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선자가 아버지 같은 사람 정도만 만났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이삭도 선자를 끌어안았던 인물이긴 하지만 성에 차진 않는다. 

고한수는 느끼하고 음흉하며 겉과 속이 다른 유형이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고.

목사라는 작자들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믿음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전형적으로 가부장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으니.


선자와 이삭의 주례를 맡은 류목사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여자가 결혼하지 않은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에 대해서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선자에게 용서를 강요한다. 

요셉은 일본 입국을 위해 빌린 돈을 회중시계로 갚았을 때 고마워하거나 미안해하지는 못할 망정 자신의 체면이 깎일 것을 생각한다. 

게다가 아내인 경희가 돈을 벌려 할 때마다 여자는 집안에 있어야 한다며 허락해주지 않는다. 

이 에피소드는 특히나 나를 화나게 했는데 개인적인 경험이 있어서였다. 


여동생은 나보다 훨씬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조카가 두 명 생겼고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돈이 항상 부족했다. 

이 때문에 일을 한다고 말했는데 번번이 안된다고 거절당했다.

그녀는 조카들이 이미 다 컸지만 여전히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왜 남자들은 여자들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면 문제라도 생기듯이 반응하는 것인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선자의 삶도 그렇지만 경희의 삶도 순탄치 않다 느껴졌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 소설이라 술술 읽힌다. 

책 초반에는 선자의 고향인 부산 영도가 눈 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이후에는 오사카의 코리아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이카이노에서의 조선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1부는 일본이 조선을 강제 병합한 1910년부터 해방 후 1949년까지를 배경으로 하였다. 


번역은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으나 오타가 눈에 많이 띄여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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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5-14 2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님 이번에 부산 영도에서 독자들과 만나 함께 파친코 작품 읽는 기회를 가져 보신다고 ㅎㅎ
1부 속 이야기는 고구마가 한 가득일 정도로 답답 ㅜ.ㅜ

영상에서는 작품 속 악역들이 더욱 악랄하게 나옵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5-15 07:38   좋아요 2 | URL
2권까지 다 읽고 영상 보려구요^^ 영도 가서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이라니 더 감회가 새로우실듯하네요 진짜 1부는 고구마 한가득이었습니다ㅜㅠ 2부는 좀 나았으면

새파랑 2022-05-15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구매하려고 했는데 품절이더라구요 ㅜㅜ 중고는 엄청 비싸고 ㅜㅜ 역시 책은 살 수 있을때 사야하나봐요 😅

거리의화가 2022-05-15 16:54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새로운 판권계약이 되었다더군요^^;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요? 가격이 부풀려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