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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펑의 개구쟁이 2
라트 글 그림, 김경화 옮김 / 오월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권 이미지가 없어서 사진을 찍어 올린다. 어디까지나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이니까.
<캄펑의 개구쟁이>는 말레이시아의 화가 라트의 흑백 그림책이다. '캄펑'은 시골이란 뜻인데 그가 태어난 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주석 채광지가 있는 마을로 깊은 숲 가운데이다. 주인공 소년이 태어날 때부터 중학교 시험에 합격하여 마을을 떠나기 전까지의 기록인 셈인데 시대 배경은 우리나라로 치면 6,70년대쯤이 될 것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컴퓨터도 없던 자동차도 아주 귀한 깡촌 시절 이야기다. 내가 읽은 건 <캄펑의 개구쟁이> 1권이고, 시중에는 이미 2권과 함께 <도시의 개구쟁이>까지 나와 있다.
엄마 품에 안겨 있다가 기어다니다가 걸음마를 시작하는 납작코에 뻐드렁니의 아이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어릴 때 코찔찔이 나와 내 동생의 모습이다. 구체적인 생활로 말레이시아라는 나라와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해 조금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리라.
--여섯 살... 사이드 선생님의 첫인상 때문에 나는 앞일이 캄캄하게만 느껴졌다.
--여기가 우리 마을이다. 왼쪽 약국 옆이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요우 아저씨네 가게다. 그리고 그 옆은 포목점인데 이 집 아저씨는 금은방도 겸하고 있었다.
뭐 이런 식의 설명과 함께 요우 아저씨라든지 포목점, 금은방이 있는 골목을 아주 세세하게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준다.
(그림을 자세히 보여주고 싶어 한 컷 찍었는데 너무 흐릿하게 나왔다. 주인공이 세상에 갓 태어났을 때의 방 안 풍경이다. 산파 할머니에게 수고비를 전달하는 아빠, 양말을 신고 누워 산후조리중인 엄마, 모기장 속의 아기...그림이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정감있다.)
다른 나라의 결혼식 피로연 풍경이나 반 벌거숭이로 어울려 뛰어노는 아이들의 놀이 모습도 흥미롭지만 이 책에는 제법 재미있는 사건도 나온다. 하객으로 참석한 결혼식 뒤풀이에서 흥을 이기지 못하여 무대에 뛰어올라가 댄서들과 춤을 추었던 아빠가 엄마에게 야단맞는 모습. 한마디로 생활과 풍습을 코믹한 그림으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짧은 글로나마 이 책의 리뷰를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