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보조 스님의 <수심결修心訣> 요체가 '밖에서 구하지 말라!'라면서요?
'성소聖所와 낙원은 특별난 곳이 아니고 제 할 일을 하는 곳'이라고도 했습니다.
'수행이란 무엇인가? 지금의 삶을 리얼리티하게 사는 자세다.'(102쪽)라는 말이
특히 마음에 들어옵니다.
아무리 해도 생의 실감이 없어서 말이죠.
지금도 저는 내 사는 꼴이 간신히 인간의 흉내를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 무상無常의 도리가 삶의 철학이 되면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그저 인연에 따를 뿐이다.(104쪽)

라는 말씀에도 밑줄을 긋습니다.
그런데 '분별은 있으되 집착하지 않는' 그 상태가 과연 가능할까요?
2년 전인가, <수심결 강의>라는  최고의 책을 읽으며 저는 도리어
'집착하지 않겠다' '판단하지 않겠다'라는 평상시의 각오와 의지를 철회했습니다.
부처님은 진리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집착하지 않겠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집착을 버리고 나니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하던지요.
현진 스님의 이 책 제목처럼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겁니다.
너무 싫은 것은 조금 싫어하고, 정말 좋은 것은 계속해서 좋아하는 수밖에요.

후텁지근한 방 공기가 꿉꿉하여  유칼리툽스 스틱 향을 하나 꺼내어
'깊은 산속 오두막' 향꽂이'에 꽂았습니다.
숲의 향기입니다.
나의 사치와 평온과 쾌락.
멀리 갈 것 없이 나의 작은 방이 바로 사원寺院입니다.

어제 오후 '쿡'으로 <한식 탐험대>라는 텔레비전 음식 프로그램의 '국수' 편을 봤습니다.
김해에서 50년째 잔치국수집을 하는 할매에게 국수맛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1년 미만 어린 청어와 신안 멸치를 같은 양으로 솥에 세 시간 우리는 것이
전부라고 하더군요.

"비결이 없는 것이 비결이고, 세월이 비결입니더!"

50년 동안 뜨거운 화덕 앞에서 국수를 삶아대면 나도 저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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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hot 2010-07-2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흐, 이 더운 밤에 소금같은 글이네요. 감사!

2010-07-28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8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8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9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30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10-08-17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읽어도 정말 대단하군요. 아후..

로드무비 2010-08-18 12:30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