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를 공부하다보면 늘 놀랍다.

어쩌면 이토록 파도 파도 모르는 인물과 사건이 숨어 있는지 말이다.


이는 해방 후 좌우 분열 후 이념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큰 전쟁을 겪은 후 남북이 분단된 탓이 컸을 것이다. 많은 사회주의/공산주의 운동가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은폐되었다.

오랜 세월 남한에서는 사회주의/공산주의를 논하면 빨갱이 소리를 들어야 했다. 

때문에 여전히 발굴해야 할 인물과 사건들이 많음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느끼고 있다.


1권은 사건 중심으로 독립운동사를 다루었다면 2권은 인물 중심으로 다룬다. 

나오는 인물 중 2/3 정도를 모르는 것 같다. 이는 이 책에서 사회주의/공산주의에 투신한 독립운동을 많이 다루어서인 듯 싶다. 

놀라운 것은 이 인물들의 모든 일대기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 판결/수감 기록 등 외부를 통해 바라본 기록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 본인의 마지막도 불명확하며 후손이 있었는 경우에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사국과 김한은 조선공산당(익히 우리가 아는 1925년의 조선공산당 아님. 1922년 조직된 중립당)의 핵심 지도자들이었다. 해외에는 상해파, 이르쿠츠파가 있었으나 중립당은 이들과 노선을 달리 하여 노동자 중심의 성격을 중요시했다. 물론 둘은 얼마 안가서 화요파와 서울파로 결별하게 된다. 


박진순은 한국 최초의 마르크스주의 정당이라고 불리는 한인사회당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연해주 한인사회에서 이동휘와 함께 소비에트파로 활동을 했다. 1차 세계대전 발발 후 이동휘가 러시아가 독일과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자 독일 스파이 혐의를 받게 되었을 때 박진순은 이동휘를 위해 모스크바에서 구명 운동을 벌인다. 그는 외교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이들 뿐 아니라 빨치산 운동을 한 이들, 여성 운동가들 등 다양한 범위의 독립운동가들을 다루고 있다.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다. 역사는 역시 인물과 사건이 중심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연표를 달달 외우는 것만으로는 역사 공부의 재미를 찾기 어렵다.



관련 책들도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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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1-23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군요. 역시 역사는 화가님~!! 사실 근대사가 학교에서도 자세히 안가르쳐주기도 해서 잘 모르게 되는거 같더라구요

거리의화가 2022-11-23 13:08   좋아요 1 | URL
한국근대사는 오랫동안 한쪽으로 치우친(우파 위주) 독립운동가들을 주로 다뤘습니다. 친일파들도 많지만 이들이 해방 후 경찰, 군에 많이 얽혀 있다보니 시원하게 얘기못하는 부분도 많구요^^;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는 인물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파도 파도 끝없이 나오는 화수분 같네요. 새파랑님 고맙습니다^^

얄라알라 2022-11-24 14:35   좋아요 1 | URL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파고 파는....

아!!!! 열정 돋우는 문구입니다요. 두분!

미미 2022-11-23 16: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이 한국사를 꾸준히 읽고 계셔서 저도 일단은 몇 권씩 담아 두고 있습니다. 근대사 공부는 특히, 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어요. <독립 운동 열전>흥미롭네요. 덕분에 알아 둡니다. ^^

거리의화가 2022-11-23 17:12   좋아요 2 | URL
미미님 댓글이 반가워서 눈물이ㅠㅠ 암튼 각설하고 근대사 공부는 숙제 같다는 말씀에 저도 동감합니다. 이만하면 됐겠지 하다가 택도 없다는 생각을 해요. 봐도 봐도 모르는 게 이리도 많을 수 있을까 싶어서요. 하지만 공부해가면서 경험하는 새로움과의 만남과 설레임의 감정은 늘 좋습니다. 감사해요 미미님^^

scott 2022-11-23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립 운동 하셨던 분들 자손들 모두 러시아 만주 시베리아 등지에서 사라지셔서 한국 근대사 한 줄기가 텅 비어 버렸죠.
김산의 아리랑 다큐 감동적이게 보았지만
크게 사회적 이슈가 되지 도 못했고
러시아와 연해주 일대에서 독립 운동과 학교 설립에 큰 역할을 했던 여성들은 이름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11-24 09:05   좋아요 0 | URL
네. 특히나 북쪽땅으로 넘어가신 분들의 대부분의 삶을 우리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알려지지 못한 것도 아쉽고 유공자 비율도 너무 낮아서 아쉬워요. 여전히 발굴되어야 할 자료와 인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ㅜㅜ

책읽는나무 2022-11-23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의 열정은 늘 존경스럽습니다^^
어서 빨리 화가님 뒤따라 역사책 좀 읽어야 할텐데 늘 마음만 바쁘고, 읽을 책은 줄줄이고...ㅜㅜ
그래도 늘 눈여겨 보고 있어요^^

거리의화가 2022-11-24 09:08   좋아요 1 | URL
ㅎㅎㅎ 12월까지는 아무래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으로 읽을 책들이 많아서 부담스럽긴 하죠~ 하지만 저는 역사책을 읽지 않으면 힘드므로 이렇게 중간 중간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실낙원 읽기 시작하셨던데 괜찮은가요? 저는 이북으로 사두긴 했는데 첫부분 읽자마자 음... 저는 성경도 관심없고 신자가 아니라 그런지 쉽지 않네요ㅜㅜ
눈여겨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11-24 10:25   좋아요 1 | URL
실낙원!!!ㅜㅜ
이게 뭔말인가? 싶네요ㅋㅋ
어제 조금 읽어보았어요.
뒤에 주석 읽고, 원문 한 두 줄 읽다가 또 주석 찾아 읽기 바빠서...전 주석 찾아 읽는 걸 넘나 귀찮아 하는데...ㅜㅜ
근데 주석을 읽다 보니 성경 등장 인물 이름들이 눈에 익어 조금 알게 되는 점들도 있어 그냥 글이라도 막 읽어보려 생각 중입니다. 생각 많이 하면 책을 덮을 것 같아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막막!!!!ㅋㅋㅋ
그래서 읽고 나도 감상은 없겠구나? 미리 예상 중입니다^^

희선 2022-11-24 0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북으로 나뉘지 않았다면 좀 나았을지, 이런 거 생각해도 어쩔 수 없네요 그때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같은 걸 한다 해도 생각이 다르기도 하니 독립운동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독립운동 하신 분들 잊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거리의화가 2022-11-24 09:10   좋아요 1 | URL
이념의 문제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현실보다는 나았을거라고 봅니다. 이념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곳이 한반도 지역이 아닐지 싶네요. 독립운동 내부도 다양한 색채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노선이 달라서 서로 죽고 죽이기도 했고요. 그래도 노선은 달랐지만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분들을 잊지는 않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