음의 이야기를 편다.
...
이 몸의 매듭매듭
잃어진 사랑의 허물 자국
별 많은 어느 밤 강을 내려간...
늙어감에 대한 비애.
< 여우난골족 >
밤이 깊어가는 집안엔 엄매는 엄매들끼리 아랫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윗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대의 사기 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우고 홍계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랫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
가족들과 두런두런 있는 정겨운 풍경. 잊혀지고 있는 고유의 것들
< 모닥불 >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닥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화합, 공존
좋구나. 해설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아무튼 이렇게 계속 읽어서 이달 말까지 다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