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붙박이장 손잡이에 매달아 놓은 몽이
(두 손바닥이 찍찍이로 되어 있음).
언제부턴가 자신의 자리를 자꾸 이탈한다.
열어놓은 창틀에 제법 다리를 꼬고 앉아 있을 때도 있고
베개를 베고 이불을 덮고 얼굴만 내놓고 누워 있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떤 날은 줄무늬 니트를 벗고 빨간색 티셔츠로 갈아입고 있다.
청소나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먼 주제에 내가 좋아하는 몇몇은
딱 제자리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몽이를 부리나케 일으켜세워 옷을 갈아입히고
다시 제자리에 매달아 놓는다.
"주하야, 몽이 자꾸 데려다 앉혀놓고 눕혀놓고 하는 게 너야?"
어느 날 문득 생각나서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딸.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매일 벌 서는 것처럼 매달려 있으면 팔 아프잖아.
엄마는 몽이 제일 좋아한다면서 그것도 모르고......"
--내가 모르는 게 그것뿐이면 말도 안한다, 주하야.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는 속으로 탄식한다.
내 장난감.